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랩을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그곳이 정말 외국 같은가? 였다. 미국의 대학 연구실에도 많은 한국인 교수님들이 계시는데, 나는 어려서부터 외국 생활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정말 그런 분위기를 느꼈으면 했고, PI도 외국인이었으면 했다. 또 랩 멤버들 중에 한국인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소수였으면 했는데, 현재 멤버들부터 Alumni까지 아무도 한국인이 없다. 어차피 외국 생활을 할 거면 가장 어려운 상황에 나를 몰아넣고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또 랩에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랩 멤버들이 좋은 사람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들어가기 전에 미리 알 수는 없지만 내가 가려는 랩은 PI부터가 정말 친절하셨고 외국인으로서 언어의 한계가 있는 점을 잘 이해해 주시고 앞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 분이셨다. 그러면서 연구에도 열정적이시고 능력도 출중하시고, 랩 모토 중 하나가 Be kind일 정도로 랩 멤버들에게 서로 친절하게 대할 것을 강조하시는 분이시다. 물론 사람 사는 곳에 이상한 사람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서로에게 친절하게 대하자고 랩 모토를 정해 둔 이상 서로 나쁘게는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나는 펀딩을 특별히 고려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박사님들이 랩의 펀딩 상황 (e.g. NIH grant) 등을 고려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요즘 펀딩을 받아서 와야만 받아주겠다고 하는 랩도 있다고 하니 충분히 따져보아야 할 부분인 것 같다. 다행히도 나는 그렇지는 않은 것을 보니 상황이 괜찮은 것으로 사료된다. 그렇지만 와서 Fellowship을 준비하고 지원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주변에 나와 비슷하게 오신 다른 박사님들도 대부분 오고 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먼저 교내 Fellowship부터 도전하는 것을 보았다.
또 다른 것으로는 랩의 규모, 그리고 멤버 수이다. 흔히 말하는 빅가이 랩은 PI와 내 연구에 대해 디스커션 할 기회가 많지 않고, 혼자서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는 것에 익숙하고 재미있는 분들이 가는 것이 좋다고 들었다. 또한 그런 랩은 멤버 수도 많다 보니 치열한 경쟁 속에 놓이게 되고, 심한 곳은 서로 항체도 빌려주지 않고 각자 쓸 만큼 각박한 곳도 있다고 했다. 나는 대학원 시절 랩의 규모가 조금 작아서 그것보다는 컸으면 했지만 그렇다고 빅가이 랩을 가고 싶지는 않았다. PI와 자주 소통을 할 수 있고, 랩 멤버 수도 어느 정도는 있지만 많진 않은 곳을 갔으면 했다.
연구와 관련해서는 박사 과정일 때 했던 내용과 비슷하지만 똑같지는 않고 새로운 요소가 있었으면 했는데, 박사 과정 때는 비알코올성 지방간(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의 발병 기전에서 후성 유전학적 조절(Epigenetic regulation)에 관한 연구를 했었는데, 포닥 때는 당뇨병(Diabetes)을 유발하는 여러 유전학적 요소(Genetic factors)에 대해 연구하는 랩에 가게 되었다. 또한 실험만 하는 Wet lab에 있다가 Wet & Dry lab으로 가게 되어 Informatics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최근에는 Computational analysis data로 논문들이 채워지고 있어서 Bioinformatics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상황이고, 나도 역시 겪었지만 다른 랩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해결하면 아무래도 시간이 지체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기 때문에 랩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으면 상당히 큰 장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고려한 점이 있다면 미국의 경우엔 동부와 서부가 연구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고 한다. 들은 바로는 동부의 경우엔 조금 더 경쟁이 치열한 느낌이라면 서부는 덜하다고 한다. 연구 분위기도 고려할 사항이지만 나 같은 경우엔 좋은 날씨와 파란 하늘이 있고 여유로운 분위기의 캘리포니아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물가가 비싸고 생활비가 많이 든다는 것은 충분히 고민할 만한 사항이었다. 지내면서 팔로알토에서의 생활 물가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느껴진다.
들었던 혹은 생각나는 랩 고를 때 고려한 사항은 이 정도이다. 시작하면 최소 몇 년은 지내야 하는 만큼 나의 성향, 성격, 원하는 지역, 그곳의 생활 물가, 랩 분위기와 규모 등을 잘 고려해서 미국 등 해외로 포닥을 나가고 싶지만 아직 고민 중인 많은 대학원생 분들이 좋은 결정을 하게 되시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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