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저희 연구실은 몸속을 유영하면서 체내 국소부위에 세포 및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였습니다. 기존의 연구들은 주로 마이크로 로봇의 위치 및 방향 제어에 중점을 두었다면, 저희 연구는 마이크로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응용분야를 제시한 것이 큰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상세히 말씀 드리면, 일반적으로 마이크로 크기에서 완전한 3차원 구조물을 제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서 세계 최초로 맞춤형 3차원 구조물 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3차원 구조물에 세포를 부착하여 자기장으로 정밀하게 전송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앞으로 혈관, 뇌척수액, 눈 등의 액체로 채워진 신체 기관에 줄기세포를 전달하는 치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국소부위 약물전달용 마이크로 로봇 연구 및 줄기세포 치료 연구 등에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구는 DGIST에서 표방하는 융복합연구의 결과물이라 더욱 의의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현재 마이크로 로봇 분야는 미개척 분야로써 시장이 크지 않으나 향후 의공학적 잠재력이 큰 분야이므로 국내외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미세기계 구조를 만드는 대신 살아있는 박테리아를 부착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약물전달용 마이크로 로봇을 연구하는 연구실이 있으며, 국내외적으로 자기장 제어 시스템을 이용하여 자성체 마이크로 구조물을 제어하는 제어기 개발 및 효율적인 제어기술 등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또한 세포 및 약물의 국소부위 전달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단순한 마이크로 로봇의 제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이러한 최신 연구동향 중에서 세포전달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하고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함께 진행한 연구진을 소개 부탁합니다. "이번 연구는 열정이 있는 연구실 구성원들 간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토의와 끈기 있는 실험을 통해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본 연구는 기계, 전자, 의용생물학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 낼 수 있는 융합연구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미세 3차원 구조물 제작기술 및 자기장 제어 시스템 등은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는 스위스 연방공대의 브레들리 넬슨 교수님과의 공동연구를 통해서 결실을 얻었습니다. 3차원 구조물에서의 세포 부착 및 성장 등은 DGIST 뇌과학전공의 문제일 교수님과 공동연구를 통해서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DIGST에서 표방하는 융복합연구를 통하여 이루어졌고 앞으로도 국내외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우수 논문 투고 및 기술 개발을 계속 해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제작된 로봇이 체내에 무해한지에 대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마이크로 구조물의 물질을 바꾸어서 제작을 해 볼 것이고, 생체 적합성 물질을 코팅하는 기술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또한 체내에서 전달되고 난 로봇을 어떻게 빼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체 내에서 자연 분해되거나 열이나 초음파 등에 녹는 마이크로 구조물을 제작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생체 내 다양한 극한 환경에서 세포 및 약물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추진력이 강한 마이크로 구조물을 제작하여야 하고 보다 더 강한 자기장 제어기의 개발도 필요합니다. 체내에서의 위치를 정확하게 검출하여야 보다 더 정확한 제어가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의료영상 분야의 접목도 필요합니다."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기존 연구들을 공부하면서 항상 '차별성', '우리 연구실만 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고민합니다. 이러한 ‘차별성’에 관해 고민한 결과, 새로운 연구방향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산업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로봇이 아니라, 영화에서나 볼 수 있듯이 사람이 갈 수 없는 체내에서 작은 세포나 약물을 옮길 수 있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면, 현재 의학에서 풀 수 없는 많은 질병들을 쉽게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반도체 공정기술(MEMS 공정기술)을 이용하여 초소형 구조물을 제작하고, 마치 만들어진 장난감에 생명을 불어넣듯이 자성체를 코팅한 후에 자기장으로 제어하여 살아있는 생물과 같은 마이크로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은 많이 있지만, 순수한 상상력과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과학 기술 분야에서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엄청나게 발전된 여러 가지 공학 기술과 기초과학들의 융합을 통한 새롭고 가치 있는 연구결과들이 다양하게 창출되는데, 본 연구도 그러한 융복합 연구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과학자로서 연구 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 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국내의 연구 환경에서 연구비와 상관없이 잘 할 수 있고 경쟁력 있는 연구를 꾸준하게 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스위스 연방공대(ETH Zurich)를 방문했을 때 그곳의 교수님들은 연구실 기본 운영을 위한 일정 연구비를 꾸준하게 정부와 학교로부터 지원받고, 관심 있고 잘 할 수 있는 연구주제로 연구계획서를 제출하여 연구비를 지원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렵겠지만 우리나라도 연구에 뜻이 있는 개별 교수에게 연구실 운영을 위한 기본 운영비는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연구주제별로 별도의 연구비를 경쟁에 따라 지원한다면 개별 교수들이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꾸준하게 연구를 진행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했을 때 연구의 저변이 확대되고 장기적으로 우수한 연구결과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전문적인 소규모 연구자들이 자신의 전문분야를 확고히 연구함과 동시에 융합의 장을 통하여 다양한 연구자들이 소통과 협력을 하게 된다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고 수월성 있는 연구팀이 만들어지고 자연히 세계적인 연구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마이크로 로봇 또는 마이크로/나노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에게 많이 듣는 질문이 '졸업하고 취업이 될까요?' 입니다. 참으로 현실적인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학생들이 취업 고민을 안 하고 연구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학생들에게 눈을 크고 넓게 가지라고 말해줍니다. 실제로 학생들이 석사, 특히 박사 학위를 시작해서 학위를 받을 시점의 사회-경제적 환경은 학위를 시작할 때의 상황과 많이 다릅니다.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회-경제적 환경이 좋을 수도 있고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학생들이 시야를 국내에 두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두고, 자신의 경쟁자는 국내 다른 학교의 학생이 아니라 해외의 우수 대학에 있는 학생이라고 생각하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습니다. 석사 , 특히 박사과정 학생의 경우 취업을 위해 학위를 한다고 생각하면 수년의 학위기간 동안 힘들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연구에 관심이 있고 잘 할 수 있다면 본인의 연구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자신을 준비한다면 국내이든 국외이든 학위를 받을 시점이 된다면 또 다른 길이 열린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산을 넘어야 다음 산이 보입니다. 학생들에게 학위란 단지 작은 산이며, 독립된 연구자로서 큰 산을 잘 넘기 위한 준비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연구가 좋다면 진로, 취직 등을 고민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지 말고 주어진 연구와 공부에 최선을 다해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 외 추가하고 싶은 말씀 또는 바람이 있다면? "이번 BRIC의 사회경제적으로 파급력이 큰 연구성과 Top 5 선정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많은 분들께서 관심 있게 지켜보시는 것을 알게 되어 연구에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저희 연구실의 업적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과학기술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연구자들의 활발한 교류를 위한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주신 BRIC 운영자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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