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유럽 석사 후 해외 취업 도전기] 빵으로 미소를 개발한다고? 덴마크 공대 DTU의 푸드 이노베이션 코스 2탄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는 제가 어떻게 이 수업에 조인하게 되었고, 또 어떻게 이 수많은 기업들이랑 미팅을 잡게 되었는지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소개해 드린 코지 코펜하겐 외에 다른 기업들과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는지 말씀드리고 추후에 어떻게 빵으로 미소를 만들었는지 차차 소개해 드릴게요.
Miro
그에 앞서 저희 팀이 어떻게 미팅 스케줄을 잡고 서로 역할을 분담했는지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자면 유럽이 다 그러는지 아니면 우리 학교가 특히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Miro라는 프로그램을 많이 사용합니다. 누구나 무료로 사용 가능한 플랫폼인데요. 마치 아이패드의 굿노트나 프로크리에이트 그리고 노션을 한 자리에 모아 노트북으로 다루는 느낌이랄까요? 이렇게 일정 계획도 세울 수 있었고, 그림과 사진은 물론 자유로운 메모장으로 활용하기에 아주 좋은 노트입니다. 저는 덴마크에서 이걸 처음 보기도 했고 처음 사용해 봤는데 대부분의 수업과 프로젝트, 워크샵들이 다 이걸 사용해서 노트를 공유하는 형태였습니다. 지금은 아주 유용하게 저도 사용하고 있답니다! 유럽으로 공부하러 가시는 분들이 미리 알고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아 잠시 설명드렸습니다.
[HART Bakery 하트 베이커리]

이렇게 각자 기업에 컨택할 사람과 날짜를 지정해서 미팅을 잡았고 대부분의 회사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 전부 다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저희에게 코지를 제공해 준 코지 코펜하겐과 사워도우를 제공해 주는 하트 베이커리 미팅은 참 중요했습니다. 덴마크의 대부분 기업도 나라의 정세에 맞게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다들 저희의 프로젝트를 흥미롭게 들어주시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셨습니다. 특히나 학생이라고 하면 더 잘 도와주려고 하시는 것 같아요. 하트 베이커리는 품질 좋은 빵을 만들어 팔기로 유명한 덴마크의 대표 프리미엄 베이커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미 당일 폐기되는 빵으로 파스타면을 만들어서 Wasted라는 브랜드로 팔고 있을 정도로 Sustainability에 진심인 곳입니다. 심지어 전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덴마크의 노마 레스토랑과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또 우리 프로젝트가 연계될 가능성이 있다며 노마 프로젝트에 연락해 보라며 연락처까지 전해주셨습니다.
하트 베이커리는 당일 생산 당일 폐기를 원칙으로 하는 베이커리인 만큼 다음날 아침 7~8시 사이에 각 체인에서 전날 폐기된 빵을 수거해서 본사로 데려온다고 합니다. 그렇게 모인 빵들은 Wasted로 보내지고 그리고 남은 빵들은 저희에게 무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사워도우는 수분이 많이 없는 빵이기 때문에 하루가 지나면 딱딱한 빵이 되어서 저희가 코지를 접종해 발효시키기에 적합할지가 의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해봐야 아는 것이므로 실험이 진행되는 날 아침에 픽업을 하기로 약속하고 미팅을 마쳤습니다.
[스포라 Spora]
스포라는 덴마크의 식품기업으로 푸드 웨이스트를 이용한 혁신적인 업사이클링 식품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폐기되는 사워도우를 발효시켜 미소를 만들겠다는 저희에게 많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미팅을 제안했습니다. 많은 기업과 학교들과 이미 콜라보레이션을 많이 하고 있어서 흔쾌히 저희의 제안을 받아주셨습니다. 미팅은 연구원 두 분과 우리 팀 세 명의 멤버들과 진행했습니다. 신기하게도 Spora는 Hart bakery와 Noma Project가 모두 도보로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가까운 곳에 모여 있었습니다. 규모는 작아 보였지만 세련되고 널찍한 오피스에 큰 개가 돌아다니고 있었고, 열정이 가득한 연구원들로 모인 스타트업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저희의 프로젝트를 흥미롭게 들어주셨고, 발효를 해서 미소의 맛을 구현해 낼 재료를 신중하게 조언하고 제안해 주셨습니다. 저희는 Rapeseed Cake(유채박), Brewer's Spent Grain, BSG(맥주박), Yellow bean(메주콩)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씀드렸고, 그중에서 BSG는 수분이 많아 곰팡이가 번식하기 너무 좋은 환경이라 사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생산된 당일 바로 실험하거나 소분해서 얼려두어 사용할 것을 권장해 주셨습니다. 스포라는 자체적으로 미소를 개발하고 계시기도 했고, 같은 수업의 다른 팀 서포트 기업이기도 해서 우리 팀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실 수는 없었지만, Rapeseed cake는 무료로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하셔서 그 자리에서 받아올 수 있었습니다.
[Carlsberg Research Laboratory 칼스버그 연구소]
제가 칼스버그 본사 연구소에 와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해봤는데, 학교 수업 덕분에 이런 호사를 누려봅니다. 덴마크는 특히나 학생들에게 관대한 것 같습니다. 어떤 직급이든 상관없이 학생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질문을 하면 어떻게든지 도와주는 분위기입니다. 칼스버그는 특히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덴마크 맥주 기업으로서 연락을 어떻게 취해야 하나 싶었는데, 신기하게도 코펜하겐에 있는 한국어-덴마크어 언어교환 모임에서 만난 한국분이 칼스버그에서 일하고 계신 분이 있어서 그분을 통해 연락처를 얻고 이메일을 직접 보내보았는데, 긍정적인 답변을 받고 제가 직접 Brewer's Spent Grain, BSG(맥주박)를 받으러 갔습니다.
저는 조금 일찍 도착해서 문 앞에서 연구원님이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랬더니 문 밖을 나오는 사람마다 누구 찾냐면서 내가 문 열어줄까? 하면서 친절하게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연구소에 초대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너무 따뜻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5분 후 오늘 만나기로 한 연구원님이 웃는 얼굴로 맞아주셨고, 정말 바쁘신 헤드 연구원이셔서 방금 막 나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맥주박을 5kg이나 제공해 주셨습니다. 사실 너무 무겁고 많이 사용할 것 같지는 않아서 2kg만 소분해서 가지고 나왔고, 맥주박을 사용해서 미소를 발효할 때 어떤 점을 조심하면 좋을지 그리고 칼스버그에서도 푸드 웨이스트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지 등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고 나왔습니다. 다녀온 후에는 오늘 감사했다고 이메일을 보냈고, 원한다면 줌으로 더 자세한 설명을 해줄 수 있으니 언제든 요청하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덴마크는 학생들에게 아주 관대하고 또 만약 일자리를 구하신다면 이런 식으로 직접 이메일을 보내서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나라이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 자세하게 적어보았습니다.
[Noma Project 노마 프로젝트]

제가 마지막으로 방문한 기업은 Noma Project라는 곳입니다. 노마는 전 세계에서 가장 탑인 덴마크의 레스토랑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이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데 제가 그곳의 연구소에 방문했다는 사실은 더 놀랍습니다. 덴마크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경험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말 영광스러운 날이었습니다. 사실 원래 미팅이 예정되어 있던 날 제가 약속 시간을 잘못 공지받는 바람에 아쉽게도 저는 미팅에 참여하지 못했었는데,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올 것 같지 않아서 이메일을 보내서 정중하게 다시 미팅을 잡아 주실 수 있냐고 부탁드렸고, 정말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흔쾌히 날짜를 잡아주셨습니다. 그래서 마침 셰프인 제 핀란드 친구가 덴마크에 놀러 오는 날이라 함께 방문했습니다.
핀란드 친구는 이렇게 유명한 곳에서 직접 연구원님께 업사이클링과 발효 식품에 대해 들을 수 있어서 정말 황홀한 경험이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저 또한 이렇게 덴마크에서 환경과 식품에 관심을 갖고 업사이클링 푸드를 개발하는 것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흥미로운 경험이었고, 저희 프로젝트인 사워도우로 미소를 만드는 것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노마에서 개발한 소스들을 직접 시식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주셔서 정말 영광스럽고 알찬 미팅이었습니다. 만약 저처럼 덴마크로 석사를 가신다면 제가 했던 것처럼 망설이지 말고 문을 두드려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덴마크에서는 그 누구도 문전박대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도 기업에서도 오픈도어 정책이 시행되고 있어서 직급에 상관없이 누구든 미팅을 요청하면 만나고 대화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로 사워도우를 어떻게 발효해서 미소를 개발했는지 스텝 바이 스텝으로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오늘 미팅 내용도 흥미롭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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