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합성 미생물의 낮은 유전자 교정 효율을 극복하여 기존보다 10배 이상 향상 시킬 수 있는 유전자가위 기술 확보
-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극대화한 광합성 미생물 개발로 탄소저감 기술 실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
흔히 미세조류로 알려져 있는 광합성 미생물은 기후 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흡수하는 동시에 다양한 유용 물질을 생산할 수 있어 탄소 감축 기술의 핵심 플랫폼이자 지속 가능한 차세대 생물자원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전 세계의 기후 변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생태계에서 탄소 포집과 기후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광합성 미생물(미세조류)을 활용한 기술 개발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 이하 생명연) 세포공장연구센터 김희식 박사 연구팀은 크리스퍼 단백질의 핵내 정밀 유도를 통해 광합성 미생물의 유전자 교정 빈도를 10배 이상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하여 탄소감축 저감 기술 실현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광합성 미생물을 탄소감축에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전자가위로 정밀하게 유전자를 교정하여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기존의 크리스퍼 단백질 유전자가위 기술은 광합성 미생물의 핵 내부로 들어가기 어려워 유전자 교정기술에 있어 유전자가위의 활용도가 극히 낮아 광합성 미생물의 탄소감축 활용에 큰 장애로 작용하였다. 연구팀은 낮은 유전자가위 전달 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자연모방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자연계에는 일명 ‘유전자 편집자(gene editor)’라고 불리며, 특정 생물(숙주)에게 자신의 유전 정보를 자유롭게 전달할 수 있는 생물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아그로박테리움(Agrobacterium)이라는 토양 미생물이 있다.
연구팀은 아그로박테리움이 자신의 유전 정보를 핵 내부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NLS(nuclear localization signal; 핵위치 신호)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대표적인 유전자가위인 크리스퍼 Cas9 단백질에 NLS을 이식한 ‘DN Cas9’ 단백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새로 개발한 유전자 가위 ‘DN Cas9’은 광합성 미생물인 클라미도모나스 레인하티(Chlamydomonas reinhardtii)의 유전자 교정 실험에서 기존의 유전자가위 보다 정밀하게 핵 내부로 유도되어 단백질이 다량으로 축적되었으며, 유전자 교정 빈도 수치도 10배 이상 향상시켰다. 또한, 연구팀은 다른 광합성 미생물에도 해당 기술로 유전자 교정 빈도를 향상시키는데 성공하여 이번에 개발한 유전자 가위 단백질이 범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책임자인 김희식 박사는 “본 연구성과는 전 세계 최초로 유전자 교정 대상 생물의 핵 내부 물질 전달 원리를 활용하여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광합성 미생물의 낮은 유전자 교정 효율이라는 큰 장애물을 넘는데 필요한 핵심 기술로 광합성 미생물 기반 탄소저감 기술의 실현을 앞당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 연구배경
○ 산업 활동 증가에 따라 이산화탄소(CO2)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으로 지구 대기 중에 농축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심화되고 있는 기후 위기 현상은 인류를 위협하는 주요 리스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광합성 미생물은 광합성 능력을 바탕으로, 무한히 공급되는 태양광 에너지만을 이용하여 온실가스인 CO2를 에너지, 소재 등 다양한 유용물질로 전환할 수 있어 기후 위기의 심화를 막을 유망 탄소저감 기술 플랫폼이자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한 차세대 생물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 광합성 미생물 기반의 탄소저감 기술을 활용하여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CO2 배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전자가위를 이용한 정교한 유전자 교정 기술을 통해 CO2 감축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신규 광합성 미생물 개발이 필수적이다. 유전자가위가 유전자 교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유전자로의 물리적 접근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유전자가위의 경우 광합성 미생물의 유전자가 존재하는 핵(nucleus; 세포 내 유전자가 존재하는 세포 소기관으로, 핵막이라고 불리는 생물막으로 독립적이며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음) 내부로 유전자가위를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그 활용성이 극도로 제한되어 왔다.
□ 연구내용 및 연구성과의 의미
○ 연구팀은 유전자가위와 같은 단백질이 세포 핵 내부로 전달될 때 단백질에 부착된 아미노산 서열의 일종인 NLS(nuclear localization signal; 핵위치 신호)가 세포 내 수송 메커니즘과 관련된 임포틴 알파 단백질(Importin α) 의해 인식되면서 개시되는 것에 착안하여, 지금까지의 낮은 전달 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합성 생물만을 특이적으로 인식하여 해당 숙주의 핵 내부로 자신의 유전 정보와 단백질 등 다양한 생체 물질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그로박테리움(Agrobacterium; 토양 미생물의 일종) 내에 존재하는 VirD2 단백질에 주목하였다. VirD2 단백질은 생체 물질의 핵내 전달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조종사 단백질(pilot protein)의 하나로, 연구팀은 VirD2 단백질에 부착되어 있는 NLS를 대표적 유전자가위인 크리스퍼 Cas9 단백질의 N-말단에 유전공학적으로 이식하여 ‘DN Cas9’으로 명명된 신규 유전자가위를 개발하였다.
○ 연구팀은 모델 광합성 미생물인 클라미도모나스 레인하티(Chlamydomonas reinhardtii)를 대상으로 DN Cas9를 도입하여 기존의 일반 Cas9 단백질에 비해 DN Cas9이 핵 내부로 보다 정밀하게 유도되어 다량 축적되는 것을 공초점 형광 현미경을 통해 시각적으로 확인함은 물론, 자가용해소(gametolysin) 처리 기반의 세포벽 약화 기술이 융합된 유전자 교정 실험 결과를 통해 유전자 교정 빈도 또한 10배 이상 향상시키는데 성공하였다.
○ 한편, 기술의 확장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비모델·산업 광합성 미생물인 클로렐라 (Chlorella)에서도 동일한 유전자 교정 검증을 실시하였고, 실험 결과 기존 Cas9을 활용한 유전자 교정 실험군에서는 유의미한 교정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반해, DN Cas9을 활용한 유전자 교정 실험군에서는 모델 광합성 미생물 실험에서의 결과와 유사한 수준의 고빈도 유전자 교정이 발생함을 확인하였다.
○ 본 연구성과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 교정 대상 생물의 핵내 물질 전달 메커니즘을 정교하게 고려하여 설계된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현재까지 낮은 유전자 교정 효율로 인해 광합성 미생물 연구 및 상용화 분야에서 그 활용성이 극히 제한되어 왔던 유전자가위 기술의 주요 허들을 극복하는데 필요한 핵심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앞으로 광합성 미생물 기반 탄소저감 기술의 실현을 앞당기는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또한 동 성과는 유전자를 교정하고자 하는 타깃 생물에 특이화된 NLS를 활용한 유전자 교정 기술의 유용성과 범용성을 증명한 것으로 광합성 미생물 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군에 속한 다양한 생물들의 유전자 교정 효율을 증대시키는데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이 기술은 베이스 에디터(base editor; 염기 편집기) 등 다양한 신규 유전자가위 기술에도 널리 접목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어 향후 유전자 교정 기술 전반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지금까지 대부분의 유전자가위에서 관성적으로 활용되던 영장류 바이러스 유래 NLS(SV40TAg NLS)를 대체하여 핵 내부 생체 물질 정밀 유도 메커니즘과 관련된 자연모방기술을 활용하여 유전자 교정 타깃 생물(본 연구에서는 광합성 미생물을 활용하여 개념 증명)에 특이화된 유전자가위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음.
어디에 쓸 수 있나
1.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광합성 미생물의 CO2 저감 능력 극대화를 위한 유전자 교정에 활용 가능함.
2. 또한, 본 개념을 기반으로 유전자 교정 타깃 생물에 특이화된 NLS을 활용함으로써 다양한 생물종과 다양한 유전자가위의 유전자 교정 효율 향상에 범용적으로 활용 가능함.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본 기술은 광합성 생물의 유전자 교정 효율(유전자 교정 빈도로서)을 극대화한 원천 플랫폼 기술로 유전공학 회사의 의지를 통해 연구용 기술로 즉시 실용화 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됨. 다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 기술이 탄소중립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탄소저감 효율이 극대화된 광합성 생물 개발이 추가적으로 필요하지만, 탄소저감 기술 확보의 시급성과 현재 진행 중인 전세계적인 노력을 고려할 때, 이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됨.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본 연구에서는 속(genus)이 다른 광합성 미생물 2종에 대한 적용성 검증을 마쳤으나, 기술 저변의 확대를 위해 식물을 포함한 더욱 다양한 광합성 생물에 대한 범용성을 실제 검증할 필요가 있어 보이며, 나아가 본 유전자가위 원천 기술을 활용하여 생물학적 탄소저감 공정에 실제 적용 가능한 고속 CO2 고정 광합성 생물체 개발이 필요함.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본 연구팀을 포함, 국내외적으로 혁신적 유전자 교정 기술로서 유전자가위를 광합성 미생물 연구에 도입하고자 하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해왔으나, 이전까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지 못하였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전자가위 기반 초정밀 유전자 교정 기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매료되어 현재까지의 핵심 허들로 지적되었던 낮은 유전자 교정 효율이라는 허들 돌파를 위해 문제와 관련된 핵심 메커니즘에 주목한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음.
에피소드가 있다면
본 연구를 진행하면서 개발된 신규 Cas9 단백질의 핵 내부 전달 효율을 엄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층적 연구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였음. 이에 본 연구팀이 보유하지 못한 몇몇 연구 장비들을 사용하고자 단백질 시료의 활성 유지를 위한 많은 노력과 함께 전국 각지의 타 연구기관을 돌아다니면서 중요 데이터들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기억에 남음. 또한 각 연구기관에서 받았던 적극적 도움과 환대에 대하여 이 기회를 빌어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음.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본 연구성과를 활용하여 탄소중립 실현에 실용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우량 광합성 미생물을 빠른 시일 내에 개발하여 국가 탄소감축 목표 달성에 이바지하는 것이 목표임.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이번 연구에서는 생물종에 따라 특이적으로 발생하는 핵 내부 단백질 수송 메커니즘에 주목한 간단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정교한 실험 설계를 통해 짧은 시간에 유의미한 결과를 얻게 되었음. 신진연구자들 또한 본인들의 전문 분야와 관련된 핵심 메커니즘에 더욱 주목하는 방식의 문제 해결법을 고안하여 이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동시에 실제 공학적 활용 방안을 제시한다면 우수한 과학기술적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함.

그림 1. 핵위치 신호에 의해 매개되는 유전자가위의 핵 내부 전달 메커니즘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자가위와 같은 단백질의 핵 내부 전달은 NLS(nuclear localization signal)이라 불리는 핵위치 신호 아미노산 서열이 생물체 내 생체 물질 수송 메커니즘에 의해 인식됨으로써 시작되며 이는 관심 생체 분자의 핵내 유도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 과정임.
그림 2. 모델 광합성 미생물 클라미도모나스 레인하티(Chlamydomonas reinhardtii)에서 단백질의 핵 내 유도 메커니즘 규명을 위해 수행된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임포틴 알파(Importin α; Impα) 단백질과 NLS 간의 결합 예측 결과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Impα 단백질은 생물체 내에서 NLS를 인지하는 동시에 핵 내로 관심 단백질을 직접 수송하는 ‘조종사 단백질(pilot protein)’ 역할을 하는 핵 내부 물질 전달 메커니즘의 핵심 요소로, 현재까지 광합성 미생물 내에서 Impα 단백질의 구조나 결합 과정이 과학적으로 설명된 바 없었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의 개발하고자 했던 고성능 유전자가위의 개발 및 실제적 성능 규명에 앞서, 먼저 유전자 교정 타깃 생물체(본 연구에서는 광합성 미생물) 내에 존재하는 Impα 단백질의 특정과 NLS와의 결합 구조 분석을 수행하였음.
그림 3. 자연모방기술을 이용해 개발된 DN Cas9 유전자가위 단백질의 형광 염색 및 공초점 현미경의 활용을 통한 핵내 정밀 유도의 시각적·정량적 확인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그림 4. 세포막 약화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기존 Cas9 유전자가위 기술에 비하여 10배 이상의 정밀 유전자 교정 효율(유전자 교정 빈도로서 ) 증대 확인 [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