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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계 소식: From Startups to Moguls] CRISPR 스타트업, Caribou Biosciences
Bio통신원(Illozik)
CRISPR-Cas9 유전자가위. 이제는 조금 식상하게 들릴 만큼 최근 과학계의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이 시스템은 여러 개의 모티프로 구성되어 있고 또한 원핵생물과 진핵생물에 모두 적용이 가능하므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도 한 군데가 아닙니다. UC Berkeley의 Jeniffer Doudna 교수팀, MIT의 Feng Zhang 교수팀, 그리고 서울대학교의 김진수 교수팀이 대표적인 기술보유 그룹이며, 현재 미국에서는 이를 둘러싼 Berkeley팀과 MIT팀 간의 특허분쟁 또한 뜨겁습니다 (참고: [바이오토픽] 특허전쟁: 미국 특허청, CRISPR의 특허권 중재 시작). 학계에서 이렇게 특허권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는 드문데, 아마 관련 교수들이 본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김진수 교수는 1999년에 이미 ㈜툴젠 (ToolGen)을 설립하여 1세대 유전자가위기술부터 사업화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Doudna 교수팀은 2011년에 Caribou Biosciences를 설립하였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CRISPR 기술로 창업된 기업 중 Berkeley의 스타트업, Caribou Biosciences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인물 및 기본정보
Caribou Biosciences (이하 카리부)는 2011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QB3 (California Institute for Quantitative Biosciences) Startup in a Box” 프로그램을 통해서인데요. QB3는 샌프란시스코의3개 학교 (UC Berkeley, UCSF, UC Santa Cruz)의 상업화를 지원해주는 비영리기관으로 QB3 Startup in a Box는 과학자가 업체를 설립할 때 법률적, 재정적인 이슈에 대해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CRISPR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기 위해 설립된 카리부. 현재 CEO는 이제 갓 서른을 넘은 Rachel Haurwitz 박사로 이 업체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합니다. Rachel은 Harvard 생명과학과에서 학사를 마치고, 2007년 UC Berkeley의 Doudna 랩에 대학원생으로 입학하였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의 CEO로 역임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관심을 받았는데요. 2014년에는 Forbes의 Science and Healthcare 분야 “30 Under 30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인물을 분야별로 30명씩 선정한 리스트)”에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림 1. Caribou Biosciences의 Rachel Haurwitz (좌, CEO)와 Jeniffer Doudna (우, 공동설립자)
(출처: Berkeley Lab)
현재 카리부의 이사장으로 있는 Rodolphe Barrangou 박사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에서 Food, Bioprocessing and Nutrition Sciences 조교수) 또한 주목할 만한데, 2007년 원핵생물의 CRISPR 면역시스템을 밝힌 Science 논문 (CRISPR provides acquired resistance against viruses in prokaryotes.)의 제 1저자이기 때문입니다. 흥미롭게도 Barrangou 박사는 당시 DuPont Danisco에 재직 중이었습니다. 이후 CRISPR 연구를 지속하기 위해 학계로 자리를 옮긴 것 같습니다. CRISPR 시스템 연구에 대해 첨언하자면, 이후 2012년에 Jeniffer Doudna 교수가 Emmanuelle Charpentier 교수와 공동으로 Science에 발표한 논문 (A programmable dual-RNA-guided DNA endonuclease in adaptive bacterial immunity)에서 Cas9 단백질이 특정 DNA부위에 결합하여 가위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2014년에 카리부는 10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규모였으며, 현재 그 규모는 2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015년 상반기에는 Series A (시제품에서 본제품으로 개발하는데 투입되는 자금 투자)로서 $11 million (한화 약 13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하였습니다. 투자자로는 Fidelity Biosciences, Novartis, Mission Bay Capital, 5 Prime Ventures 등의 업체가 있습니다. 현재 매출은 연간 약 $1 million 정도로 추정되지만, 제조업체가 아닌 기술업체인 이상 파트너십에 의해 그 규모는 변동의 여지가 많습니다.
기술 및 파트너십 (DuPont, Novartis)
카리부는 기본적으로 유전체 편집 (genome editing) 기술업체이며, 유전체 편집을 위한 도구로 Cas9 단백질을 활용합니다. Cas9 유전자가위는 guide RNA에 의해 타깃 염기서열을 찾아가서 그 역할을 하게 되므로 guide RNA를 정확하게 제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Cas9의 가위 기능을 없앤 다음 변형하여 타깃 유전자 발현의 촉진제나 억제제로서의 기능을 하게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Cas9 자체만으로는 다른 기관이나 업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특허 분쟁이 종결되어봐야 알겠지만 그 부분은 차치하고 살펴보면, 다른 기관이나 업체에서도 이 Cas9는 동일하게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유전자가위 자체보다는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해 보입니다. 카리부는 당사 기술의 적용 영역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의약, 농업, 생물학, 산업생명공학이 그것입니다 (그림 2). 의약과 농업은 비교적 명확해 보입니다. 생물학은 기초 연구를 위한 실험서비스 (유전자 knockout, 모델동물 유전체 편집 등)를 제공하는 것이며, 산업생명공학은 미생물을 유전자가위로 개량하여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는 산업 분야에도 적용시키겠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동물, 식물, 미생물을 다 아우르고 있습니다.
그림 2. Caribou Biosciences 유전자가위 기술의 적용 영역
(출처: Caribou Biosciences 홈페이지)
카리부는 위에서 언급한 각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먼저 DuPont과의 관계입니다. 앞서 보았던 카리부의 이사장 (Rodolphe Barrangou 박사)이 DuPont 출신이어서 그런지 견고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이는 핵심 특허의 공유, 공동연구, 그리고 DuPont의 카리부에 대한 투자 등을 포함합니다. DuPont은 사업영역이 광범위한 만큼 그 적용분야 또한 다양하겠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0월에는 DuPont의 종자사업부인 Pioneer에서 카리부의 유전자가위 기술을 활용해 종자개량을 이미 시작하였다고 발표했으며, 5년에서 10년 내에 상업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하였습니다.
글로벌 제약업체인 Novartis와도 손을 잡았습니다. 2015년 1월, Novartis는 카리부와 카리부가 설립한 업체인 Intellia Therapeutics와 연구개발 계약 체결을 발표했습니다.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계약으로 Novartis는 CRISPR-Cas9 기술 투자로 유전자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치료를 위해서는 주로 환자의 세포를 얻어 질병원인 유전자를 교정한 뒤 환자에게 재주입하는 방식에 집중한다고 하며, 조혈줄기세포 편집을 통한 혈액질환 약품, 의약용 단백질 생산, CAR-T 세포 (Chimeric Antigen Receptor-T 세포: 암세포 특이적 항원을 인식하는 합성된 수용체를 발현하여 암세포를 파괴하는 T세포) 개발 등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얼마 전인 2016년 2월 말에는 생물학 분야의 연구지원을 위해 Integrated DNA Technologies (IDT)와 비독점 공동연구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보다 정확하고 정밀한 CRISPR-Cas9 시약 개발을 위해서입니다. IDT는 이번 계약을 통해 CRISPR-Cas9 시약을 개발한 후 상업화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카리부가 설립한 회사, Intellia Therapeutics
2014년 11월, 카리부는 Atlas Venture와 함께 Intellia Therapeutics (이하 Intellia)를 설립합니다. Intellia는 카리부의 기술을 활용하여 유전병을 치료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카리부는 Intellia에게 인간의 유전자와 세포를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의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독점적 권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카리부의 CEO인 Rachel Haurwitz 박사가 현재 Intellia의 이사도 겸임하고 있습니다.
CRISPR가 장안의 화제가 되고 덩달아 Jeniffer Doudna 교수의 Caribou Biosciences도 명성을 얻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본 업체를 접하게 되었을 때 몇 가지 사실에 놀랬는데 첫 번째가 CEO의 나이입니다. 젊은 인재를 CEO로 앉히는 과감한 인사는 역시 미국이 변화하는 시대에 앞서 나갈 수 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놀란 점은 이사장이 CRISPR를 발견한 사람이며, 그 연구가 회사 연구소 (DuPont Danisco)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원천기술은 이런 기본연구에 투자하였을 때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네요. 마지막으로 Jeniffer Doudna 교수는 이름 안에 DNA가 있다니 부모님의 혜안 또한 놀랍습니다.
본 기술을 둘러싼 여러 이권 다툼 속에서 앞으로 특허분쟁이 어떻게 끝날지 두고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어느 업체가 웃을지 결정될 테니까요. 물론 각자의 영역에서 모두 웃을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출처]
1. https://www-als.lbl.gov/index.php/ring-leaders/958-caribou-biosciences-has-roots-at-the-als.html
2. http://www.sciencemag.org/cgi/pmidlookup?view=long&pmid=17379808
3.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37/6096/816.long
4. https://www.owler.com/iaApp/1832348/caribou-biosciences-company-profile
5. https://www.owler.com/iaApp/poll/54215286e4b0e71dc7cee7a6/caribou-biosciences/how-many-employees-does-caribou-biosciences-have-.htm?onBoardingComplete=true
6. http://www.agprofessional.com/news/caribou-biosciences-and-idt-sign-agreement-crispr-cas9-reagents
7. http://www.businesswire.com/news/home/20141118005278/en/Caribou-Biosciences-Announces-Co-Founding-Intellia-Therapeutics
※ 상기 내용 중 잘못된 사실이 있거나 보충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1) 김진수 교수는 ㈜툴젠 (ToolGen)을 설립하였으며, Doudna 교수팀은 Caribou Biosciences를 설립하였습니다. → 예를 들면 김진수 교수는 1999년에 이미 ㈜툴젠 (ToolGen)을 설립하여 1세대 유전자가위기술부터 사업화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Doudna 교수팀은 2011년에 Caribou Biosciences를 설립하였습니다.
: 김진수 교수님께서 CRISPR/Cas9 때문에 툴젠을 설립한 것처럼 오독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또한 Feng Zhang 교수팀 등도 업체를 설립하였는데 그렇지 않은 것처럼 해석될 여지가 있어 위와 같이 수정했습니다.
2) CRISPR 시스템 연구에 대해 첨언하자면, 이후2012년에 Jeniffer Doudna 교수가 Science에 발표한 논문 (A programmable dual-RNA-guided DNA endonuclease in adaptive bacterial immunity)에서 Cas9 단백질이 특정 DNA부위에 결합하여 가위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 CRISPR 시스템 연구에 대해 첨언하자면, 이후 2012년에 Jeniffer Doudna 교수가 Emmanuelle Charpentier 교수와 공동으로 Science에 발표한 논문 (A programmable dual-RNA-guided DNA endonuclease in adaptive bacterial immunity)에서 Cas9 단백질이 특정 DNA부위에 결합하여 가위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 본 논문은 Jeniffer Doudna와 Emmanuelle Charpentier가 공동 교신저자로 게재한 논문이기에 위와 같이 보충하였습니다.
3) 마지막으로 Jeniffer Doudna 교수는 이름 안에 DNA가 있다니 부모님의 혜안 또한 놀랍습니다.
: 지적해주신 것처럼 Doudna는 이름이 아니라 성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혜안이 발휘될 수 있는 항목이 아님을 밝힙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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