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emini 그림
위 그림 속 이 사람은 화가 난 걸까? 일에 몰두하고 있는 걸까?
내가 회사 일에 엄청나게 몰두하고 있을 때 그 모습을 본 사람이 내가 엄청 화가 나 있다고 착각을 한 적이 있다. 아마 위의 사진을 보면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은 일에 몰두하고 있는 표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은 무척 화가 났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똑같은 사물이나 표정을 보고 우리는 왜 다르게 느끼는 걸까? 각각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느끼는 걸까? 상대의 표정이 알 수 없어서 그런 걸까? 똑같은 사과를 보고 어떤 사람은 더 붉은 사과로 느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노란색이 도는 사과로 보기도 한다. 과연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실물 그대로 정확하게 보고 있는 걸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학창 시절 생물학 시간에 뇌를 생각하는 인체 기관으로 배웠다. 뇌는 이성적 사고의 원천이며, 감정을 통제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화한 지성의 정점이라고 믿어왔다. 신경과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의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은 뇌과학이 단순히 생물학적 지식을 전달이 아닌,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뇌는 생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한 것이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끊임없이 세상을 예측하고 구성해 내는 능동적인 창조자라고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을 통해 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기대했지만, 그 이상으로 단순한 과학 지식 습득뿐만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것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총 8개 목차로 되어 있다. 그중 처음 목차를 1강이 아닌 1/2강으로 시작하는 것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오래된 지식을 새로운 과학적으로 다시 설명하기 위해 1/2강을 넣어 설명하면서 본론으로 들어가려는 저자의 의도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1/2강은 뇌의 가장 중요 임무가 생각이 아니라 ‘알로스타시스(allostasis)’, 즉 신체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관리하여 생존을 도모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의 형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인간의 고차원적인 능력이라고 믿었던, 사고력, 감정 등은 몸을 잘 운영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발달한 능력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생각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생각하게 되는 존재라고 뇌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한 예로 우리가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시면 그 물이 실제로 혈류에 흡수되어 세포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는 물을 마시는 즉시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는데, 이것은 뇌가 과거의 경험을 통해 물을 마시면 수분이 공급된다는 인식하고 예측하여 미리 갈증 해소라는 감각적 보상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고 있다. 즉, 뇌가 단순히 자극에 반응하는 기관이 아니라 미래를 대비해 몸의 상태를 미리 조절하는 기관이고 감각, 감정, 행동을 통합하여 예측 시스템이고 현재의 경험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게 해 준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Gemini 그림
리사 펠드먼 배럿이 이야기하고 싶은 뇌 과학은 총 8개 부분으로 설명하고 있다. 뇌는 생각하는 기관이고, 본능적인 생존을 담당하고, 감정과 이성적 기능 역할을 한다고 배웠던 지식을 버리고 통합된 하나의 뇌를 설명하는 것은 나에게 가장 흥미롭게 다가왔다.
뇌는 눈, 코, 귀를 통해 들어오는 감각 데이터를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눈앞에 무엇을 미리 '예측'하고 그 예측된 정보를 바탕으로 현실을 해석한다. 우리는 같은 색의 사각형을 보더라도 그것이 놓인 위치나 주변의 빛의 세기에 따라 전혀 다른 색으로 인식한다. 이는 뇌가 빛의 방향과 그림자의 존재를 파악하여, "이 물체는 그림자 속에 있으니 실제로는 더 밝을 것이다"라는 예측을 수행하고 우리에게 보정된 색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본다'라고 믿는 것은 망막에 맺힌 상이 아니라, 뇌가 과거의 데이터와 현재의 맥락을 조합해 만들어낸 '가설'이자 '해석'인 셈이라는 것이다. 결국 보이는 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막연했던 나의 생각이 생각났다. 그러면 보이는 것이 완전한 현실이 아니라면 우리는 우리 눈으로 진짜 현실을 볼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 아마 이러한 부분들도 뇌과학자들이 설명해 주고 이야기해 주고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되어진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은 뇌과학적으로 볼 때 완벽한 사실이었다.
뇌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해석하고, 내가 인식하기도 전에 이미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뇌는 왜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예측하는 것일까? 그것은 생존의 효율성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효율적인 예측 시스템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고 예측이 빗나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비극적인 사례로 한 군인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긴장 상태에 놓인 군인은 지나가는 민간인을 보았을 때, 실수로 그가 총을 든 게릴라라고 착각한다. 이 비극은 군인의 시력이 나빠서가 아니었다. 그의 뇌가 극도의 긴장 상태와 과거의 위협적인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 상황에서는 적이 나타날 것이다"라는 강력한 예측 모델을 세웠기 때문이다. 뇌는 불완전한 시각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이를 가장 가능성 큰 예측인 '위험한 게릴라'로 해석해 버린 것이다. 우리는 타인의 행동이나 사회적 현상을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자신의 과거 경험과 현재의 감정 상태라는 필터를 통해 왜곡된 해석을 내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오해와 착각이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뇌가 작동하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인 '예측의 오류'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자신의 판단을 맹신하지 말고, 항상 내가 틀릴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는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할 수 있다.
나는 발표를 하거나 시험 바로 직전에 많이 긴장하고 중요한 발표일 경우에는 심장이 두근거림과 등에서 땀이 나는 경험을 한 적이 많다. 난 이러한 증상을 나의 약점이라 생각했으나, 이 책에서는 그러한 긴장은 뇌가 다가올 도전에 대비해 준비하는 것으로 지극히 정상적이고 효율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곧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 올 거야”라고 예측하면서 심박수를 높이고 산소와 포도당을 근육과 뇌를 보낸다고 하니, 참 놀라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발표전 불안감이 생겼을 때 나의 뇌가 미래를 준비 중이고 준비된 에너지가 활발히 발산되고 있다는 것으로 재해석하게 되니 참 흥미롭다는 생각이 든다. 뇌과학을 안다는 것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뇌가 경험 데이터를 통해 예측한다면 과연, 인간은 자유 의지가 있는 것일까? 데이터를 통해 몸이 반응한다면 기계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생기게 되는데 이 책에서 인간은 과거 데이터와 경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선택을 통해 미래의 예측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뇌는 가소성(plasticity)을 가지고 있어 오늘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저장한다. 오늘의 새로운 경험이 내일의 예측이 되고 그 예측이 다시 미래의 행동을 이끄는 선순환을 만든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람은 매일 더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과거 선택으로부터 배우며, 뇌의 예측 모델을 지속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 의지의 의미이고 우리가 우리 삶에 대해 가져야 할 책임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뇌가 만들어 낸 현실 속에서 살지만, 동시에 그 현실을 만들어 가는 주체이다.
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통해 뇌에 대한 지식을 넘어 삶을 살아가는 태도 변화의 힘을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알 수 있게 되었다. 단순한 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지식을 넘어 뇌를 통한 인간의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증명을 설명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이 책을 통해 뇌가 단순히 생각을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라 생존과 삶의 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자신에 대해 생각해 봐’라는 생각보다 ‘자신을 더 이해해 봐’라는 메시지가 들리는 듯하다. 새로운 경험이 뇌의 예측을 바꾸고, 그 변화가 곧 나의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희망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