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폐암 조기 진단 가능한 생화학 마커 발견
[2016 국내 바이오 성과 Top 5 선정]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이창환 교수
-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
- 함께 진행한 연구진 소개
-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 과학자로서 아쉬운 점이나 개선에 관한 의견?
- 학생/후학들을 위한 조언
- 그 외의 말씀 또는 바람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저희 연구팀은 106명의 폐암환자의 폐암 조직과 정상조직에서 단백질의 발현양을 비교 분석을 통하여 폐암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들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이번에 발굴된 USE1이란 단백질로 92.5%의 폐암조직에서 과발현되어 있었습니다. USE1이 폐암증식에 관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세포와 실험동물에서 USE1의 발현양을 인위적으로 증가시킨 후, 암의 성격인 증식, 전이, 이동성을 측정한 결과 모두 증가함을 확인하였으며, 반대로, 폐암 세포 및 실험동물을 이용하여, USE1의 단백질 발현양을 감소시켰더니 폐암세포의 증식, 전이, 이동성 모두 감소하였습니다. 또한, 106명의 폐암 환자의 USE1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14명의 환자에서 USE1 내부에 돌연변이를 찾아내었습니다. 따라서, USE1 단백질이 폐암 진단 및 신약개발의 새로운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림. 폐암의 발병기전.
정상폐에서는 APC/C에 의해 USE1 단백질의 항상성이 조절되는데, 폐암의 경우 USE1 단백질 자체 내에 돌연변이가 생겨 APC/C에 의해 조절되지 않게 됨으로써 폐암을 유발하게 됨.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폐암은 국제적으로 연간 10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수십년 간 진단 및 치료 기술이 개발됐지만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고 대부분 진행 암 또는 다른 부위에까지도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돼 폐암 환자의 완치율은 30% 이하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이러한 폐암이지만 조기 진단이 되면 생존률을 80% 이상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으나, 현재 폐암 진단을 위해서는 이미징 방법(X-ray, CT, MRI 등)에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생화학적 지표로 사용될 수 있는 물질은 발견된 예가 적습니다. 또한, 폐암 진단을 위해 바이오 마커라는 이름으로 제시된 물질들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충분한 특이성(specificity)과 민감성(sensitivity)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연구팀들이 폐암을 조기진단 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굴 및 새로운 치료 방법과 방향 등의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함께 진행한 연구진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이번 연구는 김성진, 이태형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1 저자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김성진 학생은 폐암조직 및 메커니즘을 분석하였으며, 이태형 학생은 세포실험 및 동물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김지홍, 오상호 박사님이 바이오인포메틱스를 도와주셨으며, 흉부외과 최세훈 교수님께서 임상적으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사진. 실험실 연구진.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폐암이 암 사망률이 높은 원인은 폐의 내부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외관상 건강하게 보이고 운동 능력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수 있습니다. 또한 조금 진행이 되거나 발생한 위치에 따라 기침, 객담, 호흡곤란의 증상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다른 폐 질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입니다.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는 자각증상 없이 건강검진 때 우연히 발견 되는 경우가 많고 심각한 증상 없이 말기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새롭게 발견된 USE1의 새로운 기능을 이용하여, 단기적으로는 폐암 환자의 조직에서 항원-항체 반응 또는 압타머를 통한 진단 킷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앞에서 서술한대로 106명중 14명의 폐암 환자에서만 USE1 돌연변이가 존재하고 있으며, 나머지 환자들에서는 USE1이 과발현되어 있는 다른 작용 메커니즘이 존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들 작용 메커니즘을 밝힘으로써 폐암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거시적으로 찾고자 합니다. 이 연구를 통하여 한국의 사망률 1위인 폐암의 치료 또는 예방에 조그마한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아이디어는 골몰히 생각하다가, 다른 분들의 세미나를 듣다가, 다른 연구자들과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떠오를 때가 많아서 항상 메모를 하려고 합니다. 이번 연구는 USE1이란 단백질이 유비퀴틴 프로테아좀 시스템에서 E2인 유비퀴틴 중합효소이기 때문에 함께 작용하는 E3인 유비퀴틴 결합효소를 먼저 찾아낸 후 기질을 알아내야했습니다. 저희는 프로테오믹스를 이용하여 USE1과 결합하는 단백질들을 수색하였으며, 몇 번의 시도 끝에 USE1이 세포주기에 관여하는 거대 단백질인 APC/C를 찾아내었습니다. APC/C는 E3 유비퀴틴 결합효소이며, D-box 또는 KEN box라는 도메인을 가지고 있는 기질 단백질들을 특징적으로 분해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따라서, E2인 USE1이 E3인 APC/C와 함께 어떤 기질 단백질을 분해하여 폐암을 일으킨다는 단순한 가설을 세웠으며 상당한 시간동안 실험을 진행했었습니다. 그러나, 실험을 하면 할수록 E2인 USE1이 E3인 APC/C와 함께 작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낙심하다가, 우연히 USE1의 아미노산 서열을 확인하던 중에 D-box 도메인이 존재함을 발견했습니다. 따라서, 저희가 세웠던 가설을 완전히 바꿔서 USE1이 APC/C의 유비퀴틴 중합효소의 역할을 하지 않고, USE1 자체가 APC/C의 기질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서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기존의 지식으로는 E3인 유비퀴틴 결합효소가 E2인 유비퀴틴 중합효소를 분해한다는 보고는 없었습니다.
과학자로서 연구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많은 상위권의 이공계 고등학생들이 의사가 되기를 원합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임상의사 뿐만 아니라 기초의학 및 과학자를 꿈꾸는 사회가 될 때 우리의 기초 과학이 더욱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모험적이면서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연구비의 장기적인 지원 및 대학원생들에 대한 지원이 조금 더 개선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마음속에 간직하는 두 분의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는 박사 지도교수님였던 198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신 Mike Brown 교수님께서 lab meeting때 항상 하신 말씀이 “You need to find a problem that fascinates you!” 이고, 또 하나는 2003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신 Roderick MacKinnon 교수님께서 하신 "If you do good science, science will take care of you" 입니다.
새로운 발견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실패를 겪어야 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시고, 본인의 연구주제를 항상 생각하며, 다양한 논문을 읽으시며, 최선을 다하여 실험을 하시다보면 꼭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
그 외 추가하고 싶은 말씀 또는 바람이 있다면?
저희 연구실에서 대학원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서울 아산병원의 좋은 연구환경 및 가족같은 연구실에서 연구를 즐겁게 하실 예비 대학원생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 바랍니다.
그리고 부족한 연구 결과를 Top 5에 선정해 주신 연구자들 및 BRIC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연구하겠습니다.
< 2016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 5's는 Cell Signaling Technology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