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한빛사 그 이후
현재 프랑스 보르도 대학 신경과학연구소(Interdisciplinary Institute for Neuroscience) Valentin Nagerl 교수의 “Synaptic Plasticity and Super-resolution Microscopy”랩에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김선광 교수
- 현재의 근황
- 현 소속기관과 연구실/부서 소개
- 진행중인 연구분야 혹은 맡고 있는 업무 내용
- 과학기술인으로서 느낀 보람
- 학생들/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점
-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
현재의 근황은 어떠십니까?
현재 프랑스 보르도 대학 신경과학연구소(Interdisciplinary Institute for Neuroscience) Valentin Nagerl 교수의 “Synaptic Plasticity and Super-resolution Microscopy” 랩에서 방문교수로 연구년 중에 있습니다. 제가 주로 활용하는 연구방법인 이미징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서죠. 벌써 1년이 지나 곧 귀국할 예정입니다. 여기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직접 실험하다 보니 연구자로서 살아있음을 느끼네요.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르구요. 제 연구실에 복귀하는 대로 이것저것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현 소속기관과 연구실/부서는 어떤 곳인가요?
경희대학교 대학원 기초한의과학과ㆍ한의과대학 생리학교실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신경글리아 이미징 랩(Neuroglia Imaging Lab)”이라는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아래 홈페이지 참조).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Space 21 한의과대학 9층에 위치해 있어요. 건물이 완공된 지 1년밖에 안된 신축건물이라 넓고 깨끗합니다. 실험실에서 보이는 서울시내 전망도 매우 좋아요.
진행중인 연구분야 혹은 맡고 있는 업무 내용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신다면?
생체내 투포톤 현미경 이미징(In Vivo Two-photon Microscopy Imaging)을 주요 연구방법으로 활용하여 살아 있는 마우스의 대뇌/소뇌에서 신경세포, 글리아세포의 기능 및 시냅스 가소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마취를 하지 않은 깨어 있는 마우스에서 모션트래킹을 통한 행동변화 측정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뇌신경회로의 활동을 이미징하여 행동(Behavior)의 기저를 이루는 뇌의 세포 및 회로 기전(Cellular & Circuit Mechanism)을 연구하고 있어요. 특정 연구주제로는 대뇌피질/소뇌의 감각처리(Sensory Processing), 특히 통증 정보처리(Pain Information Processing)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운좋게도 한국연구재단 과제에 다수 선정되어 관련 연구가 매우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네요. 여러 국제학회의 심포지엄에 연자로 초청받고 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는 저희 랩이 세계최고수준에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In Vivo Fiberoptic Microscopy Imaging 및 In Vivo Two-photon STED Nanoscopy Imaging과 같은 최신 이미징 방법을 도입하여 운동 기능(Motor Function), 파킨슨병, 치매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것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제가 한의사이면서 한의과대학 기초교실의 연구자이기 때문에 보건산업진흥원, 한국연구재단의 연구과제를 통해 난치성 통증을 억제할 수 있는 한약제제 (한약처방, 본초, 유효성분) 개발 및 침(전침, 봉침, 봉독 유효성분) 진통 기전 규명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논문 뿐만 아니라 특허권 획득 및 기술이전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과학기술인으로서 느낀 보람이 있으시다면?
2016년 한빛사에 소개된 제 논문에서 난치성 통증의 대뇌피질 글리아세포에 의한 시냅스 가소성 기전을 규명하여 기존 진통제가 잘 듣지 않는 통증 환자에 새로운 치료타겟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 때 여러 난치성 통증 환자분들 및 보호자들로부터 전화 또는 이메일 연락을 받았어요. 이 분들에게 치료 희망을 제공했다는 보람을 실감하기도 했지만, 추후 연구를 통해 실제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한 통증 억제 방법을 하루빨리 개발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인재양성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후 2012년에 모교인 경희대학교에서 제 랩을 시작한 지 이제 7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저희 랩을 거쳐간 대학원생 및 박사후연구원이 많지는 않지만, 벌써 대학의 전임교수(정년트랙 조교수)로 임용되기도 하고 미국 유명 대학의 박사후연구원으로 가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이와 더불어 학부생들에게 실험 기회를 제공하여 졸업 전에 SCI급 논문을 1저자로 게재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고, 그 중 한 명은 대한민국인재상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인재양성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2018년) 스승의날 정부포상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영광이면서 제가 인복이 있음을 체감하였습니다.
관련분야로 진출하려는 학생들/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간단히 말해 ‘소통’을 얘기하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정말 혼자서 연구하고 논문 쓰기가 어려운 세상입니다. 좁게는 소속 랩 안에서 랩 멤버들 및 연구책임자와의 끊임없는 지적ㆍ물리적 소통 및 상부상조가 필요하구요, 넓게는 다른 랩과의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본인의 전문성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관련 분야 학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연구자들에게도 궁금한 점을 물어보구요. 연구책임자의 시야, 동료들의 시야, 선후배의 시야, 외부인의 시야가 다 다릅니다. 혼자만의 좁은 시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학문적 성과 뿐만 아니라 본인의 커리어를 탄탄하게 만들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무엇입니까?
제 연구 모토는 “이해하기 쉬우면서 재미있는 연구를 하자”입니다. 제 랩에서 나온 논문 또는 학회 발표를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그거 참 아이디어 좋네!” 하는 반응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즉, 심플하면서 독창적인 연구를 평생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저희 랩이 이제 안정기에 들어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연구책임자가 되고 난 후 오랜 기간 진행했던 연구들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투고하고 있어서 기대가 많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