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단백질 분해효소(프로테아좀)의 세포 내 전달을 이용한 알츠하이머병 원인 타우 단백질 제거 유도
[2015 국내 바이오 성과 Top 5 선정]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이민재 교수
-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
- 함께 진행한 연구진 소개
-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 과학자로서 아쉬운 점이나 개선에 관한 의견?
- 학생/후학들을 위한 조언
- 그 외의 말씀 또는 바람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우선 저희들의 미약한 연구결과를 우수성과로 선정해주신 BRIC과 국내외 연구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위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타우(tau) 단백질의 신경세포 내 축적과 침전을 억제하는 새로운 방법의 제안입니다. 실리카 기반 나노입자를 이용하여 3 MDa이 넘는 크기를 가지는 인간 프로테아좀(proteasome)을 외부에서 정제하여 세포 내로 직접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전달된 외인성(exogenous) 프로테아좀은 세포 내에서 과발현된 타우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분해하고, 과발현된 타우에 의한 세포 독성을 유의적으로 감소시켰습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몸 안 세포에서 노화하거나 기능에 오류가 생긴 단백질 등 다양한 인간 질병을 유래하는 독성단백질을 프로테아좀에 의하여 선택적으로 분해 및 제거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방법론의 증명이며, 기초와 응용 및 중개연구 모두에 다양한 의의를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기존의 알츠하이머병 병인으로 생각되던 베타 아밀로이드의 응집을 억제하는 치료법이 기대했던 효과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병 진행 억제 및 치료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타우 단백질의 침전된 형태가 아니라 (이는 오히려 세포의 생존노력의 산물로 생각됩니다), 용해성 있는 타우의 올리고머 형태가 알츠하이머병 독성의 일차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최근 속속 보여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타우의 올리고머화를 억제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으나, 아직 선택성과 효율이 높은, 선임상적인 적용이 가능한 약리물질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실제로 아직 타우의 응집 원인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인데, 이렇게 용해도가 아주 높은 타우 단백질의 올리고머화의 직접적 원인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번역후 수식화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의 종합적 변화를 알츠하이머 병의 진행과정에 따라 알고자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자도 현재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인데, 학생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하여 치매의 치료 방법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할 연구결과를 얻길 희망해 봅니다.
함께 진행한 연구진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이 연구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나간 사람은 한동훈 박사과정 학생입니다. 한동훈 학생의 연구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아니었으면 이 길고 복잡한 스토리들이 조화롭게 마무리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즐거웠을, 그리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던 연구과정을 경험삼아 아무쪼록 앞으로의 인생 경로에서도 매사 건승하길 기원합니다. 프로테아좀과 결합하여 세포로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로 사용된 지금 25-30 nm의 메조 다공성 실리카 나노입자는 서울대 화학부 민달희 교수님 실험실의 나희경 박사님께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참여하여 여러모로 어려웠을텐데 믿고 따라와주어 감사합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의 Jeff Kuret 교수님과 KIST의 김윤경 박사님께서 타우를 연구하기 위한 다양한 세포주를 제공해 주시고, 연구방법과 결과 해석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묵묵히 도와준 최원훈 학생, 이정훈 박사, 이승한 교수님 등, 실험실 내외의 다양한 공동연구자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수십년 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알츠하이머 병의 정확한 병인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타우 단백질의 침전화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는 근원적 치료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치매 연구 분야는 암이나 당뇨 등에 비하면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었습니다만, 이제 노령화, 산업화의 사회변화가 가시화됨에 따라 이 분야에도 집중적인 연구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생화학, 신경과학, 뇌과학 분야의 유기적 공동연구가 이제 곧 가시적 결실을 이룰 것으로 기대합니다. 본 연구자는 최근 인간 프로테아좀의 게이트(gate)가 단백질 분해에 수동적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독성단백질 분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함을 발견하였습니다. 또한 게이트를 담당하는 소기관단백질을 유전적으로 변형시키면 프로테아좀의 활성이 증대하고 다양한 유비퀴틴화 기질단백질을 분해가 촉진됨을 확인하였습니다 (Choi et al., Nature Communications 2016, accepted). 다양한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과 더 향상된 활성을 가지는 오픈-게이트 (open-gate) 프로테아좀을 이용하여, 장기적으로는 프로테아좀을 이용한 다양한 proteopathy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선임상적 증거를 보이고자 합니다.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은 연구의 중요도(importance)와 학생연구원들의 실현가능성(feasibility), 두 가지를 동시에 고려합니다. 특히 처음 연구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는 연구에 재미를 줄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흥미로운 주제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본 연구를 한동훈 학생에게 맨 처음 제안할 때도, 그리고 최근 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이 accept 된 최원훈 학생에게 프로테아좀 게이트 변이형을 만들어볼까 하고 물어볼 때도, 이 연구들은 1년 이내에 간단히 개념정리 정도로만 마무리 지을 계획이었습니다. 연구를 막 시작한 초년생들에게 3년짜리, 5년짜리 프로젝트가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주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해서 보다 깊이 있는 좋은 결과들을 만들어 내고, 간단한 프로젝트가 진화해서 좋은 논문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다 학생들 덕분이고, 이제 논문 내었으니 보다 어첼린징한 일들을 좀 시켜야겠습니다.
과학자로서 연구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가장 큰 아쉬움은 연구비 수주의 어려움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장기 프로젝트의 feasibility가 떨어지는 또 다른 이유가 대부분의 과제가 다 3년 미만이기 때문입니다. 매 3년마다 연구자들이 논문보다는 연구계획서 쓰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실험실의 장기적인 발전보다는 단기적 성과에 우선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보다 많은 연구자들에게 “최저생계비”에 해당하는 연구비를 장기적으로 지급한다면 국내 연구의 체질이 상당히 개선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의견을 꺼내봅니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올해 소천하신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을 후배님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 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 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 과학자로서의 이타적 마음가짐과 실험자로서의 좋은 손, 그리고 기초학문을 탐구하는 자로서의 겸허한 부지런함이, 복잡한 세상 속에서도 우리들이 함께 추구하는 진실된 가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외 추가하고 싶은 말씀 또는 바람이 있다면?
제가 대학원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서울의대의 환상적인 연구환경과 분위기 속에서 연구를 즐기는 예비학생의 많은 관심과 지원 바랍니다. 부족한 저에게 이런 인터뷰 기회 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연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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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 5's는 아이셀, 아벨바이오, 솔젠트(주),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