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Name one living organism in the world whose genome is not editable!” 이라는 개인적인 모토를 가지고 CRISPR 유전체교정 (genome editing)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2002년 CRISPR라는 명칭이 처음 사용된 이후, 채 20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동안, 가장 급속도의 학문적 성과를 이루고 있는 hot topic 중에 하나입니다. 일례로 2017년 한 해에만 출판된 CRISPR 관련 논문만 약 10000편에 가깝습니다. Engineered CRISPR system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그 것이 가진 잠재력이, 이와 같은 가히 혁명적인 연구진행 속도를 만들어낸 것 입니다. Cas9이라는 endonuclease 단백질과 20 mer로 이루어진 CRISPR guide RNA 의 단순한 조합으로, genome상의 원하는 시퀀스를 정확하게 절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많은 과학자들의 노력과 연구를 통해 이러한 CRISPR 시스템은 계속 개선되고 발전되어, 기초과학, 의학, 농학 등 다양한, 거의 모든 생명과학 분야에서 거대한 포텐셜을 가진 공룡 biotechnology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번 출판된 제 연구의 핵심은 CRISPR system을 용용한 Adenine base editor를 식물 분야에 성공적으로 적용시킨 내용입니다. 동일 issue의 News & View 섹션에서도 비중 있게 다룰 정도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고, Nature plants 저널 웹사이트의 대문 배너 이미지로도 차용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기초과학연구원 (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소속으로, 본 연구에 관한 연구비와 연구 인프라에 대해서 아낌없는 지원을 받았습니다. IBS는 국가적 차원에서 기초과학의 수요와 필요성에 따라, 비교적 최근 신설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서, 최첨단 인프라와 훌륭한 연구인력들이 모여 생산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연구자들은 대부분 정규직이 아니거나, 정규직 전환 심의 대상 조차 아니어서, 짧은 기간 동안 연구를 계획하실 때, 유용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연구기관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이번 출판한 연구내용은 학계 최초로 ABE (Adenine Base Editor)의 진정한 식물 시스템으로의 적용에 관한 것입니다. ABE는 Cas9 의 nuclease activity를 제거한 후, adenine deaminase를 fusion시켜 eukaryotic system에서 작동 할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새로운 기능의 enzyme 입니다. 즉 ABE를 genome 상의 원하는 위치로 타겟팅하여 adenine을 guanine으로 치환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Cas9이 DNA를 절단하여 indel을 유도할 수 있다면, ABE는 원하는 sequence의 염기를 치환할 수 있는데, SNP와 결부되어 있는 다양한 인간 유전 질병을 고치거나, 농작물의 품종 개량 등에서 이제껏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장을 열 것입니다. 기존의 궤를 같이 하는 다른 fusion Cas9 연구에서 얻은 교훈과 영감을 통해 이번 연구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Fusion Cas9을 세포 상태로 전달할 때에는 그 활성도가 Cas9에 비해 매우 낮더라도 transient한 결과를 얻는 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100% 유전체 교정이 된 개체를 만들기 위해서 식물 개체 수준으로 ABE를 전달할 때는 첫 세대에서 적어도 50% 이상의 안정적인 교정 효율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연구 착수 당시, 저는 기존에 식물에서 사용하던 35S 프로모터가 안정적인 활성을 가질까 하는 강한 의심을 하게 되었고, 그것에 관한 의존을 과감히 지양하고, 새로운 프로모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분야의 시간 싸움이라, 처음에는 주변에서 굳이 새로운 것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의 선택은 옳았고, 기존의 프로모터들을 답습한 다른 경쟁 그룹들은 실패하거나 불완전하게 연구 결과를 얻게 된 반면, 저의 연구 결과는 완벽하게 100% 베이스 교정된 개체를 얻는 데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번 연구의 성공 배경은, 1. 과학자의 자세로 기존의 사실에 근거하여 편견 없이 가설을 세우고, 2. 끊임없이 misleading의 가능성을 의심하며 대비하고, 3. 단순히 눈앞의 결과들보다도 미래의 예상되는 결과의 경우의 수를 집요하게 대비하여, 4. 소신을 잃지 않고 어려움들을 극복하며 연구를 설계하고 진행한 것에 있다고 자부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CRISPR 분야는 biotechnology이기 이전에, 그 밑바탕에 순수 기초과학이 있습니다. 단순히 tool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한다면, 연구과정 중 어려움에 직면하였을 때, trouble shooting에서 큰 애로 사항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오로지 열심히, 많이 하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은, 오히려 독이 되거나 주변사람들까지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항상 스스로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하고, 가설을 세운 이후, 그 다음 스텝으로 차근차근 넘어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자만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의 내가 아는 지식이, 자고 일어나면 한 물 간 과거의 유물일 수 있을 정도로 빨리 변화하고 발전하는 분야입니다. 항상 배우는 자세와 끊임없이 한 박자 빠르게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배우는 단계에서는 너무 결과에 집착하기 보다는 과정 안에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정당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며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 있게 부딪혀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본인 연구결과에 관한 논문은 꼭 스스로의 힘으로 작성하길 바랍니다. 논문을 작성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스스로 논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고, 그에 따른 합리적인 실험 설계를 디자인 할 수 있는 진정한 과학자의 능력이 길러진다 조언하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식물에서의 adenine base editing은 앞으로 무궁무진한 적용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의 mutagen을 이용한 품종개량의 원동력은 대부분 C->T 치환에 기인합니다. 만년이 넘는 육종의 역사 동안 A->G 치환에 의한 변이는 그 동안 베일에 쌓여져 있던 블루오션이 아닐까 합니다. 해당분야의 선구자로서, 그 동안 풀지 못 했던 여러 질문들을 해결하는 다양한 연구 계획이 있습니다. 향후 IBS를 떠나 저의 다양하고 많은 아이디어들을 펼칠 수 있는 job 포지션을 찾을 예정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논문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먼저 연구단장 김진수 박사님의 지원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동료들에게 또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한창 이번 연구로 바쁠 때, 연구소 본원으로의 큰 이사가 진행되어서 매우 부산스러웠는데, 많은 동료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한치의 실수도 없이 맡은 바 임무들을 잘 수행하여, 비교적 매끄럽게 연구가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며칠 밤을 새면서 논문 탈고와 함께 거의 탈진 상태가 되었었는데, 마지막 에너지를 끌어 모아 제출한 저널 커버 아트 이미지가 Nature Plants 웹사이트의 대문 이미지로 채택되었습니다. 사진도 꼼꼼하게 같이 찍고, 모든 연구와 작업에 그림자처럼 큰 도움을 준 신유진 연구원에게도 특별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를 마무리하고 난 후, 과거 학위 과정 은사님들의 가르침이 많이 와 닿았습니다. 석사 때 이일하 교수님과 박사 때 Rick Amasino 교수님의 가르침이 없었더라면, 연구 도중 많은 어려움들을 극복 하지 못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감사의 뜻을 전달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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