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근황
저는 2007년부터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생체 고분자의 구조 정보를 기반으로 세포 내 현상에 대한 분자수준의 이해를 목표로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처음 한빛사에 소개되었을 때에는 UCLA에서 박사과정을 마무리하는 총각학생이었고 그 이후 미국 대륙을 횡단해서 NIH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치고 이제는 태평양을 건너와 한국에서 두 아이의 아빠로 바뀌었습니다.
연구실과 연구분야 소개
소속: 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연구실: 구조생물학연구실
연구분야: 구조생물학
저희 연구실 홈페이지의 제목은 "Structural Biology of Protein Interactions" 입니다. 즉, 단순하게 하나의 단백질 또는 생체고분자의 구조를 규명하는 것을 넘어서서 구조 정보를 중심으로 단백질간의 상호작용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생명현상의 작용기작을 알고 싶어서 이렇게 제목을 붙였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기술적으로는 생체고분자의 삼차원 구조를 볼 수 있는 X-선 결정학, 생체고분자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분광학 및 생화학, 이러한 상호작용에 의한 생리현상을 눈으로 보기 위한 분자이미징, 그리고 분자 수준의 생체고분자간 네트워크가 실제 생체내에서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세포생물학 (기본적 수준의) 등의 다양한 실험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내용적으로는 먼저 동물 및 식물 세포 내에서 단백질의 기능 조절을 위한 기작 중 하나인 유비퀴틴 신호 인식에 대한 작용기작을 연구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미생물 내에서 단백질의 발현 과정에 대한 이미징 연구를 수행하고 미생물에 의한 감염 및 항생제 내성에 대한 분자 수준의 새로운 기작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생체 내 여러 현상들에서 일어나는 단백질간 네트워크에 대한 구조적 이해를 바탕으로 바이오센서 및 생체재료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도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림 1. 세포 안에서 이동신호로 작용하는 유비퀴틴과 Rabex-5 단백질간의 상호작용 네트워크에 대한 X-선 결정구조 및 생물리학적 연구 (ITC, SPR).
그림 2. HIV Gag 단백질과 세포 내 Alix 단백질간의 상호작용 네트워크에 대한 X-선 결정구조 및 생물리학적 연구 (ITC).
연구자로서 애로점이 있으시다면?
최근에 독립적인 연구책임자의 길을 시작하신 여타 분들과 비슷하게 조그마한 구멍가게 내지는 소규모 기업과도 같은 연구실을 운영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매년 연구실에 소속되어 있는 학생 및 연구원들의 인건비 및 연구에 필요한 각종 시약을 구매하는데 필요한 돈 (연구비)를 마련하는 것이 제일 큰 고민거리입니다. 또한 어렵게 연구비를 마련한 후에는 받은 연구비에 상응하는 가시적인 성과 (논문)를 주어진 기일 내에 내놓는 것이 또다른 고민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늘 안고 살지만 제가 알고 싶었던 의문점에 대한 작은 답을 논문이라는 형태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때에는 마치 어머니들이 자녀를 출산하고 느끼는 기쁨과 비슷한 감동을 느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아이를 직접 낳을 수는 없어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지만 아마 그런 감동이 아닐까 합니다.
대학교에서 있으면 연구 이외에도 강의라는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정성 또한 연구에 투자하는 것과 비교해서 많으면 많았지 결고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원생들도 어느 정도 연구실이 연륜이 되어 선후배간 실험방법에 대한 전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처음부터 세세하게 알려주어야 하고 이러한 교육 과정에는 일정정도의 시간이 필요해서 이미 잘 훈련된 박사후 과정 연구원들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선진국의 연구실과 비교할 때 좋은 연구를 하는데 경쟁의 측면에서는 불리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점차 실력을 쌓아가고 얼마 후 눈에 보이는 연구 성과를 내기 시작하는 것을 보는 것은 공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기나긴 인내의 시간을 견뎌야 하지만요.
흔히들 대학의 교수가 해야 할 세 가지 영역을 연구, 교육 그리고 봉사라고 합니다. 연구를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이외에 여러 행정적인 일들이 매일 저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러한 일들을 처리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것이 현실입니다. 얼핏보면 이러한 일들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행정적인 일들을 통해서 제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들과 크고 작은 정책을 만드는 과정 양쪽의 경우를 살짝 맛봄으로 인해서 유연하게 생각하고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실제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길을 걸어가는 학생들/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요즘에 학생들을 보면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연구자의 길은 험난하고 보상도 적으며 불확실할 것이라는 염려를 하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여느 직업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이 열심히 해서 실력을 갖춘다면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직업이 연구자라는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물론 이러한 연구자의 길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미지의 것을 알고자 하는 호기심이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지만 비슷한게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을 하면 중간에 어렵고 힘든 과정이 있더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견디면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어려움 없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새기면서 처음에 자신이 가졌던 과학적 호기심을 잃지 않는다면 훌륭하고 누구나 본받고 싶어하는 연구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보하실 내용을 자유롭게 기재
저희 연구실은 시작한지 몇 년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연구실을 구성하는 학생들이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부 1학년때부터 연구실 생활을 시작한 한 학생의 경우 작년에 조기 졸업을 하면서 '미래기초과학 핵심리더 양성사업'에 선정이 되어 학생의 신분으로 독립적인 연구책임자로 활동하는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많은 수의 학부생들이 미래의 연구자로서, 또는 전공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대학원생들과 동등하게 각자의 연구 주제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2008년부터 3개년 연속으로 연구실 소속 학부생들이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관하는 '학부생연구프로그램 사업 (URP)'에 선정이 되어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저자 소개
1993 B.S., Department of Chemistry, Seoul National University 1997 M.S., Department of Chemistry, Seoul National University 1997 Researcher, Center for Molecular Catalysis, Seoul National University 2003 Ph.D., Department of Chemistry and Biochemistry,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2003 - 2004 Postgraduate Researcher, Institute for Genomics and Proteomics,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2004 - 2007 Visiting Fellow,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U.S.A. 2007 - Assistant Professor, Department of Biological Science, Sungkyunkwan Univers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