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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박사 일지] #01. 석박통합 1년 차 - 첫 국내학회를 가다
Bio통신원(만다린)
@ Pixabay (Image by Nikolay Georgiev)
학위 과정의 시작을 실감한 것은 입학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열린 국내 학회에 처음으로 참석하던 날이었다. 아직 진전된 연구 결과가 없었기에 첫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는 하지 못했지만 학회장을 가득 채운 연구자분들의 열기를 통해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고민했던 기억이 6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다양한 주제의 연구를 수행하시는 교수님, 대학원생을 비롯한 연구자들과 학회를 후원하는 회사의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상기된 얼굴로 연구에 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내가 포스터를 걸고 발표를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그로부터 수년이 흐르고 몇 번의 포스터 발표를 거쳐 대학원생 신분으로는 마지막으로 참석했던 국내 학회에서 포스터를 걸며, ‘학회’라는 자리가 연구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간과 장소라는 생각을 했다.
< 집단지성의 장, 강연 및 교육 세미나>
@ Pixabay (Image by Gerd Altmann )
학회는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연구자들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학문의 발전을 도모하는 자리이다. 최근 큰 저널에 발표된 논문이나 연구의 최신 동향에 대한 내용으로 기조 강연이나 세미나가 이루어지고, 이에 대한 질의응답 및 논의가 이루어진다. 새로운 연구 방법론이나 기술, 분석 프로그램 등을 활용한 분석 방법 등에 관한 교육 세션이 진행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 기술과 장비를 새롭게 개발한 기업에서 자사의 장비와 기술에 대한 기술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한다. 따라서 학회란 연구자들에게 있어서 내가 필요한 기술이나 정보를 습득하고, 내가 가진 기술들을 필요로 하는 연구자들에게 나의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연구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되어준다. 더불어 현재 학문분야에서 어떤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지,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 연구자들을 위한 무대, 포스터 발표 >
@ Pixabay (Image by Michal Jarmoluk)
학회에서 학위 과정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연구자들이 가장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은 ‘포스터 세션’이다. 나에게 있어 학회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많은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정리한 포스터를 걸고 발표를 하고 질문을 하는 장면이다. 포스터에는 아직 저널에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들의 데이터를 정리하여서 발표할 수 있다. 처음 포스터 세션을 마주했을 때 나는 정말 다양한 학교, 연구소, 연구실에서 무수히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스레 놀라기도 했다. 이러한 포스터 발표를 통한 상호 교류는 내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대하여 놓치고 있었던 부분을 발견하고 연구를 보강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하고, 내가 막혀있던 부분을 풀어줄 실마리를 다른 연구자의 연구로부터 얻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학회에서 포스터를 걸 수 있는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 나의 연구뿐만이 아니라 학문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포스터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논문과 유사한 구조이지만, 학회에서 요구하는 형식에 맞게 만들게 된다. 연구자들마다 포스터 제작에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다를 수 있지만, 나는 파워포인트에서 슬라이드의 크기를 포스터의 사이즈 규격으로 설정한 후 비어있는 공간들에 데이터를 연구 흐름에 맞게 배치한다. 내가 포스터를 만들 때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가독성’과 ‘논리 전개’ 그리고 ‘제목과 디자인’이다. 먼저, 포스터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많은 글을 적는 것은 포스터의 가독성을 떨어트린다. 따라서 한눈에 연구를 파악하기 쉽도록 중요한 내용을 설명할 수 있는 figure와 table들로 구성하는 것이 연구 내용 전달에 용이한 포스터를 만든다. 두 번째, 논리 전개이다. 연구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들을 한 장의 제약된 공간 안에 담아내야 하고, 짧은 시간 안에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꼭 필요한 figure와 table 위주로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제목과 디자인을 고려한다. 학회장에는 무수히 많은 포스터들이 걸려있고, 시간 관계상 모든 포스터들을 둘러보기란 쉽지 않다. 연구자들은 주로 초록집에 적혀있는 제목을 읽고 흥미를 끄는 포스터의 번호를 체크해 두고 해당 포스터만 찾아서 보곤 한다. 즉,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은 나의 포스터로 연구자들을 안내하는 지도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더 많은 연구자들에게 나의 연구를 알리고 피드백을 나누기 위해서는 연구의 전체 내용을 포괄하면서도 그 내용을 궁금해하도록 만들 수 있는 좋은 제목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포스터의 디자인도 제목과 같은 이유로 중요하게 고려하곤 한다. 포스터의 제목으로는 나의 연구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연구자들도 포스터의 디자인에 이끌려 연구 내용을 궁금해하고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학회와 코로나 >
@ Pixabay (Image by Engin Akyurt)
6년 간의 학위 기간 동안 매년 학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2년 정도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학회가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학회가 제한적으로 열리면서 대면으로 참석할 수 없었다. 가장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던 시기에 코로나로 인하여 학회가 제한되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요즘은 코로나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학회들이 점차 대면으로 개최되고 있다. 이제 막 학위 과정을 시작하는 분들이 학회라는 소중한 소통과 발전의 기회를 잘 이용하고, 연구의 발전을 위하여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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