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인공전사인자를 이용한 유전자조절 원천기술을 개발
서울대학교 화학부 김진수 교수
- 유전체 조절연구실 소개
- 기초 기술 개발과 산업화
- 주요 연구 내용과 연구 성과
- 인공전사인자의 치료제로서 가능성?
- 연구 접근 방법과 노하우
- 벤처 기업에서 활발한 연구논문 발표의 이유
- 대학원생 모집과 연구원 채용 계획, 인재상
일시: 2005년 9월 30일, 오후 3:00
장소: 서울대학교 화학부
유전체조절연구실 소개와 연구 계획
"지난 6년 동안 툴젠에서 유전자조절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DNA에 결합하는 단백질을 만들고 이것을 이용해서 유전자 발현을 on-off 조절할 수 있는 인자(전자조절인자)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서 지노믹스 시대에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회사(툴젠)에서는 질병 관련 유전자를 조절함으로써 치료제 개발 연구에 집중하고 있고 학교에서는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노믹스를 이용해서 질병관련 유전자를 찾고 기능을 밝히는 연구에도 인공전사기술을 활용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분화조절이 중요한 이슈인데 줄기세포 분화에 중요한 Oct4나 Nanog는 모두 전자인자이다. 우리는 인공전사인자를 만들기 때문에 줄기세포연구에 좋은 tool이 될 수 있다. 그래서 회사는 치료제 개발 중심으로, 대학에서는 원천적인 학문연구를 할 계획이다."
기초 기술 개발과 산업화
"생명과학의 매력은 순수학문을 추구하지만 인간의 건강이나 농업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주 흥미 롭고 또한 산업적 파급효과가 크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은 응용이 어려워 산업화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최근 20년 동안 논문 수준과 양을 보더라도 우리나라 기초과학이 상당히 발전했다. 지금 우리는 기초연구를 산업화하는데 필요한 역량이 부족한 것 같다."
주요 연구 내용과 연구 성과
"인공전사조절인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미국에서 박사학위 공부할 때 Stanley Fields 박사의 Yeast two hybrid system에 관한 세미나를 들으면서 부터이다. Yeast two hybrid system을 이용한 단백질과 단백질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내용이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들었다.
강연을 들으면서 이것을 잘 활용하면 Yeast One hybrid system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protein-DNA interaction을 조절 할 수 있고 전사인자를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 있었다. 특히 그때는 genome sequencing을 많이 하던 때라서 유전자 서열이 밝혀지고 난 뒤 genomics 시대가 되면 인공전사인자가 굉장히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연을 듣는 동안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이 분야 연구를 계속 하고 싶어서 Carl Pabo 박사 그룹으로 Post-doc.을 가서 많이 배웠다. 한국에 와서도 인공전사인자 연구를 계속 했고 지금은 기술적으로 많이 성숙 된 것 같다.
어떤 유전자 염기서열이 알려져 있으면 이 유전자에 서열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 zinc finger protein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데 이것을 이용해서 어떤 유전자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치료제 개발에 응용하면 Antibody처럼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도 될 수 있다.
그리고 인공전사인자는 Genomics의 좋은 tool이 된다. 특히 회사에서 했던 일 중에서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library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Zinc finger protein의 조립성 구조를 이용해서 인공전사인자의 library를 수십만 개를 만들어냈고 이것이 Genomics의 좋은 툴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인공전사인자의 치료제로서 가능성?
"이론적으로 여러 유전자 질환에 적용 가능하지만 지금 가장 많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질병들이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족부혈관이 막히면 현재로서는 치료제가 없어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 이럴 때 새로운 혈관을 유도하기 위해 VEGH 유전자(혈관형성을 유도)를 활성화 시키는 임상 실험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암의 경우는 VEGF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치료제가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해서는 이미 Antibody가 약으로써 시중에 나와 있다. 개념은 이미 나왔고 전사인자를 이용해서 VEGF가 만들어지지 않게 하면 효과적일 수 있다. 현재 가장 관심 있는 것은 혈관형성에 관계된 유전자 조절이다."
인공 전사인자 연구 접근 방법과 노하우
"논문을 많이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관련 분야 논문도 봐야하지만 폭 넓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지금 이 분야를 10년 동안 연구하고 있는데 세미나에 들어가서 받은 영감이 계기가 되었다. 배우는 과정의 학생일 때에는 실험실에서 열심히 실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미나와 논문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벤처 기업에서 활발한 연구논문 발표의 이유
"회사는 이익 창출이 가장 중요하다. 벤처기업으로서는 외국 회사와 기술 교류를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기술을 제공하고 기술 이전료를 기대하게 된다. 외국 회사 입장에서 보면 한국의 이름 없는 벤처기업이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근거자료를 필요로 한다. 그런 면에서 회사가 발표한 논문이 근거자료로서 상당히 신뢰성을 주고 많은 도움이 된다. 벤처 회사에서도 놓은 논문 쓰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대학원생 모집과 연구원 채용 계획, 인재상
"과학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이다. 연구하는 것이 재미있고 흥미 있다는 사람이면 환영이다. 사실 대학원에서 처음 들어가서 설거지부터 해가면서 실험을 배울때는 별로 흥미를 못 느꼈다. 그러나 외국 가서 밤낮없이 실험실에서 보내며 가설을 세우고 실험으로 증명하고 교수와 토론하면서 얻는 지적인 만족감이 대단했다. 실험실에서 보낸 그 4년이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 Post-doc.하거나 한국에 들어와서는 연구 외 다른 임무가 많아서 실제로 연구만 몰입해서 할 수 없었다.
실험실에 들어와서 실험 자체를 즐겁게 할 수 있는 학생이면 좋겠고 학생들이 실험에 전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교수로서 중요한 임무가 될 것이다. 좋은 분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Post-Doc.도 모셔야 하고 연구원도 뽑아야 하는데, 너무 사람이 많아도 안 되고 2~3년 정도는 작지만 효율적인 연구 그룹을 만들려고 한다. 지금은 회사 연구진이 있기 때문에 계속 신약 개발 하고 있고 회사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될 것이다."
< 인터뷰 내용 > 일시: 2005년 9월 30일, 오후 3:00 |
벤처기업 CEO에서 대학교수로
"생명과학 공부를 하면서 생명과학도 산업화가 될 수 있다는 신념과 확신에 바이오 벤처 기업을 설립해서 6년간 끌어왔다. 원래 처음부터 본인은 과학자로서 연구에 전념하고 싶었고 회사는 전문경영자를 모시려고 했었다. 마땅한 사람을 찾고 있던 중, 올해 회사 이사진과 상의해서 좋은 분을 모시게 되어 원래 계획대로 6년 만에 돌아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회사 연구소장과 학교 교수직을 함께 맡아 기초연구를 하고 있다. 이번에 학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인에게는 물론 회사로서도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과학자의 역할과 경영자의 역할은 다른 것 같다. 한 사람이 두 가지 재능을 모두 다 가지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과학자는 과학에 전념하고 이것을 마케팅과 연결하고 거래, 투자 유치를 하는 것은 전문 경영자의 역할이다. 회사가 그런 모습을 갖추고 처음부터 시작했으면 좋았지만 여건이 안되었고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 바이오 기업 발전을 위한 의견
"한국의 바이오벤처는 지금 태동기이고 아직도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는 상태다. 다른 나라 바이오벤처들과 만나서 얘기해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비교해서 기술적인 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는다. 물론 미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뒤져있다. 미국은 70년대 Genentech부터 시작되었고, 한국은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20~30년의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일본이나 독일 등 선진국의 바이오벤처를 보면 현재 우리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개별 회사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우리가 기술적으로 앞서있는 것도 많다.
바이오 시대가 이제 개막 되었다. 물가에서 바다로 이제 막 나가는 시점이다. 미국이라는 강력한 선두주자가 있지만 얼마든지 기회가 있고 한국 바이오벤처에게도 10년, 20년의 기간이 주어지면 미국기업 못지않게 큰 회사가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자가 연구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과학 외적인 요소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산업화를 위해서는 특허관련 법률적인 지원과 충분한 투자를 위한 금융업계의 참여도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최고 경영자 자질과 네트워크,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 등 사회적인 지원이 바탕이 되면 학술적인 성과가 많이 나오기 있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도 Genentech, Amgen과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다."
대학과 정부의 역할은?
"대학에서는 좋은 인재를 많이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바이오가 성공하려면 좋은 인재가 많이 필요하고 참여해야 한다. 이 부분은 본인도 학교에 있기 때문에 책임을 느끼며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 우리 정부가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를 가지고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금까지 정부에서도 바이오벤처 회사가 원천기술 개발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원천기술 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는데, 이번에 산업자원부로 이관되면서 기업체에게 원천기술 개발보다는 단기적인 성과물을 내놓기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바이오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개발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바이오 벤처회사에서도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지정연구실(NRL)과 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미국에도 바이오벤처기업이 주로 큰 연구비를 받을 수 있는 National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NIST)의 Advanced Technology Program (ATP) grant가 있는데 미국의 주요 바이오 벤처기업이 이 연구비를 받으며 성장해 왔다. 우리나라도 이런 모델을 도입해서 벤처기업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바란다."
대학으로만 몰리는 바이오 인력
"기업에서 성공모델이 많이 나오고 보수도 많이 주고, 과학자로서 보람을 느낄수 있도록 세계적인 논문을 낼 기회를 준다면 자연스럽게 기업으로 인력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이익을 많이 내고 성공한 기업이 없기 때문에 기업으로 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도전적이고 능력 있는 젊은 사람들이 기업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성공모델이 만들어지면 선순환의 사이클이 생길 것이다. 결국 바이오기업의 성공이 한국 생명과학 발전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연구 중에 힘들었던 때와 극복 방법
"생각으로는 될 것 같고 개념도 쉬운데 실험을 해보면 아주 사소한 것 때문에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많이 경험했는데 결국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노력, 끈기이다. 그리고 생명과학 연구를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얘기를 하면서 좋은 아이디어 얻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땀과 눈물도 흘려야 하지만 좌절하지 않는 끈기가 있으면 실제 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그리고 그 개념이 맞는다면 일은 이뤄질 것이다."
기자: 장영옥
촬영/사진: 최용주
동영상 편집: 유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