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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생명과학
뇌 기능 조절해 살뺀다
Bio통신원(한국연구재단)
시상하부 궁상핵 유전자 발현 조절하는 비만치료 후보 물질 발견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시상하부의 기능을 조절해 살을 빼는 새로운 비만치료 후보 물질에 대한 연구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디지스트(DGIST) 김은경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비만 치료 후보 물질로서 헥사메틸렌 비스아세타미드(이하 HMBA)*가 시상하부 신경펩티드의 발현을 조절해 대사를 개선할 수 있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 헥사메틸렌 비스아세타미드(hexamethylene bisacetamide): 비정상세포가 정상 세포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세포분화제 중 하나이다.
세계 제약 산업에서 비만 치료제는 식욕 억제제 기반 치료제 개발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기존 약물은 불안, 구토 등과 함께 중추신경계 교란 등 부작용으로 퇴출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를 기반으로 혈당을 낮추면서 체중감소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주사제라는 특성과 높은 가격 등이 접근성을 떨어뜨린다. 기존 비만 치료제의 불충분한 효능과 불확실한 안정성으로 인해 차세대 비만 치료 후보 물질의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은경 교수 연구팀은 식욕 조절, 에너지 소비 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시상하부 내 궁상핵의 기능에 주목했다. 시상하부 궁상핵에 존재하는 신경세포 내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티드*와 식욕을 억제하는 신경펩티드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을 비만 치료제 개발의 전략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약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올레오일에탄올아미드**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 약 2,500개 저분자화합물 중 항비만 효과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HMBA를 후보 물질로 선별했다. * 신경펩티드(Neuropeptide): 주로 신경 조직에서 생성되어 신경 전달 기능이나 호르몬의 기능을 발휘한다. ** 올레오일에탄올아미드(Oleoylethanolamide): 인체 내 소장에서 만들어지는 올레산의 천연 대사산물로 식욕, 체중 및 콜레스테롤의 자연 조절제이다.
고지방식이로 유도된 비만 마우스에 HMBA를 정맥이나 복강 또는 뇌 내실에 투여했을 때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티드가 감소하고, 반대로 식욕을 억제하는 신경펩티드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HMBA를 투여 받은 비만 마우스에서 식욕억제, 체내 지방량 감소, 갈색지방의 열 생산 증가,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한 체중감소, 당 대사와 인슐린 민감성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신경세포 내에서 HMBA와 결합하는 단백질을 새롭게 발견, 이들 단백질의 유전적 발현을 억제한 마우스 실험을 통해 HMBA의 대사 개선 효과에 필수적인 타겟 단백질을 밝혀냈다.
김은경 교수와 제1저자로 참여한 박석재 연구원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HMBA의 효능과 신경세포 내에서의 조절 기전을 규명해 비만과 당뇨 등의 치료 전략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EMBO Molecular Medicine’에 11월 20일 게재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DGIST 김은경 교수>
논문명
HMBA ameliorates obesity by MYH9- and ACTG1-dependent regulation of hypothalamic neuropeptides / EMBO Molecular Medicine
키워드
Hexamethylene bisacetamide(헥사메틸렌 비스아세타미드), Anti-obesity(항비만), Hypothalamic neuropeptides (시상하부 신경펩티드), MYH9(미오신9), ACTG1(감마액틴1)
DOI
10.15252/emmm.202318024
저 자
박석재 박사과정 (제 1 저자/DGIST, 현 DGIST 박사후연수연구원),오성준 박사과정 (공동저자/DGIST), 김나연 박사과정 (공동저자/DGIST), 김은경 교수(교신저자/DGIST)
1. 연구의 필요성
○ 전 세계적으로 비만에 의한 당뇨, 심혈관질환, 암, 뇌졸중 등의 대사질환의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 의학적 비용 또한 매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식욕 억제제 기반 비만 치료제 개발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중추신경계의 역할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기존에 개발되었던 비만 치료제는 지방 흡수를 억제하거나 신경 전달 물질을 조절하는 약물이 대부분이었으나 불안, 구토와 복통 등과 함께 중추신경계 교란 등 부작용을 초래해 비만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다.
○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인크레틴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를 기반으로 혈당 강하와 체중감소 효과를 보이는 비만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으나, 주사제라는 제형 특성과 높은 가격 등이 치료의 제약성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기존 치료제의 불충분한 효능과 불확실한 안정성으로 인해 차세대 비만 치료 후보 물질의 발굴과 작용 기전의 이해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 뇌 시상하부는 체내 에너지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역이며, 특히 시상하부내 궁상핵은 호르몬이나 영양 신호 등에 반응해 식욕, 에너지 소비, 당이나 지방 대사조절 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 시상하부 궁상핵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들 중 식욕을 촉진하고 에너지 소비를 감소시키는 신경펩티드인 NPY/AgRP와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POMC/CART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약물이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주요 치료 전략으로 대두되었다.
2. 연구내용
○ 본 연구에서는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oleoylethanolamide와 유사한 특징과 구조를 지닌 약 2,500개의 저분자화합물 중에서 항비만 효과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hexamethylene bisacetamide(HMBA)를 선별해 항비만 효능과 이의 대사조절 기전을 밝혔다.
○ 고지방식이로 유도된 비만 마우스에 HMBA를 정맥이나 복강 또는 뇌 내실에 투여 시 식욕 촉진 신경펩티드 NPY와 AgRP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었고, 식욕 억제 신경펩티드 POMC와 CART 유전자 발현이 증가함에 따라 식이 섭취량 감소, 체내 지방량 감소, 갈색지방의 열생산 증가,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해 체중이 감소하고 당대사와 인슐린 민감성 또한 개선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 또한, 대사체 분석 기법*을 사용해 HMBA를 주사 후 시상하부나 혈액 또는 시상하부 세포 내 HMBA의 잔존량과 대사량을 확인함으로써, HMBA의 2차 대사체들보다 HMBA가 시상하부 신경세포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제시했다.
* 대사체학 분석 기법 : 생물학적 시료에서 대사체를 추출한 가스 크로마토그래피나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등을 이용해 대사체의 질량을 분석하는 기법이다
○ 시상하부 신경세포에서 HMBA이 HEXIM1의 발현을 유도하며, HEXIM1이 식욕을 조절하는 신경펩티드 발현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화학 단백체학 분석 기법*을 이용하여 MYH9과 ACTG1 단백질이 HMBA와 결합함을 새롭게 발견했고, 단백질-리간드 도킹 모델**에서 이들의 단백질을 타겟으로 하는 약물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 화학 단백체학 분석 기법 : 단백질과 소분자 간의 상호작용을 식별하고 조사하는 데 사용하는 기법이다
** 단백질-리간드 도킹 모델 : 단백질과 소분자 간의 최적의 상호작용을 수학적으로 계산하여 3차원 또는 2차원으로 도식화하는 기술이다
○ 또한, 시상하부 신경세포 특이적 MYH9과 ACTG1의 유전적 발현을 억제 시킨 비만 마우스나 세포에서 HMBA에 의한 HEXIM1 단백질의 증가, 신경펩티드의 발현 조절 및 체중감소 효과가 상쇄됨을 확인함으로써 HMBA에 의한 대사조절에 MYH9과 ACTG1이 필수적임을 밝혔다.
○ 면역침강법*을 이용하여 HMBA가 HEXIM1-MDM2** 단백질 복합체의 결합을 증가시키는 반면, HEXIM1-p53 단백질 복합체의 해리를 유도시킴을 확인했다. 이때 해리된 두 단백질은 세포질에서 핵으로 이동하여 NPY 발현을 감소시키고, 두 단백질 중 p53은 아세틸화된 히스톤 3와 함께 POMC 발현을 증가시킴을 확인함으로써 HMBA의 시상하부 신경세포 내 식욕 조절 기전을 밝혔다.
* 면역침강법 : 특정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사용하여 시료에서 단백질 항원을 침전시켜 단백질 복합체를 식별할 수 있는 기법이다
** MDM2 단백질 : 세포 내 p53 단백질량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본 연구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HMBA의 식욕 및 체중감소 효능과 신경세포 내에서의 신경펩티드 발현 조절 기전을 규명하여, 비만과 당뇨 등 대사질환 개선의 병리학적 이해 및 예방과 치료 전략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
○ 향후 비만 치료 후보 물질 개발을 위한 HMBA의 약물 최적화를 통해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의 신규 치료 전략에 표적 후보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 국내·외 의료 및 제약 산업 시장에서 본 연구를 기반하여 새로운 비만 치료 연구 방향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
그림설명 및 그림제공 : DGIST 김은경 교수
연구 이야기
<작성 : DGIST 김은경 교수>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비만 치료를 위하여 시상하부 식욕조절 신경세포의 신경펩티드 발현을 조절할 수 있는 차세대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자 했다. 기존 항비만 효과를 가지는 저분자화합물인 oleoylethanolamide와 유사한 구조적 특성을 가지는 약물을 새롭게 찾기 위해 데이터베이스에서 HMBA를 선별하고 이의 대사 개선 효능에 관한 연구를 시작으로, 이 화합물의 항비만 측면에 대한 심도 깊은 탐구가 이루어 질 수 있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정맥이나 복강과 같은 말초에서부터 HMBA를 주사하여 시상하부 신경세포의 신경펩티드를 조절하는지와 식이 섭취량 및 체중감소 등 대사 개선 효과를 확인하였고, 뇌 시상하부에 HMBA를 직접 주사 시 대사 개선 효과가 극대화됨을 확인하였다. 대사체학 분석 기법을 사용하여 시상하부에 도달한 HMBA의 양을 확인한 후, HMBA가 식욕 및 대사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하여 기전연구를 시작하였다. HMBA와 결합하는 단백질로 MYH9과 ACTG1을 새롭게 확인하였으며, HMBA에 의해 발현이 유도된 HEXIM1 단백질과 p53, MDM2과의 상호작용 관계를 밝혀, 핵내로 이동된 HEXIM1과 p53에 인한 신경펩티드 NPY와 POMC의 전사조절 기전을 규명하였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HMBA는 비만 또는 당뇨 등 대사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 전혀 보고된 바 없는 화합물이다. 본 연구에서 HMBA가 뇌 시상하부 궁상핵 내 신경세포의 식욕조절 신경펩티드 발현의 조절을 통하여 대사 개선의 효능을 가짐을 입증하고 그 기전을 최초로 규명하였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HMBA의 대사조절 역할과 기전을 밝힘으로써 새로운 비만 치료 후보물질로 제시했다. 향후 약물의 생체 내 반감기 연장과 낮은 농도에서의 효율의 극대화를 위한 약물최적화 과정이 실용화에 필수적이며, 이를 검증하기까지의 추가 비임상 및 임상실험이 필요하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HMBA의 항비만 효능과 대사 조절 기전을 이해하고 밝힘으로써 기존 비만 치료제보다 뛰어난 대사개선 효능과 확실한 안정성을 지닌 비만 치료 후보 물질을 발굴하여 기초과학 연구와 임상까지의 중개 연구를 통해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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