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5년 8월에 박사를 갓 졸업하고, 9월부터 미국에서 포닥을 시작하게 된 오랑(필명)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연구자로서 많은 도움을 받은 BRIC에서 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매우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ㅎㅎ. 연재를 통해 대학원생 시절 visiting graduate student로서 미국 동부 (보스턴)에서, 그리고 현재 포닥으로서의 미국 서부 (샌디에이고)에서의 연구 경험 및 연구자로서 미국에서 생활한 경험을 각각 나누고자 합니다. 부족한 글일지라도 재밌게 읽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때는 바야흐로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2년 1월쯤… 석박통합과정을 시작한 지 2년이 조금 지나갈 때였다 (필자가 학위를 하고 있던 학과에는 학과 내 대학원생 및 포닥들의 해외연수 체재비 등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
어느 날 교수님 오피스에서 연구 디스커션 중…
교수님: 오랑아 해외 연수 한번 가보지 않을래?
오랑이: 헉 교수님 너무 좋죠!! 어디로요??
교수님: 보스턴에 있는 h대! 일단 거기 연구실에서 나온 최근 논문을 좀 읽어보고, 교수님에게 직접 메일 보내서 인터뷰 일정 잡아봐.
오랑이: 넵 알겠습니다. 잘 준비해 보겠습니다!!!
교수님이 소개해 준 미국 보스턴의 연구실에서는 그 당시에 nature 지에 lab paper를 발표한 연구실이었고, 필자는 해당 논문을 읽으며, 동시에 h대 교수님에게 연수 및 줌 인터뷰 관련 메일을 보냈다 (답장이 빠르게 왔는데, 교수님께서는 그 간의 학위 과정 동안 진행한 연구에 대해서 간략히 발표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당시 저 연차를 갓 벗어난 대학원생으로써 매우 부담이 되고 긴장되었지만, 연수를 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간절했기 때문에 “자의 100% 최선”을 다하게 되었다. 발표를 위해 그동안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 2-3개를 section 별로 나누어 연구에 대한 소개와 주요 결과 등을 간략히 각각 소개하는 발표 자료를 준비하였고, 영어 발표였던 만큼 영어 발표 script를 만들고 외워가며 열심히 준비하였다. 대망의 인터뷰 당일, 교수님과 랩에서 비슷한 분야를 전공하신 포닥 한 분이 함께 들어오셨고, 영어로 30분 정도 지금까지 학위과정 동안 진행한 연구에 대해 발표하였다. 교수님께서 발표 중간마다 질문하셔서 당황하였는데, 이는 발표가 끝나면 질문하는 한국과는 다른 미국의 발표 문화(?)인 것 같았다. 발표를 마친 후, 교수님께 인터뷰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 메일을 보냈고 이후 미국 입국을 위한 준비 (비자 등)가 바로 시작되었다.
[미국 연수 준비]
1. 비자
미국에서의 교환학생, 포닥, 연수를 준비해 보셨던 분들이면 공감하시겠지만, 비자가 제일 중요하다 (= 일단 비자가 발급되어야 뭐라도 확실히 준비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교환연구원 비자 (J-1)을 신청하게 되었다. 코로나가 한창이 던 시절이라 혹여나 상황이 악화되어 연수가 취소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한 마음과 함께 비자 process가 시작되었다. 비자 process가 시작되면, 학교의 담당 부서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게 되는데, 메일에 있는 주소를 통해 특정 사이트에 접속하여 비자 신청(더 자세히 말하면 DS-2019 발급을 위한)을 위한 e-form들을 작성하게 된다. 다양한 e-form들을 작성하고 나면 학교 담당자로부터 DS-2019라는 서류가 준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이를 국제우편을 통해서 보내준다 (최근 들어서는 우편이 아닌 이메일로 보내주는 학교도 있다.). DS-2019를 받게 되면 비자 발급을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관문인 비자 인터뷰를 신청할 수 있다.
비자 인터뷰 예약의 경우 여러 가지 준비 (DS-160 작성 (입력해야 하는 문항이 많아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 및 SEVIS fee 납부)를 하고, 미국 대사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인터뷰를 위한 비용을 납부 후 신청할 수 있다. 비자 인터뷰 날짜의 경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청하여 신청일과 가까운 날짜는 이미 마감되어 있고, 예상보다 늦은 날짜에만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신청 페이지에 수시로 들어가 보면 마감되었던 날짜에 누군가 인터뷰를 취소하여 빈자리가 1-2자리 나와 날짜를 앞당길 수 있다. 이후 모든 준비를 마치고 광화문역 근처에 있는 대사관에 방문하여 영사로부터 긴장했던 것보다는 생각보다 허무한 비자 인터뷰 (체감상 1-2분도 안 걸렸던 것 같다.)를 마치고 며칠 뒤, 비자 스탬프가 담겨있는 여권을 배송받을 수 있었다.
그림 1. 미국대사관에서 비자인터뷰를 기다리는 줄
2. 집구하기
필자의 경우 그전까지는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1년간 살 집을 구하는 과정이 특히나 막막하게 느껴졌다. 더불어 주위에서 미국에서 집을 구할 때 사기를 조심하라는 조언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대학원생 신분으로서는 큰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두렵기도 하였다.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던 사람으로서 막연히, 아래 적힌 것과 같은 여러 방법을 생각하여 시도해 보았다.
1) 학교 기숙사: 원칙적으로 재학생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교환연구원 신분으로서는 사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한, 미국 생활을 시작하고 보스턴에서 학위를 하는 친구들 말을 들어보니 학교 기숙사는 (렌트가 비싸기로 유명한 보스턴에서는 특히) 렌트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위치가 좋으므로 굉장히 인기가 많아, 재학생들도 들어가기 쉽지 않다고 하였다. 따라서 아쉽지만, 다른 방안을 생각해 보아야 하였다. (실패)
2) 에어비앤비: 보스턴에 있는 에어비앤비 하우스에서 364박 365일을 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지금 돌이켜보면 매우 우스운 생각을 하였는데… 역시나 불가능하였고, 그 마저도 어떤 호스트는 에어비앤비 앱을 통해 거래하지 말고 개인적으로 거래하자는 식으로 유도하여 사기가 매우 의심되는 상황을 마주하기도 하였다. (실패)
3) 보스턴 한인 사이트 이용: 보스턴은 특히 필자와 비슷하게 단기간 체류하는 방문 연구자, 대학(원)생들이 많고 포닥들도 많으므로 나름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 (보스턴코리아)가 잘 되어있는 편이었다. 이 정보를 알게 된 후,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렌트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한국으로 귀국하시는 분들이 방을 양도하는 형태의 거래 (서블렛) 및 아파트를 같이 계약하여 쉐어 할 룸메이트를 찾는 글들을 다수 볼 수 있었다. 보스턴의 경우 뉴욕에 견줄 정도로 렌트가 무지막지하게 비싸기 때문에 그 당시에 지원받을 수 있었던 체제비로는 혼자 사는 건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렌트의 고통을 분담(?)할 수 있는 룸메이트가 있는 아파트를 찾게 되었다. 추가로, 보스턴은 아카데믹한 도시로 잘 알려진 만큼 도시의 많은 아파트들이 대학교의 학기의 시작에 맞춰 계약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였는데, 필자의 경우 7월 1일부터 연수가 시작되어 9월 이전 2달 동안 잠시 살 수 있는 집이 필요했다. 사이트를 샅샅이 뒤진 결과 딱 맞는 서블렛을 찾을 수 있었다. 이후 9월부터 살 아파트의 경우 한인 사이트에서 알게 된 룸메분과 함께 2 bedroom 1 bathroom 아파트를 1년 계약하게 되었다 (필자가 계약한 아파트의 경우에는 계약을 위해 총 4달 치의 월세(첫 달 및 마지막 달 월세, 보증금 (1달 월세), 및 부동산 복비 (1달 월세))를 선납을 해야 했는데, 이 때문에 연수 시작 전 대학원생의 가냘픈 통장 잔고에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결과적으로, 한인 사이트 덕분에 연수 시작 전 한국에서 집을 50% 성공적으로 구할 수 있었다 (50%만 성공인 이유는 다음 편에서…).
3. 보험
학교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학교마다 기준이 따로 있는 것 같다)이 cover 될 수 있는 보험을 필수적으로 요구하였고, 체재비를 지원해 주었던 프로그램의 담당 기관에서도 혹시나 발생하게 될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보험을 들 것을 요구하였다. 필자는 연수 시작 전 한국에서 유선으로 보험사에 연락하여 “해외유학생보험”을 1년 동안 들게 되었다. 충격(?)적인건 유학생보험의 경우 중대한 사고 발생 시 시신을 송환해 준다는 사항도 포함되어 있었다.
4. 건강검진
필자가 연수를 진행한 연구실은 학교가 아닌 보스턴에 위치한 한 병원에 존재하였는데 (학교와 병원이 연구적으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코로나 백신 접종 확인을 포함하여 다양한 질병 사항에 대한 검진 결과를 요구하였다. 해당 검진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없을까 하고 알아보니 “유학생 검진”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병원 몇 곳을 찾을 수 있었고, 강남의 모 병원에서 유학생 건강검진을 받고 검진서 (영문)를 받아 제출할 수 있었다.
학위 과정에 수업 듣고 실험하며 연수 준비를 병행하다 보니 연수 날짜가 빠르게 다가왔다. 한국을 떠나기 전 1주일 동안은 가족과 친구들과 만나며 시간을 보냈고, 그리하여 마침내 보스턴으로 떠나게 되었다… 인천-보스턴은 직항 비행기가 있어 먼 거리이지만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또한, 한국 음식 (기내식으로 묵밥이 제공되었다.)을 맛보며 갈 수 있었다.
그림 2. 보스턴으로 떠나기 전 인천 공항에서 찍은 사진들
그런데!! 약 13시간의 비행을 거쳐 보스턴 공항인 Boston logan international airport 도착한 직후 필자는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을 직면하게 되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