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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46. 슬기로운 미쿡생활 (09) - 미국의 금융[1]
Bio통신원(만박사)
우리의 삶에서 돈이란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수입도 중요하고, 지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시대는 어플이 잘 발달되어 편하게 이용하기도 하지만, 나는 나만의 엑셀로 표를 만들어서 약간 구식으로 이들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연재에서는 미국에서 경험했던 금융 이야기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한국에서는 공동인증서, 금융인증서, (구) 공인인증서, 모바일 인증서 등 꽤 복잡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한국 계좌가 여러 개 있고, 모두 활성 계좌로 사용하고 있다. 그중에서 ‘KB 모바일 인증서’라는 것이 있는데, 1년마다 갱신할 필요 없이 평생 이용이 가능하여 매우 편하게 이용하고 있다. 미국에도 편하게 패턴으로 로그인하는 시스템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접하지는 못했다. 빠른 이체에 수신인을 설정해두면 서너 번의 클릭(송금할 금액 적고 클릭하면)으로 돈이 송금된다. 이와 비슷하게, 이곳에서도 편하게 사용하는 zelle이라는 방식의 송금 서비스가 이용되고 있다.
1. 계좌 만들기
나는 지인을 통해 한국인 뱅커를 소개받았다. chase란 은행인데, 존스홉킨스 정문 근처에 있는 지점에 한국인 뱅커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명함을 카톡으로 받아서 그분에게 메일을 보냈다. 메일을 받은 그분은 회사 컴퓨터로 한글 입력이 안 되어서 매번 전화로 나에게 연락을 주셨다. 일단은 DS2019와 여권을 갖고 오면 만들어 주겠다고 말씀해주셨다. 사실 다른 지점의 chase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려다가 한번 reject 된 경험이 있어서, 이번 appointment가 나에게 매우 중요했다. 내가 계좌를 만들려는 이유로는 우리 생활비 중에 고정비로 지출되는 것과, 비 고정비로 지출되는 것을 구분하기 위함이었고, 회사에서 받을 급여를 위하여 미리 만들어 두고 싶어서였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고 그분을 직접 뵙고 보니, 중학교 때 이민 오셨다는데 한국말을 꽤 잘하셔서 놀랬었다. 계좌 만들 때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들었는데, 40분 안에 모든 것이 처리되었다. 디포짓에 해당하는 금액을 계좌에 넣었고, 1500불 미만의 잔고 유지 상태시 계좌 유지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또한 잔고가 부족한 상태에서 자동이체나 어떤 비용이 처리가 되면 매달 23달러? 정도의 금액이 수수료로 지불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같은 개념), 나는 그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날 debit 카드를 동시에 신청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디즈니 캐릭터의 카드를 신청했고, 일주일쯤 지나서 집으로 배송되었다. 남편의 신용카드가 3장이나 있지만, 지출의 범위를 알 수 없어서, 당분간은 나의 debit 카드로 모든 지출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2. 송금하기
미국 사람들은 zelle이나 venmo로 송금을 한다. chase app을 설치하면 이용할 수 있다. 처음에 수신자(recipient)를 등록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이 경우 핸드폰 문자로 코드가 온다. 가끔 미국폰을 해지하셔서 수신자를 등록할 수 없다는 분들이 있다. 제삼자가 나에게 돈을 송금해 줄 때도, 나의 폰 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등록해두고 그것을 알려줘야 한다. 모든 거래는 등록된 이메일 주소로 결과가 수신된다.
아래는 누군가 나에게 500불을 보냈다는 알림이고, 아래는 Jeevan이란 사람을 수신인으로 등록했다는 내용이다.
3. 신용카드 만들기
미국에서는 SSN을 만들고 난 후부터 신용점수가 쌓이기 시작한다고 한다. 신용도를 높이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그중에 하나가 신용카드를 만드는 것이다. 본인의 최고한도액에서 50% 이내로 사용하면서 계속 미리 갚아나가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용점수를 올린다고 한다. 나는 2021.12.31일 한국인 뱅커와 다시 appointment를 잡았고(체크카드 만든 이후로 ssn이 나와서), 필요한 서류를 들고 은행에 갔다.
여기저기 서명을 했지만, 그 자리에서 즉시 신청이 안 되는 모양이다. 은행 카드부에서 전화가 올 것이니, 직접 통화를 해야 한다고 알려주셨다. 그 통화란 것은 SSN 번호를 물어보고 본인이 맞는지를 확인한다는 내용이었다. 1월 4일에 온라인으로 아래와 같이 신용카드(끝자리가 7679)가 개설되었음을 알려주었다.
플라스틱 실물 카드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카드가 오기 전에도 핸드폰에 삼성페이와 이 카드를 연결할 수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한국폰으로 삼성페이 사용이 불가능하고, 미국폰으로는 삼성페이가 가능하다. 실제로 신용카드가 제대로 연결이 되었는지를 확인해보기 위해 동네 마트에서 테스트해보니 성공적으로 결제가 되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고 나서 1월 24일 신용점수가 나왔다는 어플의 알림을 받았다(Welcome to Credit Journey!, Check your score). 설마 한 달도 안 되었는데, 신용점수가 나올 수 있나? 속으로 생각하며 반신반의하며 어플을 연결해 보았다. chase credit journey라는 이름으로 702점이 생성되었다. 남편의 신용점수와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지만, 한 달도 안 되어서 신용점수가 생겼다는 것에 너무 뿌듯했다. 신용카드 금액을 미리 선결제해도 이메일로 친절하게 알려준다.
남편의 신용카드가 3장이 된 사연으로는 다음과 같다. 처음에 은행에서 무작정 만들 때 연회비가 없는 MASTER 카드를 만들어 주셨다. 우리가 자주 가는 COSTCO에서는 VISA만 받기 때문에 다시 연회비가 없는 VISA 카드를 만들었다. 그 후로 남편의 친한 친구가 대한항공 마일리지 45,000점을 받을 수 있는 리퍼럴(Referral)을 준다고 해서 또 카드를 만들게 되었다. 이제는 내가 신용도를 쌓기 위해서 이 3개의 카드들은 잠자고 있는 상태이다. 이것을 해지하는 것도 신용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연회비가 없는 것은 그냥 갖고 있으라고 주변에서 권고해줬다.
언젠가 한번 나의 카드 한도액의 절반 이상을 사용한 것이 있었다. 카드회사에서는 잘만 갚으면 더 이득일 텐데, 나의 신용점수는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한도액의 30% 이내로 꾸준히 관리하고 있는 중이다.
4. 통장에 입금, ATM 이용하기
가끔은 통장에 한꺼번에 입금을 할 일이 생긴다. ATM기로는 30장만 입금할 수 있다고 들었다. 100불짜리 30장이면 3000불인데, 이 보다 더 많은 돈을 입금할 때는 동네 가까운 은행으로 가면 된다. 문 앞에서 deposit을 넣으려고 왔다. 말하면 저쪽으로 가라고 알려준다. 은행에는 teller와 banker가 있다. 출납을 담당하는 사람을 teller라고 하고, 계좌 생성이나 대출에 관련된 일을 담당하는 사람을 banker라고 한다. 창구에 있는 직원에게 가서 통장번호를 말하지 않아도, 단말기에 debit 카드를 넣고 pin번호를 넣으면 그 계좌로 돈이 입금된다. 그리고 나면 영수증을 한 장 주는데, 오늘 입금한 금액과 현재의 계좌 잔액이 적혀 있다. 그리고. 통장에는 아래와 같이 찍힌다.
두 번째로 방문하여 계좌에 입금을 하려 했더니, teller가 용지를 채워오라고 했다. 아래의 그림에 금액을 넣고 채워서 주면 teller가 알아서 나머지는 체크하고 입금을 해준다.
우리 동네에는 chase 은행이 없다. 9분 정도 차를 타고 가야 ATM을 만날 수 있다. 한국처럼 아무나 문을 연다고 열리는 것이 아니다. 문에 나의 카드를 스캔하는 장비가 있다. 그것을 스캔해야 문이 열린다. 내가 갔던 곳의 기기는 한국 기업인 Hyosung [효성]이라고 적혀 있었다. 꽤 반가웠다. 처음 사용해보는 거라서 잘은 모르겠으나 돈을 인출할 때는 WITHDRAWAL, 돈을 입금할 때는 DEPOSIT이란 버튼을 화면 스크린으로 클릭하면 된다.
통장에 남아 있는 돈을 Available balance라고 한다. chase은행에서는 내가 쓴 금액은 –$xx(빨간색), 입금된 돈은 $xx(파란색)으로 표시된다. 그러나 Bank of America는 아래와 같이 + 혹은 –만 표기되어 있다. 두 은행의 표기 방법이 다름을 알았다.
5. 체크북 이용하기
위 이미지에서 Check 127 (-760달러)이란 것은 체크북을 누구에게 지불한 금액이 빠져나간 것이다. 한국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체크북’을 미국에서는 자주 사용하게 된다. 우리는 월세 지불과, pre-school 금액을 지불할 때 항상 사용한다. 내가 썼던 체크북 맨 위에 번호가 있는데 그 번호와 일치하게 금액이 인출되어 나간다.
남편이 은행에서 체크북을 만들 때, 부인의 이름도 같이 넣을 수 있다고 했단다(내가 한국에 거주하고 있던 시절). 그래서 우리의 이름과 그 당시 살던 집 주소가 상단에 적혀 있다. 오른쪽 130번은 체크의 일련번호를 뜻한다. 미국은 월, 일, 년도로 표시를 해서 2월 1일 22년에 작성된 것을 알 수 있다. Pay to the Order of 에는 받는 사람의 이름을 정확히 작성한다. 아래 줄에는 영어로 금액을 작성하고, 오른쪽에 아라비아 숫자로 금액을 적는다. 아래에 For라는 부분에는 우리의 이름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의 이름을 적고 사인을 한다.
아래의 체크는 디포짓으로 납부했던 것을 돌려받은 체크이다. 남편이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나오면서 새로 이사 가는 곳의 주소를 알려주면 한 달이나 두 달 뒤에 이렇게 (보증금에 대한) 체크를 보내준다. 아마도 250불에 대한 이자 7.94불까지 합쳐서 아래의 금액이 나온듯하다. 이 체크를 받고 나서 우리는 한참 고민을 했다. 이것을 어떻게 해야 통장으로 돈을 들어오게 해야 하는지, 한참 고민한 결과 app을 열고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어플을 열면 아래와 같이 deposit checks란 버튼이 있고 여기에서 체크를 앞 뒤로 사진을 찍으면 바로 계좌로 돈이 들어온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놀라면서도 신기함을 감출 수 없었다. 본인이 받은 체크의 뒷면에 반드시 본인 사인을 해야 한다.
기타: 체크북이 없는 경우에는 캐시어오더(신청장소:은행)와 머니오더(신청장소:우체국)라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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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강구하고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경력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 과학자들이 많이 있으리라 본다. 나의 첫 포닥 3년 이후로는 경력단절 3년, 경력복귀 7년 반(한국에서의 연구활동)의 일상을 극한직업 엄마 과학자(1-37회)에서 공유한 바 있다. 미국으로 이주 후에는 바이오 회사를 다니면서 정착을 위해 겪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에 대하여 소소히 공유해보고자 한다(슬기로운 미쿡생활 38회-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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