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기존 연구를 통해 우리 연구그룹은 SUMO1이 SERCA2a의 활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SERCA2a는 심근 세포 기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단백질로, SUMO1의 발현 감소가 SERCA2a의 활성 저하로 이어져 심부전 (Heart failure)과 같은 심장 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연구한 주제는 심부전시 SUMO1이 줄어드는 이유를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우리는 최종적으로 microRNA-146a가 SUMO1을 줄이는 결정적 인자임을 밝혔고, microRNA-146a를 줄이는 것이 심부전 치료효과가 있음을 보였습니다. 여기까지는 연구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내용도 평이했습니다. 제 연구가 Circulation research에 개제될 수 있었던 흥미로운 부분은 그 다음에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연구 내용을 매듭짓기 위해 마지막으로 심근 세포에서 microRNA-146a의 발현 변화를 pri-mir-146a와 mature miR-146a로 나눠서 살펴보았는데, 우리 예상과는 다르게 심부전에 의해 심근 세포에서 pri-mir-146a의 양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microRNA는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 형태인 mature miR-146a를 만드는데, 완제품인 mature miR-146a는 심부전이 생기면 심근세포에서 증가하는 반면, 그것의 원재료라 표현할 수 있는 pri-mir-146a는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예상과 다른 결과에 조금 당황했었지만, 새로운 가설을 가지고 일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심근세포가 스스로 microRNA-146a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포에게서 완제품을 조달받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세포와 세포간에 microRNA를 전달하는 방법 중 하나인 Exosome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관련된 확인 연구를 마친 후에, 우리는 "심장 섬유아세포 (Cardiac fibroblast)가 심질환이 일어날 만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microRNA-146a를 만들어서 Exosome이라는 전달 방법을 이용해서 심근세포에 전달하고, 전달된 microRNA-146a에 의해서 심기능이 저해된다." 라고 결론 짓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최근 동향 중 하나인 Exosome을 매게로한 세포간의 신호전달 연구 중 한 예가 될 것으로 생각되며, microRNA-146a를 포함하여, 심질환시에 세포간에 exosome을 통해 어떤 이야기 (신호)가 오가는지 살펴보는 것은 앞으로 매우 흥미로운 연구 주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에 있는 Cardiovascular research center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위치는 뉴욕시 맨하탄 Upper East 에 있으며, 유전자 치료 (Gene therapy) 분야에 탁월한 성과를 보인, Dr. Roger Hajjar가 수장으로 있습니다. 연구 분야는 iPS에서부터 돼지 모델까지, 다양한 기초연구와 전임상 연구를 폭넓게 하고 있으며, 십수년의 임상 연구를 통해 기초연구와 임상실험을 이어주는 깊이있는 노하우를 쌓은 것이 저희 센터의 자랑입니다. 저는 특별히 고창원 박사님 밑에서 지도받고 있습니다. 고창원 박사님은 이곳에서 faculty로 계시며, SUMO1을 활용한 신약개발과 관련된 전반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는 생물학 분야의 연구활동은 자연의 생김새와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고, 어떻게 그러한 모양을 갖고 행동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자연으로부터 답을 얻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그럴듯한 가설도 자연이 아니라고 하면 아무것도 아닌것임을 앞서 소개했던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연구를 일로 느끼고 마음이 조급할 때마다, 연구 활동이라는 것이 감히 내가 자연에 질문을 던지고 그로부터 답을 얻는 경이로운 과정임을 마음에서 환기시키고, 작은 것이라도 알게되었음에 감사와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를 포함해서 주변에 있는 같은 분야의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에서 생물학을 한 학생이 그리는 향후 진로의 방향은 매우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교수 자리를 꿈꾸고 "그렇지 못하면" 다른 자리를 생각해보는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에는 다른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함으로서 교수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과 결의를 다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연구 과제를 쓰면서 놀란 것은 첫 단계가 커리어와 관련된 설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중, 고등학교 시절 직업적합성 검사 같은 것이었는데, 설문에 답하면 제게 어울리는 진로를 소개해주는 것을 연구 과제를 쓰기 위한 첫 단계로 요구한다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그만큼 이 분야에도 교수와 제약 회사 사원 외에도 다양한 길이 있고, 세부적으로 잘하는 것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저처럼 이미 생물학을 전공으로 잡은 대학 일학년때 나의 분화 (differentiation)은 끝났다고 생각했던 분들이 계시다면, 아직 얼마든지 다양한 길이 있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SUMO1이 확실히 심장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저는 microRNA 연구를 통해 보았습니다. microRNA외에도 우리 그룹은 SUMO1을 활성화시키는 약물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목표는 이 약물로 내년에 첫 임상 연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와 관련된 다양한 신약개발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기초 연구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어 매우 즐겁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제 눈으로 SUMO1을 이용한 약이 시판되는 것을 보는 것이고, 그 과정에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처럼 작은 사람이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뷰를 하게되는 영광을 얻게 되기까지는 많은 분들의 도움과 헌신이 있었습니다. 먼저, 고창원 박사님의 지도와 Dr. Roger Hajjar의 지원 위에 제가 즐겁게 연구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 속에서 인내심을 갖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연구를 이끌어주셨기 때문에 이 연구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제 모든 연구 활동에 기초를 만들어주신 박사과정 지도 교수님, 박우진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까마득한 후배의 연구 내용뿐만 아니라 생활면까지 함께 고민해주고 조언해준 정동탁 박사님과 이아영 박사님께도 감사드리고, 함께 동료로 이 일을 진행한 이필영 박사님과, Shin 그리고 Shem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 인터뷰를 누구보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실 사랑하는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께도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따뜻한 사랑과 깊은 인내로 연구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함께 걸어준 아내와 세 아이들, 유주, 조앤, 루카와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고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길을 만드시고 예비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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