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기세포 유사 재생세포 만들어 재생 가능한 상태로 전환
노화를 되돌리는 유전자를 활용해 손상된 간세포를, 줄기세포 이식 없이 몸속에서 재생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서울대 약학대학 차혁진 교수, 연세대 조승우·홍승희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19 백신에 쓰인 mRNA-LNP* 기술을 활용해 야마나카 인자(OSKM)**를 간에 일시적으로 전달하고, 성숙한 간세포를 줄기세포와 유사한 재생 상태로 되돌려 손상된 간의 회복을 촉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 mRNA-LNP(지질 나노입자): 유전 정보를 담은 mRNA를 지방 성분의 미세한 입자에 싸서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기술.
** 야마나카 인자(OSKM): OCT4, SOX2, KLF4, c-MYC 네 가지 단백질을 통칭한다. 성숙한 세포의 운명을 되돌릴 수 있는 강력한 리프로그래밍 인자로,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2006년 발견해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와 한국연구재단·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의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메디신(Cell Reports Medicine)'에 10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간세포가 급격히 파괴되는 급성 간부전은 간 이식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지만 공여 장기 부족 등 높은 장벽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줄기세포 이식의 경우 면역 거부 반응과 종양 발생 위험, 복잡한 제조 과정 등이 한계였다. 최근에는 ‘노화 역전 유전자’로 주목받는 야마나카 인자를 짧은 시간만 작동시켜, 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하지 않고 재생 능력만 일시적으로 되살리는 부분 리프로그래밍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야마나카 인자를 온몸에서 장기간 발현시키면 종양 등 안전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필요한 장기에만 짧은 시간 동안 전달하는 정밀한 기술 개발이 과제였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 제조에 쓰인 mRNA-LNP(지질 나노입자) 기술을 이용해, 야마나카 인자를 담은 mRNA를 간세포에 일시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나노입자(LNP)는 정맥 주사 한 번으로 mRNA 발현의 대부분을 간에 집중시켰다. mRNA는 세포 안에 들어가 야마나카 인자를 만들어 내다가 약 12시간 안에 자연적으로 분해되므로 발현 기간이 일시적으로 제한된다. 야마나카 인자가 간에서 일시적으로 발현되자 성숙한 간세포가 줄기세포와 유사한 ‘간 전구세포’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했다. 발현을 중단하면 세포는 다시 성숙한 간세포의 특성을 회복해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이고 가역적 반응임이 입증됐다. 단일세포 분석 결과, 이렇게 만들어진 간 전구세포 일부가 실제 간이 손상됐을 때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재생성 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지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급성 간손상 동물모델에 야마나카 인자를 담은 mRNA를 단 한 차례 투여한 결과, 생존율이 향상되고 간 괴사와 세포 사멸이 감소했으며 간 기능 회복도 촉진됐다.
차혁진 교수는 “OSKM은 흔히 노화 역전 기술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성숙한 간세포를 일시적으로 재생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는 데 활용했다”며, “궁극적으로는 필요한 장기에서 환자 자신의 세포를 재생세포로 일시적으로 전환시키는 치료 전략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논문명:
Enhanced liver regeneration via targeted mRNA delivery for partial in vivo reprogramming주요내용 설명
1. 연구의 필요성
야마나카 인자(OSKM)는 성숙한 세포의 운명을 되돌릴 수 있는 강력한 리프로그래밍 인자이나, 장기간 또는 전신에서 발현될 경우 종양 발생 등의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하지 않고 짧게 작동시키는 부분 리프로그래밍(partial reprogramming) 기술이 노화 역전과 조직 재생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신적인 리프로그래밍의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장기에 필요한 시간 동안만 유전자를 일시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안전하고 표적화된 기술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2. 연구내용
연구진은 코로나19 백신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mRNA-LNP 기술을 이용해 야마나카 인자(OSKM)를 간에 일시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개발된 LNP를 통해 mRNA 발현의 대부분을 간에 집중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OSKM을 간에서 일시적으로 발현시키자, 성숙한 간세포가 줄기세포와 유사한 간 전구세포(liver progenitor-like cells, LPLCs)로 전환되었으며, 발현 중단 시 다시 본래 특성을 회복하는 가역적 변화임을 확인했다. 단일세포 분석 결과, 이렇게 만들어진 세포 일부가 실제 간 손상 시 자연적으로 나타나는 재생성 간 전구세포와 유사한 특성을 가짐을 규명했다. 급성 간손상 동물모델에 OSKM mRNA-LNP를 한 차례 투여한 결과, 간 재생세포 형성과 간세포 증식이 증가하여 생존율 향상 및 간 기능 회복이 촉진됨을 입증했다. 특히 투여 60일 후 관찰에서도 종양 발생이나 유의한 간 섬유화가 확인되지 않아 높은 안전성을 보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노화 역전 기술을 활용해 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하는 대신, 성숙한 세포를 일시적으로 재생 가능한 상태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장기 표적 방식인 mRNA-LNP 전달 기술을 통해 향후 외부에서 줄기세포를 만들어 이식할 필요 없이, 손상된 장기에서 환자 자신의 세포를 직접 재생세포로 전환시키는 혁신적인 치료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아체세포 기반의 생체 내 부분 리프로그래밍 기술이 안전성 문제를 극복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장기의 재생치료 기술을 실제 임상 치료제로 발전시키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mRNA-LNP를 통한 성숙한 간세포의 일시적 재생 가능 상태 유도 [그림=서울대]① 야마나카 인자(OSKM: Oct4, Sox2, Klf4, cMyc)를 도입하여 성숙한 상태의 정상 간세포 운명을 되돌림으로써, 재생 능력을 갖춘 간 전구세포(LPLC)와 같은 재생 유사 간세포로 전환시킴. ② 간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mRNA 나노입자(mRNA-LNP) 기술을 활용하여, 정맥 주사를 통해 야마나카 인자를 생체 내 간 장기에 직접 표적 전달함. ③ 급성 간부전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간 손상 지표(AST/ALT)가 감소하고 간세포 증식이 증가하여 결과적으로 생존율이 향상되는 등 손상된 간의 회복이 촉진됨. 종양 발생과 같은 유의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아, 향후 안전하고 효율적인 생체 내 재생치료 전략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