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은 신경·혈관단위체 연구그룹의 박형주 박사 연구팀이 뇌가 운동이나 절차 기억을 강화할 때 신경세포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 중에서 필요 없는 것을 성상교세포*가 선별적으로 제거하면서 진행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성상교세포(astrocyte) : ‘뇌의 조력자’로 불리는 교세포의 하나로, 별모양으로 생겨 성상교세포라고 부른다. 신경세포의 학습, 기억 기능 등을 돕는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는 폐달 밟는 것도 어색하고, 균형 잡기도 어려워 자주 비틀거리지만, 연습을 거듭 하다보면 몸이 자전거 타는 법을 익히게 되고, 몇 년이 지나도 잊지 않는다. 이러한 운동 기억도 일반 기억처럼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통해 뇌에 저장된다. 박형주 박사팀은 선행연구를 통해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위에서 성상교세포가 시냅스 연결을 조절해 기억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하지만, 성상교세포가 선택적으로 신경회로를 인식하여 조절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운동 학습과 절차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선조체(striatum)’를 주목해, 이곳에 있는 성상교세포가 뇌의 가장 바깥층인 피질에서 선조체로 연결되는 신경회로만 선택적으로 제거해 기억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즉,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 반복 연습을 통해 필요 없는 시냅스 연결이 제거되고 중요한 신경회로가 강화되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이 때 성상교세포가 불필요한 시냅스를 제거하는 ‘포식작용(phagocytosis)’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성상교세포의 포식작용을 방해한 동물모델을 활용하여, 성상교세포가 성체 뇌의 선조체 영역에서 불필요한 시냅스를 제거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선조체 내 성상교세포는 성체 해마에서와 마찬가지로 흥분성 시냅스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한다는 사실도 발견하였다.
선조체는 피질, 시상(thalamus)과 같은 뇌의 다양한 영역들과 신경회로망을 구성하지만, 성상교세포의 포식작용은 대뇌피질에서 선조체로 연결되는 신경회로(피질-선조체 회로)의 시냅스 중에서 필요 없는 것만 골라 제거하였다. 선조체 내 성상교세포의 포식작용을 방해할 경우 비정상적인 피질-선조체 시냅스들이 늘어났으며, 결과적으로 피질-선조체 신경회로망의 가소성이 사라지고 운동 학습 속도가 저하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연구팀은 향후 성상교세포가 어떻게 특정 신경회로망을 인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자메커니즘을 밝히고, 이를 활용한 인지기능 치료 기술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교신저자인 박형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성상교세포가 특정 신경회로를 선택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정상적인 학습과 기억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에 발견한 신경회로 기전을 활용하면 운동능력과 관련된 인지기능 저하를 회복하고 노화 및 헌틴텅병 등의 치료에 활요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뇌연구원 김지영 박사후 연수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7)’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 (저 자) 김지영(제1저자), 김혜연, 정원석, 박형주(교신저자)
1. 연구 배경
◦뇌 신경회로의 항상성 유지 및 가소성에는 시냅스가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제거되는 과정이 필수적
◦특히 뇌의 대표적인 교세포인 성상교세포 (astrocyte)는 불필요한 시냅스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포식작용(phagocytosis)을 수행
◦성상교세포에 의한 불필요한 시냅스 제거 기전은 성체 뇌의 해마 내 시냅스 연결 재구성과 기억 형성 조절에 필수적 역할을 수행 한다는 사실을 본 연구팀에 의해 규명되어 2021년 Nature지에 발표된 바 있음
◦하지만 뇌 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신경회로가 존재하는데, 성상교세포가 모든 신경회로를 인식하여 조절하는지 아니면 특정 신경회로만을 선택적으로 인식하여 조절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음
◦따라서, 본 연구는 성상교세포가 성체 뇌에서 특정 신경회로망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성상교세포에 의한 불필요한 시냅스 제거 기전이 신경회로의 항상성 및 가소성을 조절하여 정상적 인지 기능을 조절할 가능성을 탐색함
2. 연구 내용
◦박형주 박사 연구팀은 성상교세포 내 포식작용을 저해할 수 있는 동물 모델을 사용하여, 성체 선조체(striatum) 내 성상교세포가 불필요한 시냅스들을 포식작용을 통해 제거하고 있음을 발견
◦선조체 내 성상교세포는 성체 해마에서의 역할과 유사하게 억제성 시냅스가 아닌 흥분성 시냅스만을 선택적으로 조절한다는 것을 밝힘
◦선조체는 피질(cortex)과 시상(thalamus)과 같은 다양한 영역으로부터 유래하는 다중 흥분성 입력들과 시냅스를 맺고 있는데, 성상교세포 포식작용은 피질-선조체 (corticostriatal)간 시냅스만을 선택적으로 인식하여 제거하였음을 발견함
◦이는 성상교세포가 특정 신경회로들을 선택적으로 인식하고 조절함을 보여주는 최초의 발견
◦또한, 성체 성상교세포에 의한 피질-선조체 시냅스 조절은 피질-선조체 시냅스 가소성 및 이에 의해 조절되는 운동 기억 및 절차 기억 형성에 필수적임을 발견
◦이는 성상교세포들이 특정 신경회로들을 선택적으로 인식하고 조절함으로써 정상적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제시함
3. 연구 성과 및 기대효과
○ 본 연구결과를 통해 성상교세포 포식작용이 인지기능을 조절하는 다양한 성체 뇌 영역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함
○ 특히, 운동 학습과 신경 가소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조절 기전으로서, 성상교세포가 선조체와 같이 다양한 종류의 입력 신호를 받는 영역 내에서 특정 신경회로들을 선택적으로 인식하고 조절함으로써 정상적인 학습과 기억을 위한 시냅스 항상성 유지에 기여함을 밝힘
○ 또한 이번 연구 결과는 파킨슨병과 헌팅턴병 같은 선조체 관련 신경질환에 의한 인지 기능 저하의 새로운 원인으로서 성상교세포의 선택적 시냅스 조절 기전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제시
○ 향후 성상교세포의 선택적 시냅스 재구성 기전을 타겟으로 하는 인지 저하 회복 및 치료기술 개발 연구를 위한 기반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함
Requirement of astrocytic phagocytosis for corticostriatal synaptic plasticity
a. Schematic diagram showing the DAPS mouse model. b. Representative confocal images depicting excitatory synapse markers in the dorsal striatum of control and DAPS mice. AAV-infected astrocytes (EGFP), VGLUT1, VGLUT2, and Homer1 are shown. Yellow arrows (colocalization between VGLUT1 and Homer1) and white arrows (colocalization between VGLUT2 and Homer1) were provided. Scale bars = 10 μm. c-g. Summary of the particle densities of VGLUT1 (c), VGLUT2 (d), Homer1 (e), VGLUT1+Homer1 (k), and VGLUT2+ Homer1 (l). h. Left: Bar graphs depicting average potentiated optogenetic MC-DLS EPSPs 50~60 min after TBS. Right: average potentiated optogenetic PF/CL-DLS EPSPs 50~60 min after TBS. i. Schematic of the rotarod test. j. Latency to fall during rotarod task. k. Bar graphs depicting average latency to fall during rotarod learning. [사진=한국뇌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