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연재를 만나보세요.
[논문으로 배우는 면역학] CAR-T & T cell engager
Bio통신원(박은총)
소개할 논문
Engineered T cells secreting anti-BCMA T cell engagers control multiple myeloma and promote immune memory in vivo (PMID: 38354229) 논문 링크
안녕하세요. 면역학과 관련된 최근 논문들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약간의 면역학 지식과 연구 동향을 소개할 목적으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글을 통해 소개하고 싶은 논문은 2024년 2월 14일에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공개된 논문입니다.
Díez-Alonso, Laura, et al. "Engineered T cells secreting anti-BCMA T cell engagers control multiple myeloma and promote immune memory in vivo."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16.734 (2024): eadg7962.
논문으로 바로 넘어가면 좋겠지만, 필요한 배경지식들이 있어서 관련된 내용들을 우선 소개하고 논문 소개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배경지식 1. CAR-T cell>
CAR-T therapy는 현재 일부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세포치료법입니다. CAR-T therapy를 설명하려면 T cell과 Chimeric antigen receptor (CAR)를 이해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T cell은 우리 몸에서 병원체들을 제거하는 중추적인 면역기능을 수행합니다. 그중에서 CD8 T cell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죽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Cytotoxic lymphocyte로 불립니다.
CD8 T cell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 즉 표적이 되는 세포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T cell receptor (TCR)가 표적인 되는 단백질의 펩타이드를 인식해야 합니다. 이때 표적세포의 MHCI을 통해 제시된 바이러스의 펩타이드를 TCR이 인식하면, TCR을 통해 T cell은 활성화되고, T cell은 표적이 되는 세포를 죽이게 됩니다 (그림 1).
그림 1. 바이러스에 감염된 표적세포를 죽이는 T cell.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MHCI을 통해 바이러스의 펩타이드를 제시하고, 이를 인식한 CD8 T cell이 활성화되어 표적세포를 죽인다.
과학자들은 CD8 T cell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뿐 아니라 암세포를 죽이도록 할 수 없을까 고민했고, 그 결과 CAR라는 개념을 탄생시키게 되었습니다. CAR는 본래 우리 몸에는 존재하지 않는 구조의 수용체입니다. CAR의 Intracellular domain은 T cell 활성화에 필요한 CD3와 41BB의 신호전달에 필요한 서열을 가지고 있고, Extracellular domain은 표적 단백질을 MHC의 도움 없이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항체의 끝 부분 서열을 응용해 만든 Short chain fragment variable (scFv)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림 2).
그림 2. Chimeric antigen receptor (CAR) 구조
항체에서 항원을 인식하는 부분 (VH와 VL)을 결합하여 만든 구조인 scFv와 TCR complex에서 신호전달을 일으키는 CD3 부분을 결합하여 CAR를 만든다. 이후 CD28, 41BB 같은 Co-stimulatory signal을 줄 수 있는 Domain을 추가하여 효과적으로 T cell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CAR를 개발하고 있다. 그림 출처: Aparicio, Cristina, et al. "Cell therapy for colorectal cancer: the promise of chimeric antigen receptor (CAR)-T cells."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2.21 (2021): 11781.
이렇게 함으로써 CAR를 발현하는 T cell이 CAR에 특이적인 항원을 만나게 될 때 CAR는 항체가 항원을 인식하듯이 항원에 결합하게 됩니다 (그림 3).
그림 3. 특정 항원을 발현하는 표적세포를 죽이는 T cell.
표적세포가 발현하는 항원을 인식한 CAR-T cell이 활성화되어 표적세포를 죽인다.
다수의 항원과 CAR가 물리적 결합을 이루게 되면, CAR의 Dimerization이 일어나게 되고, 이것은 T cell이 TCR을 통해 특정 펩타이드를 인식할 때처럼 면역시냅스 (Immunological synapse)를 형성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CAR의 Intracellular domain의 Tyrosine 서열에 인산화가 일어나게 되며, 이는 TCR에 의한 T cell 활성을 모방하게 됨으로써 T cell을 활성화하는 결과를 야기합니다.
길게 얘기했지만 핵심은 ‘T cell이 표적이 되는 세포를 찾아 죽이도록 하는 장치’가 CAR이며, CAR를 T cell에 심어서 환자 몸에 넣어줌으로써 CAR-T cell에 의해 암세포와 같은 표적세포가 죽도록 하는 치료법이 CAR-T cell therapy입니다.
현재 FDA에 의해 승인된 CAR-T cell therapy는 총 여섯 개입니다 (표 1). 비록 그 활용이 현재로는 혈액암 치료에 제한적이지만, 면역세포를 활용해 표적이 되는 암세포를 죽인다는 CAR-T cell therapy의 개념이 점점 인기를 얻고 있으며, 관련된 시장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이 됩니다.
표 1. FDA 승인받은 CAR-T cell therapy 목록
<배경지식 2. T cell engager (TCE)>
앞서 소개한 CAR-T cell therapy는 환자 몸에서 T cell을 분리하고, CAR를 발현시키도록 하는 제조과정이 필요하고, 이후 세포를 2-3주 키우면서 숫자를 늘린 후 환자 몸에 다시 주입해 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시간이 걸리는 것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드는 치료법이라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T cell engager (TCE)입니다.
현재 FDA의 승인을 받은 TCE는 두 개의 항원을 인식하도록 만들어진 항체 (Bispecific antibody)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항원은 표적이 되는 세포가 발현하는 항원이고, 다른 하나의 항원은 T cell이 발현하는 CD3 단백질을 인식합니다. TCE를 통해 T cell과 표적세포가 붙게 되고, TCE를 통한 CD3의 군집화 (Clustering)가 발생하게 되면 면역시냅스가 형성되면서 T cell의 활성화가 일어납니다. 이로써 활성화된 T cell은 표적이 되는 세포를 죽이게 됩니다. 또한 TCE는 T cell에 존재하는 CD3의 군집화를 유도하기 때문에 CAR에 의한 T cell 활성화보다 더 강한 T cell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D3의 군집화가 어떻게 T cell 활성화를 유도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이전에 제가 작성했던 브릭 연재에 있습니다 (해당 글 보기).
TCE의 또 다른 장점은 주변에 있는 Bystander T cell이 표적세포를 죽이는데 참여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암세포가 있는 곳은 일반적으로 Tumor microenvironment라는 면역억제환경이 조성됩니다. 이곳에도 많은 T cell들이 있지만 암세포를 죽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인데, TCE가 Tumor microenvironment에 침투해 그곳에 존재하는 T cell들이 암세포를 죽이도록 돕는다면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TCE가 갖는 또 다른 장점입니다. 현재 FDA 승인을 받은 TCE는 전부 두 개의 항원을 인식하는 항체이지만, 많은 제약회사에서 세 개의 항원을 인식하는 Trispecific antibody도 개발 중입니다.
TCE는 환자의 몸에서 세포를 분리하고 변형하고 키우고 다시 주입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고 환자에 따른 맞춤 제작이 필요 없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그러나 체내에서 필요한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반복적인 주사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현재 FDA의 승인을 받은 TCE는 일곱 개입니다 (표 2).
표 2. FDA 승인받은 TCE 목록
<논문 소개>
이번에 소개하게 된 논문에서는 위에 소개한 CAR-T cell과 TCE를 합친 연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T cell이 CAR를 발현하는 대신에 TCE를 분비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몸 안에서 T cell이 TCE를 분비하게 되고, TCE를 통해 주변에 있는 T cell과 표적이 되는 세포가 연결되어 T cell에 의해 세포가 죽게 되는 원리를 이용한 연구입니다. 표적이 되는 세포는 BCMA를 발현하는 B cell이며, BCMA를 타깃으로 하는 CAR-T cell therapy와 TCE는 Multiple myeloma라는 혈액암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TCE를 분비하는 T cell 플랫폼의 이름을 STAb (secretion of TCE antibodies)으로 명명했습니다. Stab은 칼로 찌른다는 의미를 갖는 단어인데, STAb-T cell이라는 말에서 마치 T cell이 전문적인 킬러가 되어서 표적이 되는 세포를 은밀하지만 확실히 죽일 것만 같은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논문에서는 In vitro 실험들과 In vivo 모델을 활용해 STAb-T cell에 의한 항암효과가 CAR-T cell에 의한 항암효과보다 뛰어나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BCMA (B cell maturation antigen)를 타겟으로 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BCMA가 B cell에서 떨어져 나와 soluble BCMA (sBCMA)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sBCMA가 BCMA를 타겟하는 BCMA-CAR의 중성화 (neutralization)를 일으켜 BCMA-CAR-T cell의 세포사멸효과를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논문에서는 STAb-T cell의 경우 sBCMA의 영향을 받지 않고 표적이 되는 세포를 여전히 잘 죽인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논문의 Figure 2H). STAb-T cell이 분비하는 TCE의 양이 sBCMA의 양보다 많아 sBCMA에 의한 중성화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개념들을 이해하고 논문을 보면 쉽게 논문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논문의 내용 자체가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STAb-T cell이 CAR-T cell 보다 어떤 측면에서 더 효과적인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실제로 논문을 읽어보면서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해당 연구의 중요성과 의미>
이번에 소개한 연구는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한 연구입니다. T cell이 TCE를 발현하도록 만들고, 이로 인해 생기는 항암효과를 기존의 CAR-T cell therapy와 비교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이라는 저명한 학술지에 해당 논문이 실릴 수 있었다는 것은 해당 연구가 갖는 큰 의미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STAb-T cell thearpy라는 치료방법을 제안했고 이 방법이 Multiple myeloma 실험모델에서 의미 있는 치료효과를 주는 것을 보여줬다는 것이 중요한 의미일 것입니다. CAR-T cell therapy는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식되고 점점 품질을 좋게 하려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지만, 몇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먼저 CAR-T cell은 지속적으로 항원에 의해 활성화되면 결국 T cell exhaustion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또한 CAR-T cell이 직접 암세포와 만나는 가능성이 오르기 위해서는 체내에서 지속적으로 많은 수의 CAR-T cell이 유지돼야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많은 수의 CAR-T cell이 유지되려면 지속적으로 CAR-T cell이 활성화되어서 분열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오히려 Cytokine release syndrome이 발생할 위험도 있습니다. 그리고 CAR에 의한 T cell 활성화는 TCR/CD3에 의한 활성화보다 강력하지 않습니다. 반면 TCE를 활용하면 위의 단점들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TCE는 체내에서 높은 농도로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주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이 됩니다.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고 CAR-T cell 혹은 TCE를 활용한 치료에 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STAb-T cell therapy를 제안한 것입니다. TCE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공장을 몸 안에 넣어준다는 개념으로 이해를 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사실 TCE를 분비하는 T cell이라는 개념이 해당 논문에서 최초로 제시된 것은 아닙니다. 해당 연구팀은 이전부터 STAb의 개념을 가지고 연구 결과들을 발표해 왔습니다.
Blanco, Belén, et al. "Induction of human T lymphocyte cytotoxicity and inhibition of tumor growth by tumor-specific diabody-based molecules secreted from gene-modified bystander cells." The Journal of Immunology 171.2 (2003): 1070-1077.
Compte, M., et al. "Inhibition of tumor growth in vivo by in situ secretion of bispecific anti-CEA× anti-CD3 diabodies from lentivirally transduced human lymphocytes." Cancer gene therapy 14.4 (2007): 380-388.
Blanco, Belén, Ángel Ramírez-Fernández, and Luis Alvarez-Vallina. "Engineering immune cells for in vivo secretion of tumor-specific T cell-redirecting bispecific antibodies." Frontiers in Immunology 11 (2020): 563107.
Blanco, B., et al. Overcoming CAR-mediated CD19 downmodulation and leukemia relapse with T lymphocytes secreting anti-CD19 T-cell engagers. Cancer Immunol Res 2022; 10: 498–511. doi: 10.1158/2326-6066. CIR-21-0853.
그러나 해당 논문이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된 것은 해당 연구 분야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이 이전보다 더 증가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2018년에는 Immune checkpoint inhibitor 분야에 대한 업적으로 Tasuku Honjo와 James Allison이 노벨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하면서 면역항암치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감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2022년과 2023년 두 해에 걸쳐 여섯 개의 TCE가 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소개한 논문의 발표는 학계와 제약업계의 관심과 트렌드를 반영한 논문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CAR-T cell therapy는 혈액암 치료의 목적으로만 쓰이지 않습니다. B cell과 관련된 기전이 핵심적인 자가면역질환인 Systemic lupus erythematosus (루프스)나 Myasthenia gravis (중증근무력증) 같은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BCMA 또는 CD19를 타깃으로 하는 CAR-T cell therapy들이 현재 개발되고 있으며, 긍정적인 임상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연구가 B cell 기반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응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볼 수 있습니다.
논문을 통해 우리는 기본적으로 연구가 보여주는 학술적인 중요성과 가치를 배우게 됩니다. 동시에 시대가 요구하고 관심을 갖는 연구 분야가 어떤 것인지도 보게 됩니다. 이번 연구 논문을 소개한 것은 해당 연구를 소개하는 것뿐 아니라 현재 많은 제약회사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가 어떤 것인지를 소개하려는 목적이 큽니다. 물론 제약회사에서 다양한 질병에 대해 다양한 접근방법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한 번의 글로 다 소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 어느 정도는 제가 관심을 갖고 있고 소개하고 싶은 분야의 논문을 소개하면서 연구 동향도 소개하는 글들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