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0일 온라인을 달구었던
Nature Methods의 correspondence는 CRISPR 유전자가위가 소위 “완벽”하지 않기에 주의해야 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유전자가위 처리 후 WGS를 돌려보니 유전체 내에서 오프타깃 변이가 적지 않게 발견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아래 그림과 같이 F03, F05 생쥐에 CRISPR 처리 후,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SNVs (single-nucleotide variants)나 indels (insertions and deletions)이 많이 보인다는 결과입니다.
이는 바로 나스닥 CRISPR 업체들의 주가에 반영되었습니다.
지난 글에서 미국 특허청의 판결에 따른 동일 업체들의 주가에 대해 다룬 적이 있는데, 그때와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연구결과가 발표된 5월 30일을 기점으로 세 업체 모두 주가가 급락하였습니다. 그리고
Editas와
Intellia는 바로
Nature Methods에 각각 레터를 보내 위의 내용을 반박했습니다. 서울대 김진수 교수도
사이언스온을 통해 반박의견을 전했습니다. 세 경우 모두 실험설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 중에서도 주요한 것은 실험에 사용된
대조군의 정당성입니다. 오프타깃 변이를 대조군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변이로 규정하였기 때문에, 대조군 설정이 잘못되었다면 결론의 논리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요는 CRISPR을 처리하기 전부터 대조군과 실험군 간에 변이의 차이가 있었음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관련된 의견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Editas
...Secondly, the selection of a co-housed mouse (as opposed to the parents or bona fide littermates) as the control is insufficient to attribute the observed differences between the treated mice and control mouse to CRISPR. The design of the experiment makes it impossible for the authors to rule out the possibility that the reported genomic differences between the experimental animals and the single control existed prior to experimental manipulation with CRISPR...
Intellia
...Unfortunately, the authors did not sequence the parents, nor do we know if the edited animals (F03 and F05) are true sibs or simply closely related. There is also no information given on how closely related the colony control animal was to the parents used in this study. This missing evidence is critical to support their conclusion...
김진수 교수
...카스9을 주입해서 변이가 일어난 두 마리는 형제지간이었고 대조군으로 전체 게놈 염기서열 분석을 행한 생쥐는 같은 형질계통(strain)이기는 하지만 이들과 형제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저자들은 변이가 도입된 두 마리 생쥐 유전체에는 존재하지만 대조군 생쥐 유전체에는 존재하지 않은 단일염기변이, 삽입/결실이 크리스퍼에 의한 오프타겟 지점이라고 가정했습니다. 이와 반대로 대조군에는 존재하지만 변이가 도입된 생쥐에는 존재하지 않은 단일염기변이, 삽입/결실의 유무에 대해서 저자들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변이가 수백 개 이상 있다면 대조군과 변이 생쥐 사이에 유전적 배경이 다르다는 가설이 입증됩니다. 동시에 저자들이 보고한 변이가 크리스퍼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 됩니다...
MIT Technology Review에서도 관련보도가 있었는데, 이 기사에 의하면 Intellia CEO인 Nessan Bermingham은 이번 발표로 인해 대중들의 CRISPR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했고 당사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밝히며,
Nature Methods 측에 이번 correspondence 철회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Nature Methods 출판을 담당하는 Springer Nature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발표 직후 여기저기로부터 의견을 받고 있으며 저자들과 이에 대해 신중하게 논의해보겠다고 합니다. 역시 스타기술인 만큼 여파가 만만치 않습니다.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의 소속은 Stanford University, University of Iowa, Columbia University, New York-Presbyterian Hospital입니다.
UC Berkeley와 Harvard, MIT는 보이지 않습니다. 편을 갈라놓고 접근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무슨 일이든 간에 정반합을 통한 결론 도출은 항상 옳다고 생각하며, 특히 CRISPR 유전자가위와 같이 세상에 대한 “impact factor”가 큰 기술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탄탄대로를 달리는 것처럼 보이던 이 기술에 대해 저명한 기관들이 일종의 태클을 걸었다는 것은 신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태클이 허리 위로 들어온 것일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관련 업체나 대학은 이 기술의 신규성이나 진보성만큼 이와 같은 반대측면도 늘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유사한 챌린지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고, 이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상용화의 관건일 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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