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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박사 유학 생존기] 미국에서 의사소통-내가 못하는 영어 발음
Bio통신원(어느새 박사)
*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인 글임을 먼저 밝힙니다.
미국에서는 당연히 영어를 씁니다. 하지만 미국에 오고 나서 알게 됐습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영어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죠. 다양한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이 섞인 이곳에서는 모두 자기만의 영어를 구사합니다. 당장 저조차도 한국인스러운 영어를 구사하는 게 사실입니다. 영어를 한다고 하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모국어의 특성이 영어에 묻어 나오곤 합니다.
저의 경우 ‘음절’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영어의 음절을 한국말 하듯이 발음한다는 사실을 나중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박사 첫 학기 때 수강했던 과목 중에 Cell signaling이라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동기들이랑 이번에 무슨 수업 듣는지 얘기하면서 제가 듣는 Cell signaling 수업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당황스럽게도 동기는 제 말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이럴 때 참 당황스럽습니다. 나는 내가 아는 한에서 분명 맞게 얘기했는데 상대가 알아듣지 못할 때… 똑같이 다시 말해도 상대는 여전히 못 알아듣습니다. 결국 스펠링을 얘기하게 되는 민망한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고, 속에서는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이 일이 한 번 있던 게 아니라, 세 번이나 있었습니다. 세 명의 동기들이 전부 알아듣지 못했던 것이죠.
이유는 바로 음절 차이였습니다. 여러분은 Signal을 어떻게 발음하시나요? 한글로 Signal의 발음을 적어보라면 어떻게 적으실 건가요? 저는 Signal을 ‘시그널’로 발음했습니다. 3음절로 발음한 것이죠. 그런데 Signal은 2음절입니다. 모음이 두 개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Signal의 발음은 ‘시그널’보다는 ‘식-널’에 가깝습니다. Signaling을 ‘식-널링’으로 발음해야 하는데 ‘시그널링’이라고 한 것이죠. 그런데 이걸 못 알아 듣는다는게 저는 너무 신기했습니다. 대체 왜???? 왜긴 왜겠습니까. 그냥 제가 틀리게 말한 거죠. 반대로 생각해 보면 미국 사람이 한국 사람한테 한국 발음으로 ‘식널’이라고 말하면 못 알아듣겠죠. 또박또박 ‘시그널’이라고 말해야 한국 사람은 알아들을 겁니다. 음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부터 제가 가지고 있던 발음 체계를 전부다 뜯어고치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발음 자체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 W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해 어려웠습니다. Language를 ‘랭기지’로 발음했는데, ‘랭-그우웨-즤’에 가까운 발음을 해야 한다는 사실. Penguin은 ‘펭-그우윈’으로 발음해야 하고, Woman은 ‘으워먼’이고요. 참 어려웠습니다.
음절과 발음만 중요한 것이 아니죠. 악센트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나 악센트에 있어서는 한국 사람들에게서는 한국어의 느낌이 묻어나고, 중국 사람들에게서는 중국어의 느낌이 풍기고, 인도 사람들에게서는 설명하기엔 어려우나 상당히 다른 뭔가가 느껴집니다. 이처럼 모국어를 말할 때의 느낌으로 영어를 말하게 되면 많은 부분에서 상대방이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나름 한국에서 영어를 잘하는 편에 속했는데, 영어로 말하는 영역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미국에 와서야 체감을 했습니다. 지금이라고 제 영어에서 한국어의 느낌을 완전히 뺐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에서 개선된 것은 사실입니다. 연구를 하러 왔지만, 영어 공부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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