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자가포식 유도를 통해 세포내 감염 세균이 사멸되는 원리 규명
[2014 국내 바이오 성과 Top 5 선정]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조은경 교수
-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
- 함께 진행한 연구진 소개
-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 과학자로서 아쉬운 점이나 개선에 관한 의견?
- 학생/후학들을 위한 조언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자가포식(autophagy)은 ‘자기 살을 먹는다’는 뜻으로 영양분이 결핍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물체가 생존과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으키는 생명현상으로 최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자가포식 활성물질 중 AMP-activated protein kinase (AMPK) 활성제인 아이카(AICAR)를 이용하여 대식세포의 자가포식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결핵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성과는 에너지 대사와 운동 등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는 세포 내 효소인 AMPK를 통해 세포내 감염 세균이 사멸되는 원리를 증명하여 새로운 항결핵제 개발의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였습니다.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자가포식(autophagy) 연구분야의 최신 흐름은 자가포식이 어떻게 활성화되는가, 자가포식낭을 이루는 막지질 성분의 유래는 무엇인가, 자가포식 경로 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가포식 관련 유전자(autophagy-related gene)의 역할은 무엇이며 이들이 어떻게 조절되고 있는가, 자가포식과 인체 질병과의 연관성은 무엇이며 자가포식을 조절하여 인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가 있는가 등 자가포식의 기능, 기전적 연구와 이를 이용한 질환 제어 등에 관한 연구들이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함께 진행한 연구진을 소개 부탁합니다.
충남대학교 기초의과학연구센터 (MRC; 감염신호네트워크응용연구센터) 조은경 교수 연구팀은 특히 인체 질환 중 높은 감염율과 사망률을 나타내는 결핵 감염에 대한 숙주 방어기전 연구를 이십 년 이상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본 연구 수행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양철수 박사는 현재 한양대학교 분자생명과학과 교수로, 또한 김좌진 박사는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로 임용되어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게 되는 기쁨과 보람이 있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과 생화학적 분석에 많은 도움을 주신 송민호 교수님, 권기량 교수님, 동물 실험과 분석에 도움을 주신 김진만 교수님, 이명식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연구진들(좌측 김좌진 박사, 중앙 조은경 교수, 우측 양철수 박사, 뒤 김기혜 박사)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희가 이번에 발견한 화합물과 그 작용기전은 직접 결핵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제 내성과는 무관하게 숙주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을 활성화 시켜 결핵균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잠복결핵에 감염되어 있다고 추산되고 다양한 세균과 바이러스는 세포 내에서 면역계에 저항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가포식을 활성화 시키는 본 치료 기법은 앞으로 결핵 치료 외에도 세포 내 다양한 감염균을 사멸시키는데 굉장히 중요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다제내성 결핵환자는 약 1,8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는 약 31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점차 확대되고 있어서 인류 건강에 큰 위협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제내성 결핵 치료에도 자가포식 활성을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계속 연구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저는 결핵 감염에 대한 선천면역 방어기전 연구를 이십오 년 가까이 꾸준히 해 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할 것입니다. 또한 선천면역이 이상 조절되었을 때 오히려 숙주에 해가 되는 염증 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염증 조절과 관련된 분자 혹은 기전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염증 조절에 대한 연구 아이디어가 결핵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경우도 있고 (상기 연구 내용), 또한 그 반대로 결핵 제어를 위한 연구를 하다가 염증 조절에 대한 실마리를 얻는 경우도 있어서 평소 연구 주제는 다양하고 많은 편입니다.
과학자로서 연구 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 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저희가 보고한 화합물은 현재 일차적 동물실험까지는 마친 상태입니다. 실제로 내성 결핵균에 대한 효과를 입증하고 환자 치료에 도움 될 수 있도록 하는 연구가 확장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특히 병원균 감염연구를 위한 시설 인프라와 인력 등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이 많습니다. 현재까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여 성장해 왔지만 앞으로 획기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면 우리나라 감염 면역 연구도 큰 도약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불과 20년 전에 비하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연구 환경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특히 지방대학의 많은 실험실에서 어려운 여건인 것은 사실입니다. 연구 인프라와 시설의 부족, 연구비나 인력 부족 등 어려움이 참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수적천석(水滴穿石),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정신으로, 어렵지만 아끼고 도우며 끈기 있게, 끝까지 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주변 공동연구자들과의 진심어린 도움과 협력이 없었다면 과연 연구를 할 수 있었을까 하고 자문해 봅니다. 따라서 실험실 주변 동료들과 열린 discussion을 많이 하는 것과 늘 질문하고 communication을 하는 것이 연구자로서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까지 심지어는 대학교까지 거의 수동적인 주입식 교육 환경에서 자란 우리나라 학생들이 갑자기 다른 방식으로 공부하기란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일단 연구자로서 자세와 태도를 잘 갖춘 학생들은 크게 성장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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