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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일 많은 대학원생의 피땀눈물] 졸업합니다!
Bio통신원(변서현)
(검정색 하드커버의 학위논문이 드디어 나왔다.)
안녕하세요.
<할 일 많은 대학원생이 쓰는 연구실의 피, 땀, 눈물>의 글쓴이 변서현입니다. 좋은 소식이 있어 전해드립니다. 대학원에서 석박사 통합과정 7년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졸업합니다! 다음 주부터 회사에 출근하게 되어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연재를 종료합니다.
이 글은 대학원생의 피, 땀 눈물에 대한 마지막 글입니다. 그래서 학위 논문의 제일 마지막에 있는 ‘감사의 글(Acknowledgement)’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한 감사한 분들에 대해 써보려고 해요.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저의 대학원 생활에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한 분들이에요.
먼저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공학연구센터에서 대학원생들의 많은 실험을 도와주는 분들입니다. 실험동물실에서 냄새나는 케이지들을 청소하고, 쥐들의 밥을 챙겨주고, 실험에서 필요한 장비들이나 조건들을 챙겨주는 선생님들이 계시는데, 덥고 답답한 청정구역을 하루 몇 번씩 들락날락하느라 항상 고생하는 분들입니다. 특히, 제가 사용한 무균 (Germ-Free, GF) 장비를 관리해 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논문을 쓰고 실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유세포 분석기 등 다양한 장비를 관리해 주는 선생님들께도 감사합니다. 수 억 대의 장비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 주셔서 문제없이 실험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연구비 및 출장, 구매 등 행정 절차를 책임지고 계시는 행정팀의 여러 선생님들은 연구실의 바깥에서 연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게 도움 주시는 분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실험 재료들과 시약들을 구해 주는 도매업체 선생님들과 연구실 쓰레기들을 처리해주는 청소 여사님들, 인사를 못하고 온 분들이 많은데 이 분들도 연구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분들입니다.
다음으로는 제가 건강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이에요. 약 4년 반 동안 제 정신건강을 책임진 정신과 전문의 윤정훈 선생님, 대학원생들의 정신건강을 보살피는 포스텍 상담센터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항상 잘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신 덕분에 수많은 실패와 좌절, 그로 인한 우울, 불안을 잘 달래며 대학원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마치 기둥처럼...
효자시장의 자그맣고 조용한 휴식공간이 되어주었던 달팽이책방, 사람 없을 때 가면 맥주 한 잔씩 몰래 주셨던 라멘베라보, 갈 때마다 친절하게 맞아 주신 효자시장 한가운데 테이크아웃 커피 가게 카페랜디 등 포항 효자동을 터전으로 약 12년 간 사는 동안 친절하게 맞아 주신 여러 사장님들 감사합니다. 대학원 초기 기초 체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필라테스 선생님, 졸업을 앞둔 두 달 동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할 수 있게 해 준 수영 선생님도 감사드려요.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제가 대학원 생활의 약 절반 동안 덕질한 저의 최애입니다. 가끔씩 콘서트를 다녀오면 그 시간 동안은 스트레스가 아예 사라지는 것 같았어요. 도파민을 잔뜩 받아온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다음 콘서트를 기다리면서 일상을 또 열심히 살아갈 수 있었고요. 티켓 가격에 서울, 대구, 부산까지 오고 가는 교통비까지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포항에서의 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경험들이었기에 돈이 아깝지 않았어요. 워낙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라 덕질을 하면서 본받을 점이 정말 많았고, 심지어는 제가 하드커버로 된 학위 논문을 들고 팬사인회에 가게 할 결심을 하게 만든 사람들이에요. 이 결심의 전제는 바로 졸업이니, 대학원 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이젠 그 결심을 이룰 수 있게 되었어요!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받은 도움도 적지 않습니다. 멀리서 여러 방법으로 응원해 준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먼저 근로 소득을 얻게 되었다는 이유로 언니에게 매달 돈을 보내준 동생, 친딸처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셋째 이모와 생각날 때마다 가까운 카페의 커피쿠폰을 보내주신 작은 고모까지, 덕분에 대학원 생활에서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연재를 하면서 글을 쓸 때마다 포항이나 경주의 전망 좋은 카페에 나가곤 했어요. 덕분에 글을 연재하는 행위가 저에게는 주변을 환기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연재할 기회를 주신 BRIC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통보도 없이 냅다 시작한 연재를 허락해 주신 지도교수님께도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2019년 여름부터 오늘까지 약 3년 반 동안 22건의 미숙한 글을 읽어 주신 BRIC의 수많은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주변 지인을 통해 연재를 기다린다는 말씀을 전해주신 분들도 계셨는데, 그런 한 마디 한 마디가 정말 힘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대학원생 분들의 미래에 빠른 졸업과 밝은 커리어가 있기를 바라며, 마지막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변서현 드림.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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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으로 이미 출판된 지식이 아닌, 지식이 만들어지는 연구의 과정을 현장의 연구자이자 대학원생인 필자가 경험을 토대로 소개합니다. 연구실에서 있었던 일, 연구자들 간의 대화 등을 소재로 한국의 연구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작은 의견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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