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연재를 만나보세요.
[게재 승인 확률을 높이는 투고 체크포인트] 1) 경쟁자, 가이드라인, 커버레터
Bio통신원(김광은)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융합의과학부 김광은입니다. 이번에는 게재 승인 확률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고려 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 관련 논문 업데이트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최근에 나온 관련 논문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커버레터와 Introduction에 최신 연구 내용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면 게을러 보일 수 있습니다. 투고 준비 단계에서 최악의 상황은 같은 컨셉의 논문이 출판되는 것인데, 이를 떠먹여 줬다고 해서 스쿱(Scooped)이라고 표현합니다. 보통 한 번만 스쿱 돼도 얘깃거리가 되는데 저는 두 개의 주제에서 7번 스쿱 된 적이 있어서 관련 경험담을 잠깐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논문 투고 중이었던 2020년 4월, BioRxiv에 Harvard 의대의 비슷한 연구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그래도 모델이 달라서 교수님들끼리 의논하여 6개월 후에 같이 투고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2020년 9월에 Stanford 의대에서 또 비슷한 Preprint가 올라왔습니다. 내용이 많이 겹쳤기 때문에 저희도 바로 BioRxiv에 올렸습니다. 이후 리비전을 받고 있는데 2021년 1월에는 Pittsburgh 의대에서 관련 내용을 출판했습니다. 저희가 2021년 9월에 출판했으니 10개월 사이에 4개 논문이 연달아 나온 것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저희 논문을 거절했던 다른 저널의 에디터가 저희 연구의 출판까지 기다려준 다음 4개 논문을 묶어서 Research highlight를 써주었습니다.
Letmd1 연구의 경우 당시 KRIBB에서 최초로 knockout 마우스를 제작했습니다. 한창 투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 2020년 11월에 중국에서 비슷한 표현형을 BioRxiv에 보고했습니다. 저희도 부랴부랴 1년 동안 추가 실험을 해서 투고를 했는데, 2021년 11월에 Purdue 대학교에서 관련 내용을 출판하고, 2021년 12월에는 UC Davis 의대에서도 출판했습니다. 리비전 중이었던 2022년 11월에는 Harvard 의대에서 같은 표현형을 보고했습니다. 저희는 추가 리비전을 하느라 2023년 6월에야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전 세계 5개 그룹에서 독자적으로 knockout 마우스를 제작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어떻게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논문이 나오는지 궁금했습니다. 직접 경험해 보니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Original paper가 출판되면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때문이었습니다. 실험 자체에 걸리는 시간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전 세계에서 진행 속도가 비슷해지고, 특히 관련 분야 안에서는 학회 등에서 진행 소식이 퍼지게 됩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스쿱 된 것은 가슴 아프지만, 아예 몰랐거나 조금만 늦었으면 출판이 아주 어려워졌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서 이번 글을 통해서 빠르게 게재 승인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좁고 논문은 언제나 빨리 내는 것이 좋습니다.
2. 저널 선정과 저자 가이드라인
어떤 저널에 투고할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보통 지도교수님이 정해주기도하지만 연구자가 스스로 알아보면 더 좋습니다. 이 단계가 막막하다면… 논문을 충분히 읽지 않으신 겁니다. 예를 들어서, 평소 Nature에 어떤 글이 올라오는지 모르는 데 Nature에 논문을 투고할 수가 있을까요? 논문을 많이 읽으셨다면 비슷한 주제가 주로 출판되는 저널이 3~4개가 보입니다. 그 주제에 관심 있는 에디터가 있다는 뜻이니 그중에서 가장 높게 평가받는 저널부터 목표로 하시면 됩니다.
아직 실험 단계라면 Nature Communications를 목표로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단 Nature 자매지 중에서 대표적인 종합지이고 연구를 잘하시면 충분히 낼만 합니다. 또, Nature 계열의 편집 기준이 꽤 엄격하고 깐깐하기 때문에, 다른 저널에 출판하게 되더라도 준비하기가 쉽습니다. Nature 자매지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연구의 임팩트가 큰 것도 있지만, 요구하는 논문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또, Nature Communications 같은 경우 Open access 저널이기 때문에 Review 내용을 포함해서 모든 자료가 공개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 파일을 참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논문을 정하셨다면 저자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정독하세요. 첫 투고에서 format을 아주 엄격하게 평가하지는 않지만, 저널의 기준과 심각하게 다를 경우 신경을 안 썼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잘 읽어보면 메인 서류(Cover letter Manuscript, Figure)의 기준뿐만 아니라 외에 부속서류의 기준도 적혀 있습니다. 부속서류는 리뷰 과정에서 작성하게 되는데, 미리 알아두면 실험 계획을 세우고 결과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3. 커버레터
에디터가 처음 보게 되는 커버레터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1페이지짜리 논문 소개서 같은 개념인데 주목을 받지 못하면 desk rejection 될 확률이 높습니다. 어떤 업체에서는 커버레터를 대신 써준다고도 하는데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꼭 들어가야 할 네 가지 내용은 Background, Importance, Scope, Impact입니다. Background는 기존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간략하게 적으시면 됩니다. Importance에는 발견/개발의 핵심 내용과 연구의 중요성을 적으시면 되는 데 주관적인 부분이라서 약간의 운이 따릅니다. Scope는 종합지의 경우 여러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해야 하고, 어필이 실패하면 주제가 too specific 하다면서 reject 할 확률이 있습니다. 쉬운 방법은 해당 저널에서 최근에 이러한 주제의 논문이 여러 개 나왔으니 아마 독자들도 관심 있을 것이라고 하면 됩니다. Impact는 출판 후 파급 효과에 대해서 적으시면 됩니다. 연구의 중요성이 과거의 문제와 현재의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파급 효과는 미래에 일어날 일에 관해서 쓰시면 됩니다.
간단한 예시 구조는 아래와 같습니다.
Background: 이 분야의 연구는 이런 이유로 중요한데, 현재 이런 한계점이 있다.
Importance: 우리는 이런 기술/모델을 활용해서 중요한 개발/발견을 했다.
Scope: 요새 이런 논문이 trend고, 많이 나오고 있으니 독자들도 관심 있을 것이다.
Impact: 향후에 이러이러한 분야에서 이러이러하게 기여할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연구 재현 관련 체크포인트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