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보스턴 공항에 도착하기 직전에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
“교수님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떡하지…” 보스턴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생긴 걱정이었다.
보스턴에 도착하기 몇 주전… 연수를 하게 될 연구실의 지도 교수님께서는 감사하게도 개인 연락처를 알려주시며, 공항으로 직접 픽업을 와 주시기로 했다 그런데 보스턴 공항에 도착하고 입국 심사를 받고 나가야 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공항 와이파이도 잘 잡히지 않아, 밖에서 기다리고 계신 교수님께 연락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걱정을 한 들 눈앞에 있던 줄은 줄어들 생각을 안하고 시간은 계속 가고 있었다. 어찌어찌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밖으로 달려 나가자마자 와이파이를 잡고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고 다행히 교수님은 밖에서 아직 기다리고 계셨다. 교수님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교수님 차를 타고 먼저 2달 동안 잠시 지내게 될 아파트에 가게 되었다. 아파트에 짐을 놔두고, 교수님께서는 바로 연구실로 가자고 제안하셔서 적지 않게 당황하긴 했지만 (13시간 비행기를 타고난 직후라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빌딩 내에서 연구실을 찾아가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이렇게 미리 위치를 알아놓지 않았더라면 처음에 찾아가기가 힘들었겠다 싶었다.
연구실에 도착하고 박사님들 (필자가 연수를 진행했던 연구실에는 대학원생이 없고 포닥들로만 이루어진 연구실이었다.)과 인사를 나누고 연구실 구경을 하였다. 필자가 학위를 하던 한국 연구실과 달리, 한 개의 큰 실험실을 2-3개의 연구실들이 나눠서 사용하는 구조였고, 칸막이로 실험 공간과 오피스 공간이 나눠져 있었다. 또한, 실험실에 있어서는 특히 인상 깊었던 점들이 여러 개 있었다. 예를 들어, 다학제 간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는 연구실이어서 그런지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실험 기구들이 있었다 (미생물을 배양하는 혐기 챔버같이 신기한(?) 장비가 있었다). 또한, 동물 실험을 위한 공간이 실험실 바로 옆에 존재했고, 무엇보다 연구실 인원수에 비해 실험 테이블이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연구자가 개인별로 하나씩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였던 점이 무척 편리해 보였다. 이후, 연구실 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서 돌아가게 되었는데, 가면서 보게 된 보스턴의 이국적인 건물들과 지나다니는 사람들로부터 들리는 영어가 내가 미국에 왔다라는 사실을 실감 나게 해 주었다 (그림 2). 집에 도착하고 아파트에 사는 룸메이트들과 인사를 나누고 비행으로 인한 피로 때문에 조금 낮잠을 잔 다음, 저녁에는 마트에 가서 생필품들을 구매하며 보스턴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하였다.
그림 2. 집으로 걸어가면서 본 보스턴 길거리의 풍경
공식적인 연구실 첫 출근이 도착한 날 기준으로 그다음 주이기도 하였고, 마침 그다음 주 월요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로 인해 쉬는 날이었어 서 본격적인 연구실에서의 연수 시작 전 미국 생활 준비 (계좌 만들기 등) 보스턴을 구경할 여유가 있었다. 미국 생활에 있어서 필수적인 미국 은행 계좌의 경우 막연히 생각했던 것 보다는 굉장히 수월하였는데, 집 근처에 있는 은행 (예: bank of America)에 오프라인으로 방문에서 직원에게 얘기하니, 금방 계좌를 만들 수 있었다. 계좌를 만들고, 발급받은 카드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걸 핑계로 근처에 있었던 보스턴의 유명한 거리 중 하나인 뉴버리 스트리트에 가서 커피 한잔을 마셨다. 이후, 연수 시작 전 대학원생의 열정으로 논문을 좀 읽고자 하였는데, 이왕 논문을 읽는 거 보스턴에 오면 들러야 할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이기도 한 공공도서관 (Boston public library)에 가서 읽고자 하였다 (그림 3). 도서관 안의 공간에 들어가 보니, 마치 해리포터에 나올 법한 분위기의 방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에 앉아 있으니 신기한 마음도 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방문객들도 많아 집중은 잘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논문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림 3. Boston public library
본격적인 미국 생활을 준비하느라 이것저것 처리하다 보니 어느덧 출근 하루 전이되었다. 마침 독립기념일에는 불꽃놀이를 크게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출근 전날 밤은 그 불꽃놀이를 구경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림 4).
그림 4. 독립기념일 기념 불꽃놀이
본격적인 연구실 첫 출근 날! 아직 까지는 시차 적응이 잘 안 돼서 그런지 일어나 보니 새벽 5-6시 정도였다.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연구실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었지만, 간단히 아침을 먹고 무작정 연구실로 향하였다. 첫 출근 날에는 박사님들로부터 연구실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들을 수 있었고, 또 onboarding을 위한 여러 절차와 함께, 실험에 들어가기 앞서 사전에 완료해야할 많은 온라인 트레이닝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과 조금 다르게 이러한 트레이닝들의 종류가 많고 매우 필수적인 것 같았다). 특히, 나와 다른 분야의 박사님들이 알려 주는 연구에 대한 소개는 대학원생이었던 입장에서 들으니 새삼 정말 멋있어 보였다. 점심은 연구실이 있는 건물에 카페테리아에서 먹게 되었는데, 아래 그림 5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피자와 함께 나름 샐러드를 먹었다 (병원 내 직원 및 연구자들을 위한 카페테리아이지만 생각보다 비싼 가격 때문에, 이걸 이 돈 주고 먹어야 한다니..!라는 생각과 함께 한국 학교 앞에 있던 저렴한 가격의 여러 식당들이 떠올랐다.).
그림 5. 카페테리아에서 먹은 점심
여러모로 정신없는 첫날을 보내고 퇴근하려던 시점에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연구실에서는 저널 클럽과 랩미팅 발표가 정기적으로 있는데, 바로 다음 주가 내 차례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자마자 그 주말에 계획해 두었던 보스턴 관광 일정 (?)은 바로 취소했다. 랩미팅 발표는 한국에서 진행했던 연구 내용을 발표하면 된다는 조언을 들어 그나마 괜찮았지만, 문제는 저널 클럽이었다. 대학원생 혼자 박사님과 교수님들 앞에서, 그것도 영어로 발표해야 한다는 사실이 큰 부담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할 틈도 없이 서둘러 논문을 찾고 발표 준비에 몰두하게 되었다. 이 첫 발표를 준비하며, 어느 정도 수준의 논문을 어떻게 발표해야 할지 참 많은 고민을 하였던 것 같다. 그런 혼란과 걱정 속에서 연구실 출근 첫 주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3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