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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 유학 생존기] 유학생의 연애와 결혼
Bio통신원(어느새 박사)
*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인 글임을 먼저 밝힙니다.
미국으로 박사 유학을 오는 분들은 대부분 미혼인 것을 보게 됩니다. 학부를 마치고 혹은 석사를 마치고 오기 때문에 아직 결혼을 하기에는 시기적으로 경제적으로 이른 이유 때문이겠죠. 박사 유학을 오는 분들의 나이가 보통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이기 때문에 유학생들에게 연애와 결혼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물론 한국에서 박사를 하는 경우라고 크게 다르지 않지만, 미국에서 유학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지 제 주변에서 본 케이스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먼저 저의 경우를 소개해보자면, 학부 4년, 군휴학 및 일반휴학으로 3년, 석사로 2년, 총 9년의 시간을 이미 쓰고서 박사 유학을 왔기 때문에 미국에 유학 오는 시점에 이미 20대 후반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한국에 있을 때 만나던 여자친구가 있었고, 유학을 오고 나서 2년 동안의 장거리연애 끝에 박사 2학년을 마칠 때 결혼을 했습니다. 이처럼 한국에 있는 연인과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배우자가 미국에 와서 정착하고 적응하는데 종종 어려움이 있습니다. 유학생의 배우자는 F-2라는 비자를 받고 오는데, F-2 비자를 갖고 있는 외국인은 미국 내에서 일을 할 수 없는 제약이 매우 큰 어려움입니다. 남편 혹은 아내를 따라 미국에 와서 경력 단절을 직면하게 되고, 일을 하지 않는 데서 오는 무료함을 극복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경우로 한국에서 소개팅을 하고 결혼하는 커플들도 종종 보게 됩니다. 박사과정 중에 혹은 박사 졸업이 가까운 시점에 한국에서 결혼을 전제로 소개팅을 하고, 일정 기간 만남과 연락을 갖고, 마음이 맞아 결혼으로 이어진 커플을 제 주변에서 몇 커플 봤습니다.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에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배우자가 F-2 비자를 받고 미국에 오기 때문에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서 만난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는 경우에 배우자가 많은 희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F-2 비자를 받고 온 배우자들의 경우 대부분 쉬면서 영어를 배우고 취미생활을 통해 시간을 보냅니다. 감사하게도 제 아내는 미국에서 친구들도 사귀고 영어도 배우고 나름 자기만의 시간을 잘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생활에 적응하고 친구들을 사귀게 되기까지 쉽지 않은 외로움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전 글에서 박사 유학생이 받는 Stipend와 한 달 생활비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배우자가 일을 하지 않는 경우에 학교에서 받는 Stipend만으로는 둘이 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런 경제적인 어려움도 유학생이 한국에 있는 사람과 결혼하기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에 있는 사람과 결혼하기도 쉽지 않고, 한국에서 배우자가 와서 유학생활을 함께 하기도 쉽지 않아서인지, 미국 내 유학생들은 미국 안에서 만나 결혼하는 경우를 더 자주 보게 됩니다. 같은 유학생 신분끼리 결혼하는 경우가 아무래도 많고, 한인 2세를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국인을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흔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지금의 아내와 데이트를 하던 때를 생각해 보면 갈 곳도 참 많고 즐길 것도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을 떠나 타국에 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한국만큼 좋은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도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소도시에서는 딱히 데이트 갈 코스가 한국처럼 많지 않습니다. 식당도 다 거기서 거기고, 마트나 식당에서 아는 사람도 종종 만나기 때문에 비밀연애를 시작한 미혼커플들은 쉽게 발각이 됩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좋은 점들 중에 한 가지는 자동차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대중교통에 의존했기 때문에 서울 근교 데이트를 주로 했지만, 중소도시에 사는 유학생들은 대부분 자동차를 구매하기 때문에(반대로 말하면 자동차 없이는 살기가 어렵기 때문에) 조금 먼 곳까지도 놀러 가기 쉽습니다. 또 자연이 아름답고, 공원도 많고, 주변에 동물들도 많습니다. 다람쥐, 사슴, 토끼, 너구리, 산새, 거위, 도마뱀, 반딧불이 등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곳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에게는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이미 결혼을 한 부부에게는 산책하며 쉬기에 참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곳은 한인이 적당히 있습니다. 많지도 않고 그렇다고 없지도 않습니다. 길에서 한국 사람을 마주치기가 쉽지는 않지만, 한인마트를 가보면 한국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교회를 가도 있고요. 옛날에는 한국 사람 보려면 한인교회를 가야만 했다고도 하지만, 요새는 메신저나 다른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도 충분히 한인들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연애를 하고 결혼할 사람은 어떻게든 잘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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