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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심장내과 한기훈 교수 (2)
"한 주제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

인터뷰 내용
 - 환자를 보는 것과 연구의 구분과 시간 분배
 - 임상의와 연구자의 어려움과 보람
 - 젊은 과학자들에게
 - 논문을 잘 쓰는 방법
 - 하고 싶은 이야기

일시: 2006년 3월 3일, 오후 2:00

장소: 서울대학교 병원

한기훈 교수 약력


환자를 보는 것과 연구의 구분과 시간 분배

"2001년 아산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몇 년간 소위 말하는 '기러기 아빠'였다. 그래서 병원에 오래 남아 있으면서 일을 했었다. 연구와 환자 보는 일은 둘 다 중요하고 이 두 가지 일이 절대로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환자를 보면서 병의 원인을 생각하고 치료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이 기초연구의 가설을 세우고 증명하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현재 일주일에 외래를 2번 보고, 아직 약효가 알려지지 않은 약재의 효용성을 검증하는 임상연구, 그리고 논문을 내는 기초 연구를 하고 있다.

남들보다 늦게 실험을 시작했지만 이전의 임상경험이 연구에 밑 그름이 되었듯이, 서로 다른 일처럼 보이지만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어떤 일을 하든지 서로 통해있기 때문에 환자를 보는 것과 임상연구, 기초연구 이 세 가지 일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임상의와 연구자의 어려움과 보람

"한 해에 수천 명의 의사들이 배출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옛날처럼 환자만 보는 의사 이미지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의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일 중에 기초연구도 포함된다.

예전에는 기초교실, 임상교실 등 분야의 구분이 명확해서 서로 넘어서지 못하는 벽처럼 느껴졌었는데 요즘은 경계가 유연해지고 모든 기초연구나 임상분야가 뒷문에서 만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의사들도 한 주제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많은 지식이 쌓이면 다른 분야와 통하는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환자만 열심히 봐도 된다. 자기의 생각을 단련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

처음 fellow 말년 차에는 내가 이렇게 기초 연구를 열심히 하게 될 줄 몰랐는데 여기까지 왔다. 인생이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뭐든지 열심히 하면 다른 분야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어느 순간에는 다른 일을 포기해야 하기도 한다. 처음 미국에 갈 때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도 하면서 환자도 보고 여러 가지를 하려고 했지만 막상 기초연구를 하게 되니까 다른 것은 포기를 해야 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면 그 분야에 열심히 하고,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한다.

지금은 의사들도 연구에 대한 열의가 높고 실험 기법이나 연구 방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그래서 생명과학 연구자들은 연구를 하기에 준비된 의사들을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의사와 연구자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의학 저널은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의학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라면 의사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젊은 과학자들에게

"성공의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나는 개인적으로 부모님을 잘 둔 덕도 있고, 의사라는 직업이 있기 때문에 남들보다는 좋은 조건인지도 모른다. 속된말로 연구하다 실패하면 환자만 열심히 봐도 생활은 될 것이다. 이런 것 때문에 마음을 편하게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경제적인 면을 떠나서 다른 의미의 성공이나 만족감이 분명히 있다. 연구를 하고 있지만 한번도 직업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고 재미가 있기 때문에 해왔다. 재미와 프로정신을 가지고 해나간다면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젊은 나이에 가능성만을 가지고 일하는 것 자체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1~2년, 3~4년이 걸려 논문 한편이 나오는데, 어느 정도의 장인정신과 인내심이 필요한 것이 연구이다. 이것을 잘 돌파해내면 좋은 인생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논문을 잘 쓰는 방법

"초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동맥경화나 질병도 초기에 잡아야 하는 것처럼, 어떤 주제를 생각할 때 초기에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어떤 결과를 냈을 때 중요한 발견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실제 이 연구를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이것은 직관에 가깝다.

그 다음 괜찮은 연구가 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스크리닝이나 초기 단계 연구에 상당히 공을 들여서 해야 한다. 여기에서 확실한 뭔가가 나오게 되면 그 뒤에는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하면 할수록 점점 확실해지는 결과를 얻는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반면 잘 안되고 힘들거나 본인 생각이 틀릴 때는 과감하게 끊을 줄도 알아야 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논문을 쓸 때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본인은 자기 연구가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보는 것은 몇 페이지에 불과한 논문이다. 그래서 논문 쓰는 것에는 아무리 많은 노력을 들여도 아깝지 않다. 논문을 쓸 때는 변호사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내 주장을 안 믿는 다른 사람을 설득을 시키는 작업과 같다. 반대 입장에서 봐도 납득이 가야 한다. 보통 저널에 투고할 때 25~30번 정도는 개인적으로 고치고 영어 교정도 받는다. 그래도 실수가 많은 것 같다."

하고 싶은 이야기

"아직 내가 하는 연구의 깊이나 넓이가 크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내 연구 얘기를 들어주는 것에 감사하다. 항상 모든 분야는 다이나믹하다. 지금 하는 연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얘길 하지만 한참 뒤에는 새로운 지식과 다른 주제가 나오는 법이니까 그냥 이런 사람이 이런 연구를 하고 있구나 하는 정도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관련 사이트: 아산생명과학연구소

기자: 장영옥
촬영/사진: 박지민
동영상 편집: 유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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