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는 BRIC과 과학커뮤니케이터가 함께 만들어 가는 기획인터뷰입니다.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진행하는 인터뷰를 통해 최신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연구경험과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생생한 연구자의 삶과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톡톡인터뷰는 최근 소개된 한빛사 연구자들 중 제1저자분들을 만나보는 인터뷰로 월 1편씩 총 10편의 영상인터뷰를 소개하게 됩니다. (BRIC 운영진)
Q. BRIC과 과학커뮤니케이터가 만났습니다. 이번 달 톡톡인터뷰 진행을 맡은 과학커뮤니케이터 쏠이입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달은 재우 님과 인터뷰 진행해 볼 텐데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POSTECH IT융합공학과에서 연구 조교수로 재직 중인 김재우입니다.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광음향 기술을 가지고 여러 가지 영상장치에 접목하는 연구인데요. 그중에서도 광음향 기술을 초음파 내시경에 적용해서 광음향 초음파 내시경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Q. 그러니까 빛이랑 소리를 결합해서 내시경으로 좀 더 자세히 보는 연구를 한다 이렇게 정리를 해볼 수 있겠네요. 제가 오늘 재우 님의 논문을 쭉 훑어봤거든요. 사진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Figure가 있을까요?
출처 : Jaewoo Kim et al., Enhanced dual-mode imaging: Superior photoacoustic and ultrasound endoscopy in live pigs using a transparent ultrasound transducer, Sci. Adv., Nov 22 2024, Doi: 10.1126/sciadv.adq9960
저는 가장 마지막 Figure인 돼지 실험 결과를 담고 있는 figure를 꼽고 싶습니다. 위암이나 식도염이나 이런 것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몸속으로 내시경을 집어넣는데 보통은 광학 내시경을 먼저 집어넣습니다. 그건 카메라라고 보시면 되는데 넓은 영역을 한 번에 육안으로 보는 것처럼 빠르게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병변이 의심되는 부위에서 층을 깊게 볼 수는 없는 거죠.
Q. 숲을 볼 순 있지만 나무를 보긴 힘들었다. 그래서 초음파 내시경을 따로 투입해서 여기만 자세히 보는 과정이 필요했던 거군요.
네 맞습니다. 그중에서도 초음파 내시경은 각 조직 간 음향 인피던스라고 불리는 그런 기계가 그런 특성 차이에 기반해서 초음파를 보내면 반사 신호를 다시 위로 올라와서 그걸 수집하는 장치인데 기계적 특성만을 가지고 영상화를 진행하다 보니까 대조도가 낮고 또 초음파 특징상 해상도가 낮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실의 광음향 기술을 접목해서 광음향 초음파 내시경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Q. 일반 초음파의 경우 해상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거기에 광음향이란 기술을 덧입힌 것 같은데 광음향 효과가 뭔지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시겠어요?
광음향 효과란 쉽게 말하면 빛으로 초음파를 만드는 효과입니다. 생체 조직에 빛을 가하게 되면 조직이 빛을 흡수하고 흡수된 빛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환됩니다. 그 열은 물질을 팽창시키잖아요. 그다음에 빛을 끄게 되면 다시 열이 없어지고 물질이 다시 원래 크기로 돌아오게 됩니다. 빛을 켰다가 껐다가 반복하게 되면 물질이 커졌다가 작아지기를 반복하게 되겠죠. 주기적인 빛의 켜짐과 꺼짐 그러니까 pulse laser를 조사하게 되면 주기적으로 주변에 압력파를 발생하게 됩니다. 뇌질의 소멸에 의해 전파되는 게 음파기 때문에 펄스 레이저를 조직에 조사하게 되면 초음파가 발생하게 되는 거죠. 저희는 그 초음파를 수집해서 영상화하는 게 광음향 영상화 기술입니다.
Q. 이 기술을 내시경에 접목했을 때 이점은 무엇일까요?
기존의 초음파로는 할 수 없었던 빛으로 여러 가지 물질들을 조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질을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것들이 물질에 따라서 각자 다른 빛의 반사율을 가지고 있고 특정 파장에 따른 각자 다른 반사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질의 색깔을 구별할 수 있는 거잖아요. 광음향은 물질의 빛의 반사율이 아니라 빛의 흡수율이 물질마다 다른 점을 이용해서 빛의 파장을 바꾸면서 여러 물질을 타겟팅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Q. 그러면 예를 들어서 이 암세포는 이 파장대의 빛을 많이 흡수하고, 또 다른 암세포는 특정 파장대의 빛을 많이 흡수하고 이런 식인 건가요?
그 암세포에 표적할 수 있는 조영제를 사용하면 암세포 타겟팅 영상이 가능한데요. 예를 들자면 532나노미터 파장의 레이저를 사용하게 되면 이 파장은 헤모글로빈이 흡수를 잘하거든요. 그럼 혈관을 찍을 수 있게 되는 거고 1,720나노미터 파장의 경우에는 지질이라고 하는 지방 성분을 영상화할 수 있습니다. 1,720나노미터 파장으로 찍으면 지방만 찍히게 되는 거죠.
Q. 그러니까 빛을 이용했기 때문에 우리가 좀 더 다양한 물질들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것이네요. 그럼 광음향 영상을 접목하게 됐을 때 기존 초음파 기술과 합치는데 여러 문제가 발생했을 것 같아요. 혹시 장애물이 있었나요?
기존에 초음파 내시경에 광음향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 초음파와 빛의 동축을 이루는 점인데요. 동축을 이루기 위해서 기존에는 링 모양의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사용했습니다. 초음파 트랜스듀서란 초음파를 수신하고 송신하고 할 수 있는 소자라고 보시면 되는데 링 모양 트랜스듀서를 사용하면 그 링 중간의 구멍으로 빛을 통과시키면 빛과 초음파의 동축을 이룰 수 있는 거죠. 링 트랜스듀서 같은 경우에는 초음파를 발생시켜야 하는 어퍼쳐 면이 결국 구멍이 뚫려있게 되다 보니까 초음파가 온전히 발생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서 beam combiner라는 장치도 사람들이 많이 썼습니다. beam combiner란 빛은 통과할 수 있고 초음파는 반사되는 일종의 프리즘 같은 걸 배치해서 결국 빛과 초음파를 동축으로 만드는 기술인데 이런 기술의 경우에도 초음파가 지나게 되는 모든 계면에서 초음파의 반사가 많이 일어나고 그런 이유로 초음파의 신호대 잡음 비가 떨어지는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적용한 기술은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입니다.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의 경우에는 광학적으로 투명하기 때문에 광 경로에 자유롭게 배치가 될 수 있고 또 링 트랜스듀서처럼 초음파를 발생시켜야 하는 면이 손상돼 있지 않기 때문에 온전한 초음파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사용한 광음향 초음파 내시경의 경우에는 상용 초음파 내시경과 유사한 초음파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초음파와 빛의 동축을 이뤘기 때문에 광음향 영상 또한 거리가 길고 고해상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이 연구를 향후 어떻게 진행할 예정인가요. 향후 연구 방향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의 장점 중 하나는 다른 광학 영상 기기와의 결합이 쉽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광음향 영상과의 결합을 진행 중인데 이 외에도 식도나 위를 진단하는데 다양한 영상 기기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 형광을 예시로 들 수 있는데
Q. 형광 영상은 형광 조영제 생각하면 될까요? 병원 가서 조영제 맞으면 걔들이 암이 있는데 가서 들러붙는 그런 식으로 암의 위치를 찾잖아요. 이런 기술이 박사님의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나요?
네 맞습니다.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는 광학적으로 모든 빛을 투과시킬 수 있기 때문에 형광을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가 동축으로 유지시키면서 형광물질 방출 광을 수집해서 형광 영상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적용 분야는 광간섭 단층 영상 촬영 장치라고 불리는 OCT(Optical Coherence Tomography)인데요. OCT는 주로 안구를 영상화한 게 많이 촬영되었는데 최근엔 혈관이나 내시경에도 적용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OCT라는 장치는 빛의 간섭을 이용해서 조직 내부의 미세한 구조를 동일하게 영상화하는 게 유리한 장치입니다.
Q. 다양한 의료 장치랑 결합이 돼서 더 많은 영상을 환자들이 볼 수 있게 되겠네요. 제가 느끼기엔 재우 님께서 상용화시키는 데 진심인 것 같아요. 이게 진짜 상용화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암을 진단하는 데는 여러 지표가 있습니다. 초음파 내시경으로만 촬영했을 때는 종양이 위벽의 어떤 층까지 침투했는지 침투도를 확인한다거나 아니면 암의 주된 특성인데 암은 비정상적인 조직이고 영양소를 많이 공급받기 위해서 자기 주변으로 신생 혈관들을 많이 형성합니다. 비정형적인 혈관 구조를 가지고도 암을 진단 할 수 있는 지표가 되고 암은 그런 영양소를 빨리 소모시키고 성장하기 때문에 암 주변에는 저산소증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산소포화도 같은 것을 영상화하면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됐구나 하는 지표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광음향 영상의 장점 중 하나는 기능적 영상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기능적 영상은 조직의 층이나 혈관 구조 이런 것들과 달리 산소포화도처럼 특정한 조직의 기능을 보여주는 영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연구 진행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첫 스캐닝 시스템 개발할 때인데 스캐닝 시스템이란 내시경을 돌리기 위한 장치인데 저희가 dc 모터를 사용하다 보니까 회전속도가 항상 일정하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주변 환경에 따라 속도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영상을 재구성하는 알고리즘은 그런 속도를 반영하지 않고 한 속도를 선정하고 항상 재구축 하기 때문에 속도가 달라지게 되면 복원되는 영상이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거나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회전 속도를 안정화해야 했는데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꽤 골머리르 썩었었는데 어느 날 바람 쐴 겸 자전거를 타러 나갔는데 패달을 밟고 있다가 발을 멈췄는데 자전거는 패달을 밟다가 발을 멈춰도 계속 돌아가잖아요. 그게 한 방향으로만 돌게 해주는 클러치가 패달에 적용돼 있어서 그렇습니다. 저는 이 아이디어를 스캐닝 시스템에도 적용하면 속도가 심하게 바뀌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단방향 베어링을 스캐닝 축에 적용했습니다. 단방향 베어링을 스캐닝 시스템에 적용하니 모터가 가속될 때는 힘을 전달, 모터가 감속될 때는 프로브를 돌리는 힘을 전달하지만 모터가 감속될때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프로브는 원래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 아이디어를 얻고 적용해서 실제로 회전 안정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고 해당 내용은 특허로도 진행했습니다.
Q. 이번엔 밸런스 게임 같이 진행해 볼게요.
1. 실험이 단 한 번에 모두 성공하지만 데이터 처리에 시간이 3배 vs 실험 3번 실패하지만 데이터 처리는 바로 끝남
2. 연구실에 있는 장비가 모두 새것이지만 실험실 온도가 영하 15도 vs 낡은 장비 쓰지만 연구실 온도 적절
3. 10년 후 내가 개발한 기술을 전 세계에서 사용 vs 10년 후에 노벨상을 받지만 기술을 아무도 사용하지 못함
(재우 님의 선택은 영상으로 확인해 보세요~)
Q. 재우 님의 미래에 대해 다섯 개의 키워드를 정해서 얘기해 볼게요.
저는 융합기술, 의료 혁신, 엔지니어, 사업가, 도전으로 하겠습니다.
저는 초음파와 광학 기술을 연결해서 기존보다 더욱 정밀하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의료 기술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요즘에 AI 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 단일 영상을 기반으로 한 AI보다 초음파 광음향, 아니면 조금 전에 말씀드린 형광 OCT 등의 다양한 영상을 기반으로 한 AI는 정확도가 더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서 의료 혁신을 일으키고자 아까 의료 혁신이란 키워드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엔지니어로서 시작했지만 제가 개발한 의료기기를 널리 사람들이 사용하게 하게 하고 진단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업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사업가가 되어서 제가 개발한 물품을 판매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꿈입니다. 그래서 10년 후에는 제가 개발한 의료기기가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게 제 꿈이고 이루어진 뒤에도 멈추지 않고 다른 의료분야에 도전해서 의료분야에 더 많이 기여하고 싶다는 꿈이 있습니다.
Q. 그럼 이렇게 연구를 진행하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잖아요. 스트레스 푸는 꿀팁 있을까요?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편입니다. 수영이나 헬스를 하는데요. 헬스하면 몸이 힘들잖아요. 그러면 연구로 인한 스트레스를 잠시 잊고 몸의 고통에만 집중되잖아요. 그러고 연구실로 돌아오면 머리도 한층 맑아지고 연구에 집중도 더 잘 되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을까요? 향후 연구자로 어떤 길을 가고 싶으신지?
의료기기를 개발해 왔듯이 앞으로도 의료 기기를 개발하며 살고 싶은데요. 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연구자뿐 아니라 대학병원 의대 교수님들의 도움도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소화기 내과 순환기 내과 대학병원 의대 교수님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싶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는 다른 광학 기술들과 많이 접목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형광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실이나 oct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연구실, 이런 연구실들과도 협업을 통해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