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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틀신반] episode #9 - 인셉션 (Inception)
Bio통신원(madpatcher)
Episode #9
“인셉션(Inception)” - the dream is real
‘생각을 훔치는 거대한 전쟁’
영화 ‘인셉션’은 개봉과 함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우리에게 영화 ‘타이타닉’의 남자 주인공으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았고, 스토리 역시 정말 반전에 반전을 일으키며, 마지막까지 시원한 답을 주지 않고, 관객에게 맡기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신경과학 분야에서 ‘인셉션’은 기억의 인위적 조작을 설명할 때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영화이다. 연재 초기에 기억의 조작, 조절에 관한 내용은 한번 다룬 적이 있기에, 이번 연재에서는 각도를 조금 달리하여, 꿈이라는 대상을 다루고자 한다. ‘인셉션'에서는 대상의 기억 또는 의사결정을 조절하기 위해 대상의 꿈속으로 들어가 꿈을 조작 또는 원하는 방향으로 창조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주인공 ‘코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추출자라는 역할을 한다. 추출자는 대상의 꿈속에 들어가 특정 정보를 뽑아내는 역할로, 영화에서는 코브가 팀의 리더이다. 각자 역할이 분담되어있는 팀원들과 함께, 대상에 접근하여 꿈속으로 들어가 원하는 구조물과 배경을 만들어내고, 대상이 그 속에서 조작된 환경 속에 존재하게 만든다. 결국에는 원하는 정보를 얻게 되며, 의뢰인의 원하는 의사 결정을 하도록 꿈속에서 간접적으로 자극을 하게 된다.
‘생각은 바이러스와 같아. 끈질기고, 전염성이 매우 강해.’
영화 속에서 대상은 조작된 꿈속 환경과 주변 요소들로 인해 본인도 모르게 뭔가를 느끼고, 깨닫게 된다. 과연, 과학적으로 얼마나 근접해있을까? 최근 ‘Learning During Sleep: A Dream Comes True?’ 라는 제목으로 Cell 자매지인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라는 잡지에 짧은 article이 실렸었다. 꿈속에서 처리된 정보들이 깨어있는 상태의 행동에 영향을 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이 된다. ‘인셉션'에서 코브와 그의 팀에 의해 인위적인 꿈이 대상의 현실세계 행동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마치 가능할까라는 질문과 비슷해 보인다. 꿈에서 학습을 하는 것은 가능하며, 기억의 흔적(memory trace)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의식있는 상태에서 그 기억의 흔적에 접근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다시 말해, 꿈에서 이뤄진 학습은 암묵적인 영향력을 의식있는 행동에 행사한다고 본다.
꿈을 꾸는 수면은 깨어있는 동안에 받은 정보들을 처리하는 과정으로 중요하게 대두되어왔다. 많은 연구들이 수면을 방해할 시, 기억저장에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동물/사람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다. 수면에 대한 중요성은 이미 강조되어 왔지만, 꿈의 영향력에 대해선 연구가 상대적으로 덜 되어왔다.
‘아주 작은 생각의 씨앗도 자라날 수 있다.’
‘인셉션’에서 꿈의 형태는 루시드 드림(Lucid Dream)으로 볼 수 있다. 다른 말로 자각몽(꿈꾸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는 꿈)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 ‘코브’와 팀원은 꿈을 설계하기 때문에, 그들이 꿈속으로 들어갔을 때, 스스로가 꿈속에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 루시드 드림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설명은 많이 되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anterior prefrontal cortex (aPFC) 와 parietal cortex가 관여한다고 보고되어왔다. 2018년에 보고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aPFC와 수면시 일반적으로 비활성화 되어있는 연관 뇌부위들 간의 기능적 연결 활동성이 루시드 드림 동안 증가 돼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그림1).
그림1. 루시드 드림군과 대조군 사이의 기능적 연결성을 비교. a. 기준점인 left aPFC. b. 루시드 드림군의 경우, left aPFC와 the bilateral angular gyrus (AG), bilateral middle temporal gyrus (MTG), right inferior frontal gyrus (IFG) 뇌 부위들 간의 유의미하게 증가한 기능적 연결활성이 관찰됨.
루시드 드림을 겪은 후, 감정의 변화 또는 인지의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결국, 꿈속에서 겪은 일련의 사건이 현실의 행동양식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물론, 아직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연구발표는 없다. 하지만, 뇌 영상기법과 분석을 통해서 가능성이 꾸준히 제안되어왔다.
최근 경험과 관련된 꿈을 꾸는 것이 그 경험에 대한 기억을 개선하는데, 연관성을 갖는지 알아 본 연구결과가 있다. 다시 말해서, 꿈을 통해 현실 경험에 대한 기억이 더 좋아지는 지 아닌지를 알아본 연구가 되겠다(그림2). ‘인셉션'에서 코브는 의로인의 계약을 성사시키기위해 계약 대상자의 꿈으로 들어가 대상자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심는다. 아버지에 대한 현실에서의 기억이 꿈을 꾼 이후로 변화를 겪는데, 어떤 부분에서 위의 연구결과와 비슷한 점을 갖는 것 같다.
그림2. 시각과 후각 자극을 연합하여, 새로운 경험을 대상자에게 주입. 3 종류의 다른 그림과 구별되는 냄새를 제공함으로써 시각자극에 대한 후각기억을 생성시킴. 각 기억연합 후 취침을 하고, 연합과정이 모두 완료된 후에는 테스트를 통해 반응정도를 관찰.
실험 대상자는 꿈에서 시각-후각 연합기억이 반영되는지를 보고하게 되고, 보고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의 메모리 스코어(테스트 단계)를 비교하였다. 상대적으로 보고가 있는 경우가 유의미하게 높은 스코어를 보였다(그림3).
그림3. Memory performance. 테스트 단계에서의 실험 대상자의 반응을 분석한 결과. 인지기억과 에피소드 메모리의 스코어에서는 대조군과의 차이가 없지만, 시각/공간-후각 기억에 관한 스코어는 유의미하게 차이가 남.
아직까지는 정확한 관련성을 입증하기는 힘들지만, 일련의 실험 결과들은 꿈에서의 겪은 과정이 깨어있는 상태에서의 행동양식 또는 기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2019년에 보고된 리뷰 논문은 “감정처리에 대한 꿈의 기능적 역할”이라는 제목을 갖는다. 꿈의 여러 단계 중 눈이 빠르게 움직이는 단계는 REM 수면은 깨어있을 때의 감정적 경험을 처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뇌 영상 기법으로 관찰된 뇌의 특정 부위 활성은 이러한 주장을 잘 뒷받침한다. EEG(electroencephalogram) 관찰은 특정 뇌파의 관련성을 보였다. 앞서 소개된 연구들이 뇌의 특정 부위를 밝혔다면, 이 리뷰 논문에서는 뇌파의 역할을 강조한다.
꿈은 흥미로운 주제 중 하나이다. 왜 꿈을 꾸는지, 꿈을 통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등 많은 질문들이 아직도 명쾌하게 풀리지 않았다. 많은 연구들이 더 진행이 된다면, 더 자세한 기전과 나아가 그 기전을 이용한 특정 꿈의 반응을 이용한 조절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마지막에 주인공 ‘코브’는 자신의 토템(본인이 꿈속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신만의 아이템)인 작은 팽이를 탁자 위에 돌려놓고 사라진다. 그 팽이가 쓰러지면, 현실에 있는 것이고, 계속 돌아간다면, 아직도 꿈속에 있는 것이다. 영화는 관객들을 우롱이라도 하듯이 팽이가 쓰러질듯 말듯하는 장면까지만 보여주고 끝을 낸다. 결국, 관객들의 선택과 해석에 맡기는 것이다.
[출처]
https://namu.wiki/w/%EC%9D%B8%EC%85%89%EC%85%98
Ruch, S., & Henke, K. (2020). Learning During Sleep: A Dream Comes True?.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Ruch, S., & Henke, K. (2020). Learning During Sleep: A Dream Comes True?.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Baird, B., Castelnovo, A., Gosseries, O., & Tononi, G. (2018). Frequent lucid dreaming associated with increased functional connectivity between frontopolar cortex and temporoparietal association areas. Scientific reports, 8(1), 1-15.
Ruch, S., & Henke, K. (2020). Learning During Sleep: A Dream Comes True?.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Plailly, J., Villalba, M., Vallat, R., Nicolas, A., & Ruby, P. (2019). Incorporation of fragmented visuo-olfactory episodic memory into dreams and its association with memory performance. Scientific reports, 9(1), 1-14.
Ruch, S., & Henke, K. (2020). Learning During Sleep: A Dream Comes True?. Trends in Cognitive Sciences. Scarpelli, S., Bartolacci, C., D'Atri, A., Gorgoni, M., & De Gennaro, L. (2019). The functional role of dreaming in emotional processes. Frontiers in psychology,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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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틀신반] 연재를 맡게 된 박성모 입니다. 간략히 제 소개를 하자면, 현재 캐나다 토론토 Sickkids hospital 소속 연구센터의 Neuroscience Mental Health Program 소속인 Dr. Sheena Josselyn lab의 Research Fellow 5년차 입니다. 제 연구의 주된 관심사는 learning & memory 인데요. 연구를 하면서 재미있는 논문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또한 관련 기술이나 개념을 영화의 소재로 사용한 부분들이 자주 눈에 띄어서 이렇게 연재를 통해 알기 쉽게, 유익하게 풀어가고자 합니다. 제가 앞으로 다룰 영화는 이미 많이 알려진 영화들과 Netflix 에서 실험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대상입니다. 다소 중국집 이름 느낌이 나는 저의 연재글을 재미있게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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