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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사람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꿈을 통한 심리치료의 가능성
Bio통신원(사이언스타임즈)
꿈은 현실이 아니지만, 꿈에는 현실 같은 생생함이 있고 때로 상징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 문화에는 태몽을 기억하고 해석하는 전통이 있고, 인상적인 꿈들을 과거나 미래와 연결시켜 설명하는 노력은 동서양을 통틀어 여러 형태로 존재해왔다. 우리는 왜 꿈을 꾸고, 거기에 나오는 이야기는 어떤 의미인가? 이에 대한 답을 아직 우리는 계속 탐구하고 있다.
꿈을 연구하는 일은 왜 어려운가?
방법론적인 한계는 특히 꿈을 연구하기 어렵게 하는데, 관찰자 입장에서 꿈을 수집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다. 통상 사람이 지난밤 꿈에서 무엇을 경험했는지 보고하는 것에 연구는 의존하게 되는데, 잠에서 깬 뒤에 기억에 남아 있는 꿈은 쉽게 왜곡되고 부분적으로만 남기도 한다. 또한, 기억하는 꿈을 정확히 어느 시점에서 꾼 것인지 알아내기도 어렵다. 따라서, ‘꿈을 꾸고 있는 사람과 실험자가 실시간 양방향 소통하는 일이 가능한가?’는 이 분야에서 수십 년간 도전해온 과제다.
최근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된 연구는 잠들어 있는 사람이, 스스로 꿈을 꾸고 있다고 인지하면서도, 동시에 실험자의 질문을 인지하고 전기생리학적 시그널로 대답을 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꿈을 꾸고 있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실시간으로 ‘꿈’을 연구할 수 있는 채널이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히고 있다.
자각몽 연구하기
연구진에 따르면 꿈은 ‘지금 꿈을 꾸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상태의 것과 ‘내가 꿈속에 있다’고 느끼는 상태의 것으로 나눌 수 있다. 후자를 ‘자각몽(ludic dream)’으로 부른다. 자각몽은 ‘렘수면(REM sleep)’이라고 부르는 안구가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는 얕은 수면 단계에서 대개 일어난다. 자각몽은 흔히 일어나지 않고 수면하는 사람이 선택적으로 이를 수 있는 상태도 아니어서 그간 연구가 쉽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와 미국의 네 개 연구팀은 각각 독립적으로 참가자들을 모아 자각몽을 꾸는 사람들을 상대로 실험했다. 참가자들은 실험자가 주는 질문이나 자극의 방식과 이에 반응하는 방식을 먼저 훈련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 수면 상태에서 실험하게 되었다. 수면 상태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질문이나 자극이 주어지면 훈련받은 규칙에 따라 얼굴의 근육이나 눈동자를 움직이는 방식으로 이에 답했다.
실험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예를 들어, 미국의 연구진들은 이전에 자각몽을 꾼 일이 거의 없다고 답했던 19살짜리 참가자에 대해 묘사했다. 참가자는 실험에 참여해 90분 동안 낮잠을 자는 동안 렘수면이 시작하는 시점에 소리 자극을 들었는데, 눈동자를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반응을 세 번 연이어 보내 스스로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사인을 보냈다. 이후 목소리로 8 빼기 6이라는 연산 문제를 들려주자, 3초가 채 되지 않아 두 번의 눈동자 반응을 보내 2라는 답을 보냈다. 이어 반복된 연산 문제에서도 참가자는 옳은 답으로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독일의 연구진은 자각몽을 자주 꾼다고 답한 35세의 참가자에 관해 설명했다. 참가자가 밤에 자는 동안 렘수면 상태에 이르렀을 때 이를 자각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모스 부호 방식으로 전달된 연산 문제 ‘4 빼기 0’에 눈동자 움직임으로 ‘4’라는 답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참가자가 깬 뒤에 꿈을 설명할 때, ‘4 더하기 0’이라는 질문을 들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때로 꿈에서 깬 이후에 꿈속의 기억이 왜곡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총 36명의 참가자, 57개 세션을 통해 이루어진 연구에서, 연구진은 참가자들과 양방향 소통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이들을 깨워 꿈에 관해 설명하도록 했다. 이들이 꿈을 정확히 기억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참가자들 일부는 꿈을 기억을 못 하거나 왜곡해서 기억했다. 앞서 나온 사례처럼, 꿈에서 들은 연산식을 잘못 기억하거나 이에 대해 스스로 한 답을 잘못 기억하는 식이었다.
임상 치료에 이용 가능성도 있어
이전에도 수면 중인 사람들이 외부의 자극을 인지하는 것을 보인 연구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렘수면 상태에서 이름이나 자극에 단순 반응을 보이는 수준을 넘어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인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연구진은 밝히고 있다. 이는 앞으로 ‘꿈’을 현상으로서 이해하는 연구뿐 아니라, 꿈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것과 같은 임상 치료에도 응용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소정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21.04.28 ⓒ ScienceTimes(원문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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