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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배경 신속항원키트’ 세계 최초 개발

Bio통신원(GIST)

등록2025.05.09
조회881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고등광기술연구원 김기현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신속항원키트의 민감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검은 배경 기반 신속항원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밤하늘에서 별을 관측하는 원리를 진단키트에 응용한 혁신적인 접근으로, 기존 키트의 낮은 민감도와 위음성* 발생 문제를 극복하며 PCR* 수준에 근접한 성능을 구현했다.

* 위음성(false negative): 실제로 질병이나 표적 물질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는 오류로, 감염병 진단에서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

*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특정 DNA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증폭할 수 있는 기술로, 적은 양의 유전자 정보를 기하급수적으로 증폭하여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높은 민감도와 정확도로 소량의 시료로도 유전자의 존재 여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가의 장비와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고, 시간과 비용이 PCR 자체를 기반으로 하는 다른 방법보다 많이 소요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오염에 매우 민감하여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이보빈 박사, 김기현 선임연구원

신속항원키트는 코로나19 또는 임신 진단 등에 널리 활용되며, 간편하고 빠르게 현장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감염병 고위험군의 조기 선별에 유용하다. 그러나 항원의 농도가 낮을 경우 신호가 희미하게 나타나 위음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정확한 감염 진단에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신속항원키트는 PCR 검사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완적 수단으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진단 정확도 측면에서는 신뢰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신속항원진단 기술은 정밀도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임신 진단 등에 주로 활용되었고, 높은 정확도가 필수적인 감염병 진단 분야에서는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진단키트의 배경을 검은색으로 설계하는 구조적 개선을 도입했다. 기존 키트는 흰색 배경에서 금 나노입자*가 만드는 붉은색 흡광 신호*를 눈으로 관찰하는 방식인데, 흰 배경에서 반사광과 산란광이 강하게 발생해 미세한 신호가 잘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밤하늘의 별이 낮에는 잘 안 보이지만, 밤에는 선명히 보인다’는 자연 현상에서 착안해 불필요한 빛의 반사를 줄이는 검은 배경을 적용했다. 그 결과, 금 나노입자의 신호가 훨씬 더 또렷하게 관측되었으며, 극미량의 바이러스 검출도 가능해졌다.

* 금 나노입자: 크기가 수십 나노미터(nm)에 불과한 미세한 금 입자로, 빛을 받을 때 고유한 색을 띠는 특성이 있어 진단용 표시물질로 자주 사용된다.

* 흡광 신호: 물질이 특정 빛을 흡수하여 색이 변하는 현상으로, 물질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김기현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신속항원키트의 장점인 간편함은 유지하면서도 민감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기존 방식으로는 검출이 어려웠던 극미량의 바이러스까지 포착할 수 있게 됐다”며, “감염병을 비롯한 다양한 임상 및 공공보건 분야에서 신속항원키트가 PCR에 준하는 수준의 정확도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김기현 선임연구원이 지도하고 이보빈 박사후연구원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GIST 고등광기술연구원 기본연구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해외우수연구기관 협력허브 구축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2025년 4월 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게재됐다.

[그림1] 검은 배경에서 금 나노입자의 산란 신호를 포착하는 원리. 낮에는 햇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 별빛이 밤 하늘에서는 관측이 가능하듯, 금 나노입자의 미세 산란 신호도 배경 신호를 억제한다면 관측이 가능하다. [사진=GIST]

[그림2] (좌) 배경에 따른 신호세기 비교. 동일한 신호에서 단순 배경만 바뀌어도 300배 이상 관측이 잘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 검은 배경 기반의 신속항원진단 키트 구조. 기존의 신속항원진단 키트의 구조에서 크게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검은 배경의 도입으로 배경신호를 제거해 민감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사진=GIST]

1. 논문명, 저자정보
- 저널명 : Nature Communications (IF: 14.7 , 2023년 기준)
- 논문명 : Lateral flow immunoassay using plasmonic scattering
- 저자 정보 : 이보빈(제1저자, GIST), 박병호(공동저자, GIST), 김다은(공동저자, 전남대학교), 정채원(공동저자, GIST), 박준혁(공동저자, GIST), 박지호(공동저자, GIST), 이영은(공동저자, CNUH), 신명근(공동저자, CNUH), 김민곤(공동저자, GIST), 유난이(공동저자, GIST), 김준헌(공동저자, GIST), 김기현(교신저자, 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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