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는 BRIC과 과학커뮤니케이터가 함께 만들어 가는 기획인터뷰입니다.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진행하는 인터뷰를 통해 최신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연구경험과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생생한 연구자의 삶과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톡톡인터뷰는 최근 소개된 한빛사 연구자들 중 제1저자분들을 만나보는 인터뷰로 월 1편씩 총 10편의 영상인터뷰를 소개하게 됩니다. (BRIC 운영진)
BRIC x 과커 <톡톡인터뷰> #울림
Q. 안녕하세요. 브릭과 과학커뮤니케이터의 만남 톡톡인터뷰, 오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될 과학커뮤니케이터 울림입니다. 오늘은 김우현 님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하는데요. 본인과 한빛사에 게재된 연구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고려대학교 나노생명공학연구실에서 작년 8월에 박사학위를 받고, 지금은 삼성서울병원에 스마트헬스케어연구소 의과학연구센터에 재직 중인 김우현입니다. 제가 했던 연구는 화학생명공학 전공을 기반으로 나노입자나 구조체를 합성 또는 제작하고 그걸 기반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광학 기반의 바이오 플랫폼을 개발하는 게 제 연구입니다. 이번에 한빛사에 소개된 연구의 타깃 질환은 패혈증으로 선정했고 바이오 마커, 그러니까 그 질병을 진단하기 위한 물질의 혈액에서 돌아다니는 수용성 단백질을 측정했습니다.
Q. 이 분야와 연구 주제 선택의 배경이 궁금해요.
제 어린 시절 꿈은 의사였습니다. 의사였는데 저희 아버지께서 좀 편찮으셨어요. 특히 심장이 안 좋으셨는데 그런 계기로 흉부외과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현실의 벽에 부딪혔죠. 성적 부분에서. 제 성적에 맞춰서 갔을 때 할 수 있는 전공이 뭘까 찾다 보니까 화학공학 생명공학이었고 그 두 가지를 다 배울 수 있는 화공생명공학과를 선택해서 갔고요. 아무래도 의료, 진단, 의학 치료와 관련된 그런 걸 제가 전공하게 된 과에서 해갈 수 있는 걸 보면서 그런 연구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패혈증으로 포커싱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실은 제가 한빛사에 하게 된 연구 전에도 한 번 한빛사에 소개된 연구가 있었는데요.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플랫폼을 했었거든요. 근데 암에 대한 걸 연구하다 보니까 암은 얼마든지 저희가 진단하고 개발할 무궁무진한 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로 실용화하기엔 어렵지 않냐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최종적으로 마지막 학위에선 조금 더 실용성을 증가시킨 연구를 하고 싶었고 즉각적으로 진단을 해내야 하는 질환을 선택하게 되다 보니까 면역 관련된 패혈증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패혈증이란 특성 자체가 조금 빠른 진단이 필요한 질환이라고 말씀 주신 것 같아요. 논문 얘기를 좀 더 해볼까 해요. Figure A가 모든 연구의 내용을 총망라하는 Conceptual Figure라고 볼 수 있을까요?
출처 : Woo Hyun Kim et al.,
Rapid and Differential Diagnosis of Sepsis Stages Using an Advanced 3D Plasmonic Bimetallic Alloy Nanoarchitecture-Based SERS Biosensor Combined with Machine Learning for Multiple Analyte Identification. Advanced Science (2025). DOI: 10.1002/advs.202414688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제 연구는 크게 세 가지 파트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는 저희가 이런 진단을 하기 위한 바이오 센서를 만들기 위한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부분이고 중간 부분에선 그런 나노 구조체를 기반으로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나노 구조체를 쉽게 다중으로 감지할 수 있는 그런 틀을 만들고 그걸로 실제로 제가 주로 다루고 있는 과학 현상인 표면증강라만산란(SERS: Surface enhanced Raman scattering)인 SERS 신호를 받은 과정, 그 SERS 신호를 기반으로 바이오 마커들의 발현량을 보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마지막으로 머신러닝을 이용해서 이 신호를 기존에는 각각에 매칭되는 신호로 봤다면 이것들을 한번에 다 원 칩에서 한 번에 다 넣어서 나오는 신호를,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분석해서 지금 여기 나와 있는 것처럼 정상인, 단순감염(패혈증 증상이 없는), 감염 이후에 패혈증 증상을 보인 분, 그리고 패혈증 쇼크까지 네 가지 군에 대해서 감별 신속 진단을 한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걸 그림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Q.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출처 : Woo Hyun Kim et al.,
Rapid and Differential Diagnosis of Sepsis Stages Using an Advanced 3D Plasmonic Bimetallic Alloy Nanoarchitecture-Based SERS Biosensor Combined with Machine Learning for Multiple Analyte Identification. Advanced Science (2025). DOI: 10.1002/advs.202414688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드리자면 A에서 앞에 부분에선 특이한 구조의 나노구조체를 만들었어요. 이 나노 구조체 같은 경우엔 나노 기둥머리 위에 약간 그래놀라들이 모여있는 듯한 모형의 그런 구조를 만들 수 있었어요. SERS 신호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나노 갭이 많고 일정하게 있을수록 덴스하게 있을수록 신호가 아주 증폭이 잘되는 경향을 보여요. 이런 것들이 균일하게 있을수록 신호가 균일하게 나오는 그런 특성을 보여서 요런 나노 구조체를 만드는 과정을 진행했고 그런 구조체를 이용해서 SERS 라는 현상을 보는 건데 SERS 현상을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저희가 특정 파장의 빛을 금속 표면에 저희가 원하는 바이오마커 및 표지자가 있는 부분에 조사를 하면 여기 금속에 있는 또는 이 물질에 있는 전자들이 역위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얘네들이 에너지 차이가 생겨요. 그런 에너지 차이를 스펙트럼으로 보여주는 게 라만 산란(Raman scattering)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에너지를 더 받았냐 뺏겼냐에 따라서 이런 식으로 (지문같이 바이오 마커마다 고유의 그래프 형태가 나타난다는거죠.)
여기서는 바이오 마커 자체를 본 것은 아니고요. 바이오마커마다 산란에서의 특정한 파장을 보이는 물질들을 각각 달았고요 . 이제 그걸 달아서 본 거기 때문에 그 자체를 봤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Q. 그 마커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데요.
여러 문헌조사를 통해서 패혈증과 관련된 바이오마커 4가지를 선택했습니다. 크게는 두 가지 파트로 나뉩니다. 한 파트는 패혈증 진단에 집중해서 패혈증 온/오프를 볼 수 있는 바이오마커로 진행했고. 다른 한 파트로는 패혈증이라는 게 증상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래서 정상인으로부터 감염된 사람. 감염된 사람에서 증상이 나오기 때문에 이러한 중증도가 진행되는 걸 판별할 수 있는 마커에 대한 것을 문헌조사 했어요. 그래서 이제 네 가지 중에 앞서 말씀드렸던 첫 번째 그룹에는 호중구 표면에서 발현된 인터루킨-3 수용체 알파 사슬이라고 불리는 CD 123이란 걸 선택 했고요. 지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패혈증이 발병했을 때 백혈구, 일종의 단핵구에서 이것들이 발현이 되는데, 즉 면역에 필요한 애들입니다. 면역에 필요하다 보니까 이것들이 패혈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감소하는 경향을 많이보여요. 발현 파트 중 하나인 이와같은 중증도를 보기 위한 바이오 마커는 HLA-DR(Human Leukocyte Antigen-DR)이라고 인간 백혈구 항원인데 백혈구로부터 분비되는 항원입니다. 항원이다 보니까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소하겠죠. (그럼, 패혈증 환자에게 감소하겠어요.)
다음으로 저희가 보는 건 키틴 분해효소 (ChiT: Chitotriosidase)라고 일반적으로 박테리아나 균의 세포벽에 있는 키틴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로 일반적으론 백혈구 중 하나인 대식세포에서 몸 속에서 뭔가 감염이 일어나면 무조건 분비합니다. 그럼 패혈증에 감염된 환자에겐 많이 나오겠죠. 이런 두 가지 마커를 이용해서 정상인부터 감염인, 패혈증, 패혈증 쇼크 간에 중증도를 보는 보기 위한 마커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니까 HLA-DR이나 키틴 분해효소 이 두 가지는 정상인 온/오프를 구별하는 게 아니라 패혈증의 정도를 볼 수 있는 마커였네요. 그럼 이제 바이오마커 4가지가 다 준비되었으니 이 다음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출처 : Woo Hyun Kim et al.,
Rapid and Differential Diagnosis of Sepsis Stages Using an Advanced 3D Plasmonic Bimetallic Alloy Nanoarchitecture-Based SERS Biosensor Combined with Machine Learning for Multiple Analyte Identification. Advanced Science (2025). DOI: 10.1002/advs.202414688
그래서 이 바이오마커를 저희가 만든 플랫폼을 가지고 SERS 신호에 따른 발현량을 분석을 해서 실제 임상으로 유효한지를 보는 과정을 진행하는데요. 아까 말씀드렸던 CD123과 PD-L1 같은 경우에는 네 가지 군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 정상인과 패혈증, 정상인과 패혈증 쇼크, 정상인과 감염인 간에 구분은 가능했습니다. 유의한 차이가 있었지만 세 가지 군에 대한 구별은 어려웠어요. 여기서 문제 됐던 건 감염과 패혈증 감염 중에 패혈증으로 진행되는 사람 구분이 안 됐다는 게 문제였어요.
그래서 저희가 이걸 확인했고, 저희 시스템하고 비교하기 위해서 단백질을 보는 연구 기법인 많이들 아시겠지만 ELISA(효소면역흡착측정법: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를 이용해서 똑같이 비교를 진행했고 확실히 ELISA보다 저희 시스템이 좋은 건 확인했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문제가 있었고, HLA-DR하고 저희가 아까 말씀드렸던 ChiT 이 두 가지 마커를 가지고 비교했을 땐 정상인, 감염, 패혈증, 쇼크가 구분이 됐지만 문제가 됐던건 정상인과 감염 사이가 구분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엔 그 네 가지 바이오마커를 다 써야지 구별이 되었네요.)
네 가지를 다 써야 구분이 될까, 아님 어떻게 해야하나 엄청 고민했어요. 원래는 저희가 여기까지 생각하고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여기까지를 논문으로 정리해 보자고 생각했는데 여기서 결론 내긴 좀 아쉬워서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하게 됐어요. 머신러닝을 하기 위해서는 테스트 군과 그리고 러닝 군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서 10명이면 5명에 대한 데이터 수를 확보하고 150개 200개 정도씩 데이터를 넣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을 진행한 거였어요. 다섯 명은 학습을, 다섯 명은 진단을 통해 테스트 결과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렇게 진행을 했습니다. 특히 F1-Score라고 이런 알고 리즘에서 모델링이 됐는지 판단하는 스코어링인데 0.974 정도로 보이는 걸 봤을 때 전반적으로 다 0.95이상의 값을 봤잖아요. (0.95 이상이면 잘 모델링 됐다고 보는건가요?)
네. 잘 모델링 됐다고 많이들 얘기하더라고요. 위의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지금 저희가 기존에 학습했던 4가지 마커들에 대한 패턴이 다 된걸 볼 수 있고 패턴에 맞춰 노란색 점이 미지시료거든요. 노란색 점들이 그 분포 부분에 잘 맞아떨어지게 나와서 미지시표 첫 번째 것 같은 경우에 정상인, 두 번째는 패혈증, 세 번째는 패혈증 쇼크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그만큼 저희 시스템이 정밀하다는 걸 볼 수 있는걸 그림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연구하는 일 년 반 가까운 시간 동안 에피소드가 정말 많았을 것 같아요. 에피소드는 논문에 담을 수 없잖아요. 그런 에피소드를 톡톡인터뷰 통해서 들려준다면?
제 경우엔 2년 정도까지 이게 오래 걸렸던 이유가 주제를 잡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첫 번째 연구 주제를 잡는 데도 시간이 좀 걸렸던 게 기억나면서 다행히도 연세대학교 박성호 교수팀에 이성우 연구원을 만나서 이 친구와 많은 협업과 협동을 통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간단하게 나노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이 친구하고 거의 맨날 PPT 주고 받고 매일 전화하면서 (너무 생산적인 디스커션이네요.) 물론 비생산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정말 값진 시간이었어요.
저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뭔가 혼자 하는 걸 좋아했는데 이 연구를 계기로 협업이라는 게 정말 시너지를 낼 수 있구나, 내가 혼자서 발버둥 칠 필요가 없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Q. 이제는 밸런스 질문을 드립니다. A vs B라고 물으면 2초 안에 대답과 간략한 이유를 말씀해주시면 돼요.
1. 나는 다시 태어나도 같은 분야를 연구할 것이다 Yes vs No
2. 잘하는거 vs 좋아하는거?
3. 영어선생님 vs 대학원생 ?
(김우현님의 대답은 영상에서 확인해주세요.)
Q. 다음 질문은 꽤 긴 연구 생활을 하고 계신데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을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잖아요. 전 제가 혼자 집중해서 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사전 질문엔 컴퓨터 게임이라고 답했지만 사실은 예를 들면, 혼자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로 그게 운동이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십자수 아시죠? 진짜 간단한 십자수를 했어요. (스킬? 혹시 방석만들기 같은건가요? )
네 방석 맞아요. 제 연구실 사람들은 잘 모를 텐데 혼자 집에서 그런거 만들고. 제일 좋았던 건 저희 대학 공대 캠퍼스가 살짝 삭막한 느낌이 있거든요. 그런데 애기능이라고 능하나가 있는데 거기 가서 산책한 것도 참 좋았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 계획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연구자로는 제가 나노 구조체, 또 질병 진단 플랫폼을 많이 만들었으니까 산업 같은 곳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가 재직 중인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진단 키트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고 또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에 대한 어떤 미세지침 기반의 진단키트도 기업과 함께 연구를 진행해서 논문 작성 중에 있습니다. 추가적으론 설사병이라고 하죠. CDP3라고 특정 균이 감염되면 설사를 하게 되는데 이런걸 LFIA 라고 쉽게 말하면 코로나 진단 키트와 같은 플랫폼으로 제가 나노입자 항체를 이용한 공정을 추가해서 개발 및 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이와 관련된 또는 회사에 들어가서 좀 더 경력을 쌓아가고 싶어요.
그리고 먼 훗날엔 회사에서의 경험, 임상현장에서의 경험과 같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제 회사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이건 정말 먼 미래 얘기지만 현재로선 향후 하고 싶은 연구에 대한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톡톡인터뷰 소감 한마디?
솔직히 처음에 연락이 왔을 땐 내가 이걸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었는데 해보지 않았던 걸 해볼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