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우리에게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는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는 단어 "마이신"은 주로 미생물의 의해 생산되는 이차대사산물로써 다른 미생물의 생장을 억제하거나 사멸시키는 작용을 하는 항생제 (antibiotic)입니다. 즉, 생태계의 적자생존 법칙에 기인한 미생물들의 자체 방어 메커니즘 중 하나로 만들어지는 항생제는 영국의 생물학자인 플레밍 (Alexander Fleming)이 푸른곰팡이의 배양액에서 페니실린을 발견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카나마이신 (kanamycin) 또한 반세기 전부터 사용된 최초의 결핵치료제인 스트렙토마이신 (streptomycin)과 유사한 아미노글리코사이드 (aminoglycoside)계열 대표 항생제 중 하나로서, 육각형의 탄소고리골격에 아미노당 (amino sugar)을 포함하고 있으며 주로 토양 유래 미생물인 방선균 (actinomycete)으로부터 생산됩니다. 또한 현재까지도 치료임상과 유전자 클로닝의 선택마커 (selection marker)로 이용되어 BT분야에서는 매우 친숙한 항생제입니다. 1957년 일본의 미생물학자가 분리해낸 방선균인 스트렙토마이세스 카나마이세티쿠스 (Streptomyces kanamyceticus)에 의해 생산되고 있으며, 병원성세균 내 단백질 합성기구인 리보좀 (ribosome)에 결합함으로써 세균의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여 그 결과 세균을 사멸시키는 항생작용으로 그람 음성 및 양성 그리고 결핵균의 치료에도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카나마이신을 생산하는 토양미생물 스트렙토마이세스 카나마이세티쿠스는 다른 재조합 균주에 비해 선택마커의 선정 상 어려움 및 형질전환 성공률이 낮다는 문제점 때문에, 아직까지도 유전자 조작이 거의 불가능하였고, 특히 항생제로 판매된 반세기 동안 카나마이신의 미생물 내 생합성 경로 규명은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풀리지 않는 숙제였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팀은 카나마이신 합성에 관여하는 모든 유전자 후보군을 선별한 후, 이들을 여러 개의 다양한 유전자 조합으로 레고 블록처럼 조립하고, 이들을 방선균 중 유전자 조작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배양하기도 용이한 방선균인 스트렙토마이세스 베네주엘라 (Streptomyces venezuelae) 이종숙주에 삽입하는 일련의 조합생합성 (combinatorial biosynthesis)기법으로 다양한 재조합 균주를 제작하였습니다. 연구팀은 각각의 재조합 균주로부터 생산되는 카나마이신 생합성 관련 중간대사체들을 모두 빠짐 없이 하나씩 구조 분석하는 일련의 방법으로, 즉 재조합 미생물 내 삽입된 유전자와 그 발현 단백질효소의 반응 산물과의 일련의 생합성 경로 (biosynthetic pathway)를 step-by-step 추적하는 과정을 통하여 카나마이신 생합성 경로를 밝혀냈고, 이는 반세기 동안 고착된 기존 학계의 가설을 뒤집는 새로운 발견으로 평가됩니다. 한편, 현재 글로벌 이슈로 자리잡고 있는 다제내성 슈퍼박테리아의 주기적 출현은 카나마이신의 임상 오남용의 결과에도 나타나, 이 의약품 이용 후 출몰한 카나마이신 내성균을 치료하기 위하여 2세대 항생제 아미카신 (amikacin)과 아베카신 (arbekacin), 즉 카나마이신을 주요 구조로 하지만 화학적으로 특정 기능기를 부착한 반합성 항생제 (semi-synthetic antibiotics)들이 1970년대 이미 개발되었으나, 이들 2세대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들도 근래 빈번히 발견되어왔습니다. 이들 내성균의 내성기작은 자기 생존 방식으로 진화되는 것으로 특히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에 노출된 병원균이 침투된 항생제의 특정 기능기를 효소적으로 임의 변화시켜 그 항생 기작을 무력화시키는 내성 메커니즘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본 연구팀은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유사 항생제들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활용하여 기존 항생제의 화학구조를 변형시킬 수 있는 생합성 경로공학 (biosynthetic pathway engineering)기법을 통하여, 즉 새롭게 그 기능을 밝힌 카나마이신 생합성 유전자와 또 다른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 항생제인 부티로신 (butirosin) 내 생합성 유전자의 조합을 통하여 생체 내 일련의 생합성 경로를 공학화 함으로서, 신규한 구조의 항생물질 (1-N-AHBA-카나마이신X, AKX)를 생합성 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특히 연구팀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화합물 AKX의 항균활성을 직접 확인한 결과, 흥미롭게도 카나마이신과 아미카신 내성 임상분리균들에 대해 높은 항균활성을 보였습니다. 이는 생물학적 방법 즉, 생합성 경로공학화를 통하여 2세대 항생제의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신규 개량신약의 개발 가능성을 도모하였다는데 그 산업적 의의를 둘 수가 있습니다. 신규 후보물질 AKX가 아미카신에 비해 더 높은 항균활성을 보이는 이유는 구조적으로 6'-탄소 위치의 기능기가 달라짐으로써 내성균이 갖고 있는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구조 변형 효소가 공격할 부분이 없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었고, 특히 내성균 내에서 아미카신은 변형 효소에 의해 6'-탄소 위치의 구조가 바뀌어 활성이 없어지는 반면에, AKX는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어 효과적으로 항균작용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조합생합성을 통한 아미노글리코사이드 항생제의 생합성 경로 규명과 생합성 경로공학 기법을 통한 신규 항생제 개발은 기존 의약품의 특정 화학구조를 변형시키는 개량신약의 산업화 가능성을 제시하는 한편, 천연물 기반 신약개발에 응용될 수 있는 원천기술로서 관련 산·학 연구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우선, 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과학과의 CBNRL (Combinatorial Biosynthesis National Research Lab.)은 본인이 5년 남짓 연구교수로서 연구를 진행하였던 곳으로 "윤여준" 교수 지도하에 현재 4명의 박사급 선임연구원과 4명의 박사과정 그리고 2명의 석사과정 대학원생들이 대개의 미생물 관련 실험실과 마찬가지로 밤 늦게까지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실험실입니다. 한편 본 연구의 마무리를 수행하였고 2011년 3월부터 제 연구와 교육의 보금자리가 된 선문대학교는 KTX 천안·아산역에 매우 인접해 있는 수도권 인접 대학입니다. 특히, 제가 몸 담고 있는 제약공학과는 저를 포함해서 총 5명의 교수진 "류광경", "송재경", "이희찬", "오태진" 교수님이 생체분자 재설계 (Biomolecule Reconstruction)라는 특화 연구에 불철주야 매진하고 있는 연구중심 학과로서 현재, 20여명의 박사과정 및 석사과정 대학원생들이 BT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본인 또한 선문대학교에 2011년 3월 부임 후 NPBEL (Natural Product Biosynthetic Engineering Lab.; 천연물생합성공학실험실)을 개실 하여 BT관련 대학원생 및 연구원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3.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모두들 아시겠지만, BT분야 특히 미생물 유전체를 이용한 유용 생리활성 의약물질의 개발은 응용과학으로, 타 학문에 비하여 상당기간의 연구가 필수적인 학문분야입니다. 저 또한 대학원생 과정 중에 연구에 대한 회의감이나 좌절을 많이 경험하였고 지금도 또한 그러한 때가 있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항상, 연구의 스승이면서 또한 제 인생의 Mento이신 2003년 작고하신 고려대학교 생명공학원 고 김영배교수님의 말씀을 아직도 되내깁니다. "연구에 대한 뛰어난 지식보다, 더욱 중요한 건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를 우선 좋아하여야 하고, 무엇보다 그 연구를 즐기면서 할 수 잇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여러 후배님들! 좋은 논문을 쓰는 것도 그리고 이름을 드높이는 것도 좋겠지만 "과연 내가 하는 실험이 그리고 연구가 내가 좋아해서 하는지, 그리고 즐길 정도로 열심히 하는지"를 항상 자문자답하시면서 대학원에 진학할 때의 그 초심으로 돌아가 굳건한 연구의지를 다졌으면 합니다. 4.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향후 계획은 천연물 특히 미생물 유래 기능성 대사체의 생합성 및 경로공학화를 통한 신규 생리활성 의약소재의 개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본 연구에서 추진해온 다제내성 슈퍼박테리아에 효과적인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개량신약의 개발 외에, 현재까지도 그 생합성 과정이 밝혀지지 못한 다양한 미생물 유래 의약품들의 생합성 과정을 규명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Pathway Engineering 기법으로 기존 의약품의 화학구조를 생물학적 방법으로 변형시킴으로써, 그 약리적 응용성을 다각화하고자 합니다. 그 일례로 본 연구자가 현재 수행중인 연구과제의 내용을 소개코자 합니다. 근래 유전질환의 치료와 관련되어서 gene therapy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그 이용상 윤리성 그리고 안전성에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일부 퇴행성 유전질환의 원인 중 하나인 무의미 돌연변이 (nonsense mutation)에 기인한 특정 단백질 합성의 조숙 (premature) 종료는 현재까지 수백 종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까지도 이들 유전질환에 대한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상태이며, 또한 gene therapy가 그 실마리가 될 수가 있지만 전술한 바와 같이 임상화하기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다수의 문제점이 남아있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원핵세포 내 단백질 합성 과정 중 번역 충성도 (translational fidelity)를 방해하는 아미노글리코사이드의 기존 항생기작은 진핵세포 내 돌연변이에 기원한 번역 종료 (translational termination)를 억제하는, 다시 말해 central dogma 내 오번역 (mistranslation)을 촉진하는 현상과 일맥상통함이 최근의 연구들의 통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가 인체 내 무의미 돌연변이로 발생되는 단백질 합성 중지 신호를 우회할 수 있도록, 즉 리보좀이 중지코돈을 오인하여 통독 (read- through)하도록 유도하는 통독유도자 (nonsense read-through inducer)로서의 부가적 기능을 가질 수 있음은 기존 항생제로서의 역할 이외에도 퇴행성 유전질환 치료 신약제제로서의 임상 잠재성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원천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신규 아미노글리코사이드 유도체를 구축하고 이로부터 유전질환 치료 후보물질의 개발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대부분의 연구자들 또한 그러하듯이 학위과정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연구자의 부단한 노력과 열정은 그 뒤 켠에서 힘겹게 그리고 묵묵히 인내해주고 있는 가족들의 무한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 함을 다들 공감하시리라 여겨지네요. 특히 이번 연구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4년이라는 기간을 주말 없이 그리고 밤낮 없이 수행한 여러 대학원생들에게 우선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고, 무엇보다 그 동안 같이 있어주지 못한 그래서 못내 안쓰러운 외동아들 동현과 처, 그리고 부모님께 이 기회를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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