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마이크로RNA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절단 메커니즘 제시
[2015 국내 바이오 성과 Top 5 선정] 서울대학교 우재성 교수
-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
- 함께 진행한 연구진 소개
-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 과학자로서 아쉬운 점이나 개선에 관한 의견?
- 학생/후학들을 위한 조언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마이크로RNA 생성 과정의 핵심 효소인 DROSHA와 DGCR8 단백질복합체(마이크로프로세서)를 균일하고 안정적이게 정제하는데 성공하면서 이 복합체의 활성 메커니즘에 대한 높은 수준의 생화학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논란이 많았던 복합체의 절단 메커니즘에 대해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림. DROSHA-DGCR8 복합체의 기능 해부도한 분자의 DROSHA와 두 분자의 DGCCR8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룬다. DROSHA는 RNA를 자르는 효소역할 뿐 아니라 기저분기점을 인식하여 절단할 위치를 측정하는 가늠자 역할도 수행한다. DGCR8은 DROSHA를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또한 정단분기점을 인식하여 1차 마이크로RNA 전구체(pri-miRNA)의 절단 효율을 높여준다.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생물학과 의학 전반에 걸쳐 마이크로RNA들의 기능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마이크로RNA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생물학과 의학 전 분야에서 마이크로RNA의 작동 및 생성 메커니즘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분명하고 정확한 기초지식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RNA가 처음 발견된 이후로 마이크로RNA의 작동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된 반면, 그 생성 메커니즘에 대한 기초 연구가 상대적으로 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서 중요한 의문점들이 아직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실정입니다.
함께 진행한 연구진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이 연구는 김빛내리 교수 실험실(서울대 생명과학부, IBS)과 긴밀한 공동연구로 이루어진 성과입니다. 생화학 실험을 주도한 Nguyen 박사는 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김빛내리 교수 실험실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을 밟고 있는 베트남 과학자입니다. Nguyen 박사는 다양한 생화학적 기법을 이용하여 마이크로RNA 생성 기작을 연구해 왔으며, 저희 실험실에서 생산한 단백질을 이용하여 다양한 RNA기질의 디자인과 합성, 절단 실험들을 통해 중요한 발견들을 해냈습니다. 또한 이 연구는 홍성철 교수 실험실(서울대 물리학부)의 조명현 박사의 도움을 받아 단일 분자 실험을 진행하였으며 이 실험 결과가 중요한 기여를 하였습니다.
사진. Nguyen 박사와 우재성 교수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대해서는 현재 생화학적 연구로 해 낼 수 있는 가장 깊은 수준의 정보들을 얻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화학적 방법만으로는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어떻게 다양한 형태의 기질(마이크로RNA 1차 전구체)을 정확하게 자르는지를 완전히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더 깊고 풍부한 정보들을 얻으려면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기질RNA의 복합체의 고해상도 구조를 알아야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복합체의 구조를 풀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아이디어의 기원이 어디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골몰히 생각하다가도 떠오르고, 인터넷을 떠돌며 지식을 쌓다가도 떠오르고, 다른 연구자들과 대화를 하다가도, 세미나 중에도 뜬금없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마이크로RNA 생성 단백질에 대한 공동연구의 시작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구조생물학자인 저는 생산 및 정제하기 힘든 단백질들을 어떻게 하면 잘 만들 수 있을지 오랫동안 연구해 왔었습니다. 저는 대개 연구를 시작하면 특정 단백질 분자 하나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게 됩니다. 반면, 마이크로RNA 분야를 이끌어 가고 있는 김빛내리 교수님 실험실은 RNA를 이용한 다양한 생화학 실험에 경험과 통찰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이 분야에서 크게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연구란 것이 항상 기대치 못한 문제에 부딪히기도 하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이게도 되는데, 그 때마다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면서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학자로서 연구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연구가 너무 경쟁적이고, 과학자로서의 자부심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아쉬운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항상 내 연구가 다른 경쟁 그룹에 의해 scoop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고, 그렇다고 경쟁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성과가 제때 나오지 않으면 연구비가 끊어지니 대략 눈에 보이는 목표들을 놓고 하는 경쟁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지요. 누군가가 혹은 국가가 50년쯤 지원할테니 뭔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 오라고 하면 저는 당장 색다른 연구를 구상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과학에 재능있는 젊은 사람들이 다들 안정된 직장을 찾아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거의 봉사의 수준인 임금까지 올려주진 못하더라도 연구의 자율성과 지속적인 지원만 보장되어도 이렇게까지 훌륭한 인재들을 잃어버리진 않았을 텐데요.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효소를 정제하여 다양한 생화학 연구가 활발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생화학 교과서에 담겨 있는 내용들이 발견되던 시기였지요. 지금은 이미 고전학문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 같은데, 사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정제된 단백질을 이용해 작동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것은 생물학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근원적인 의문점들을 해결해가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현재는 고전적인 분광학을 비롯해, 고해상도의 구조를 해석하는 X선 결정학, 그리고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단일분자형광실험과 전자현미경실험 등 최첨단의 기술들이 함께 어울려 훨씬 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실험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으니, 단백질 생화학에 관심이 있다면 주저 없이 이 분야를 선택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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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 5's는 아이셀, 아벨바이오, 솔젠트(주),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