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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카의 꽃.나.들.이]6. 대지의 향기를 품은 냉이
Bio통신원(아이디카)
- 이 재 능 -
냉이(Capsella bursapastoris (L.) L.W.Medicus)
들에 나는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 높이 10~50cm.
뿌리에서 난 잎은 지면에 퍼진다. 3~6월 개화.
줄기가 올라오기 전에 캐서 전초를 식용한다.
옛 이름은 나이(那耳)였고 낭이, 냉이로 변화되었다.
냉이가 꽃줄기를 올리고 꽃을 피우면 향기와 식감이 떨어진다.
요즈음에는 예전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음식이 많다. 사는 형편이 나아져서 입이 사치스러워진 탓이려니 하지만 냉이에서 만은 예전과 변함없는 맛과 향기를 느낀다. 나는 그 냉이 향을 유난히 좋아해서 일 년 내내 먹는 편이다. 이른 봄, 냉이가 꽃대를 올리기 전에 캐서 살짝 데치면, 거무튀튀한 냉이 잎이 신기하게도 맑은 초록색으로 변한다. 데친 냉이의 물기를 짜낸 다음, 작은 덩어리로 뭉쳐 냉동실에 넣어 놓고, 봄의 향기가 그리울 때마다 하나씩 꺼내 국을 끓이면 나의 식탁은 일 년 내내 봄이다.
막상 냉이를 캐러 가면 비슷한 것들이 많아서 헷갈리곤 한다. 잎이 두텁거나 큰 것, 잎의 톱니가 뭉그러진 것, 솜털이 많은 것, 거무튀튀한 잎 등등, 어떤 것이 진짜 냉이인지 골라 캐기가 난감하다. 식물도감에는 무슨 냉이라고 이름 붙은 것만도 무려 예순 가지나 나온다. 잘 알만한 분에게 물어 보았더니 뜻밖에 쉬운 답을 얻었다. 이름 봄에 냉이와 구별하기 까다로운 식물은 황새냉이, 다닥냉이, 말냉이, 뽀리뱅이 같은 것들인데 다 냉이로 간주하고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쉬운 냉이 구별법은 일단 캐서 향기를 맡아보면 되고, 비록 향기가 덜하더라도 모양이 비슷하면 같이 섞어 먹으면 된다. 다른 풀들과 마찬가지로 냉이 잎도 거뭇한 색으로 겨울을 나고 볕이 따뜻해지면 광합성을 활발히 해서 녹색으로 변해 간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해서 시장에 나온 냉이들은 이 겨울색이 없다. 혹한을 견디어낸 흔적이 없으니 진정한 냉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그놈들은 사실 맛도 향기도 별로 없다.
대지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하늘의 기운을 듬뿍 받아 매서운 추위를 대견하게 이겨낸 냉이일수록 향기가 좋다. 쑥이며 달래며 이른 봄의 나물들은 추운 겨울을 이겨낸 그 기운으로 좋은 향기를 품어 우리의 기를 북돋우어 주는 것이리라. 사람도 시련과 고난을 많이 이겨낼수록 향기가 짙어진다. 나는 냉이를 캐면서 대지의 향기를 즐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냉이들
황새냉이(Cardamine flexuosa With.)
논밭의 습한 곳에 나는 황새냉이속의 두해살이풀. 높이 30cm 가량. 밑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3~5월 개화. 어린잎을 식용한다.
는쟁이냉이(Cardamine komarovii Nakai)
산지의 물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 높이 30~50cm. 전체에 털이 없고 매운 맛이 난다. 마름모꼴의 잎이 어긋나며, 잎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깃꼴로 갈라지기도 한다. 4~7월 개화. 어린잎은 식용한다. [이명] 숟가락냉이, 주걱냉이
미나리냉이(Cardamine leucantha (Tausch) O.E.Schulz var. leucantha )
산골짜기 시내 근처의 그늘진 곳에 나는 여러해살이 풀. 높이 50cm 가량. 전체에 부드러운 털이 있고 땅속줄기를 뻗는다. 5~7 장의 작은 잎으로 된 깃꼴겹잎으로, 길이 15cm 정도다. 4~7월 개화. 어린 식물을 식용한다. [이명] 미나리황새냉이
말냉이(Thlaspi arvense L.)
주로 낮은 지대의 들이나 밭에 자라는 말냉이속의 두해살이풀. 높이 20~60cm. 전체에 털이 없고, 짙은 녹색, 줄기에 능선이 있다. 뿌리잎은 둥글게 땅에 퍼지고, 넓은 주걱모양이다. 줄기잎은 어긋나기, 긴 타원형,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4~5월 개화. 어린 식물은 식용한다.
유럽나도냉이(Barbarea vulgaris R.Br.)
산자락이나 들에 나는 나도냉이속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70cm 가량. 줄기잎은 잎자루가 없고, 깃 모양으로 갈라진다. 5~6월 개화. 어린 식물은 식용한다. 나도냉이(Barbarea orthoceras Ledeb.)는 씨방이 줄기에 붙어 똑바로 서는 편이고 유럽나도냉이는 줄기와 70도 이상 각도를 유지하며 달린다.
개갓냉이(Rorippa indica (L.) Hiern)
들이나 논밭에 나는 개갓냉이속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50cm. 전체에 털이 없고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뿌리잎은 밀생, 깃 모양으로 갈라지기도 하고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줄기잎은 길죽하며, 갈라지지 않고, 톱니가 있다. 5~6월 개화. 어린잎은 식용한다. [이명] 선속속이풀, 쇠냉이, 갓냉이
다닥냉이(Lepidium apetalum Willd.)
북아메리카 원산의 들에 나는 두해살이풀. 높이 20~40cm. 전체에 털이 없고, 깃꼴겹잎이며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진다. 5~7월 개화. 씨앗은 동글납작하며 날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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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1979년에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31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할 때까지 삶의 대부분을 자연과 벗하며 지냈다. 야생화를 즐겨 찾으며 틈틈이 써 놓았던, 조상들의 삶과 꽃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이곳에 연재한다. 그 이야기들을 모아 2014년 9월 ‘꽃들이 나에게 들려준 이야기- 1편 어디에서나 피는 꽃, 2편 그곳에서 피는 꽃’ 를 출간하였다. 블로그 주소 : http://blog.daum.net/leejn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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