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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국내파의 교수 임용 준비 과정 ] Phase III: 면접과 발표 준비
Bio통신원(김광은)
서류 평가를 통과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렇다면 이제 왜 학교에서 여러분을 뽑으려고 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즉, 정보의 비대칭을 극복해야 합니다.
1) 면접
학교에서는 서류를 통해 여러분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학교를 파악해야 할 시간입니다. 구글링과 신문 기사, 보도 자료들을 보아야 합니다. 더불어 학교 또는 학과의 홈페이지를 잘 살펴보면 보면 향후 5년 이내에 어떤 계획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즉 무슨 사업이나 과제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신임 교수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가 파악한 신임 교원 채용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퇴직이나 이직으로 인해 해당 전공, 강의를 충원해야 할 때 2) 새로운 대형 과제를 지원하기 위해 특정 전공의 보충이 필요할 때 3) 학교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밀고 있는 전공일 때. 사실 이런 정보는 지원자 입장에서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면접 일자가 잡히면 그전에 해당 학교에 견학 가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학교 차원에서 달성했거나, 신경 쓰고 있는 사업이 있으면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알 수 있습니다. 해당 단과대학 또는 학과 건물 근처에 현수막과 게시판, 또 건물 내부 게시판을 살펴보세요. 인터넷에서 얻을 수 없는 교내 정보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면접은 학교마다 형태와 차수가 다양하여 왕도가 없습니다. 다만 이런 정보를 미리 알아두면 면접 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임용 전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에 대해 파악한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1) MRC 선도연구센터 종료 예정
2)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단독 진행 중
3) 2025년 새 병원 별관, 2028년 본관 건축
임용 후 알게 된 정보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화학 수업 담당 교수님이 퇴임하여 후임자 필요
2) MRC 선도연구센터 재진입 준비(최종 선정: 세포소기관의학 연구센터)
3) BK21 4단계 신청 상태(최종 선정: 글로벌의생명학과)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면접에 들어올 분들과 내적 친밀감(?)을 쌓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얼굴을 많이 봐 둔 사람이면 덜 긴장됩니다. 같은 학과 교수님들과 학과장님, 학장님, 총장님의 보도 자료 등을 통해 다양한 사진이나 영상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을 한 장만 봐 두면 실물과 너무 달라서 오히려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2) 발표
발표 형식도 학교마다 아주 다양하지만, 저는 20분 연구 계획 발표 기준으로 22페이지를 준비했으며 Introduction (6페이지), 메인 연구 주제 (10페이지), 서브 연구 주제 (1페이지), 추후 계획 (5페이지)으로 구성했습니다.
Title: 논문이나 Thesis 제목을 그대로 쓰시면 안 됩니다. 전체 내용을 포함할 수 있는 제목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우 초빙 공고 내용이 ‘대사 및 미토콘드리아 의학’이었기 때문에 발표 제목은 “The unfinished puzzle: An integrated exploration of mitochondrial uncharacterized proteins”로 정했습니다.
Introduction: 학과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학문적 내용이되 포괄적인 내용에서 구체적인 내용으로 말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첫 2페이지는 화학과 의학 사이 학문적 융합에 대해서, 1페이지는 Graphical Abstract처럼 스스로를 한눈에 소개하는 내용, 나머지 3페이지는 연구 관련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연구 주제: 메인 주제로 두 개의 논문을 소개했기 때문에 각각 5페이지씩 사용했습니다. 출판한 논문이 많으시더라도 시간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장 임팩트 있는 두세 개의 논문(10~12페이지)을 발표하시는 것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각 주제의 마지막 슬라이드에는 바로 수행할 수 있는 후속 연구를 제시하여 준비되어 있다는 인상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서브 주제 1페이지에는 그 외 자랑거리들 정리하여 보여주시면 됩니다.
추후 계획: 2페이지는 그동안의 연구와 일관성 있으면서 확장되는 연구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나머지 2페이지는 다양한 과제 정보, 공동 연구 계획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는 포부 또는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적었고, 마무리 페이지는 해당 학교의 가장 멋있는 전경 사진을 이용했습니다.
보충 자료: 선행 연구 내용 중 가장 큰 약점에 대한 대응을 준비했습니다. 보통 리비전 과정에서 날카로운 코멘트들이 있는데, 그때의 답변을 참고했습니다. 실제로 구체적인 내용을 물어보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대응을 준비했다는 것만으로 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외로, 지방에 위치한 대학의 경우 이직이 잦기 때문에 지원자의 loyalty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임용될 경우 가족이 모두 이사할 계획이라면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혼자만 이사를 하거나 통근해야 할 경우, 관련 질문이 나왔을 때 불가피한 사정을 잘 설명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질의응답
무시무시한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가장 예측하기 어렵고, 인상이 갈리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만약 면접 준비에 시간이 남는다면 예상 질문과 답변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서 준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답변하기 가장 어려웠던 질문들을 몇 개 말씀드리겠습니다. 각자의 상황이 모두 다르실 테니 정답은 없지만, 한 번쯤은 잘 생각해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Q1) 연구자로서 본인만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지?
: 지원자의 우수성과 학교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묻는 질문
Q2) 본인의 가장 큰 약점은 무엇이고 학교에서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 지원자의 자기 객관성과 학과 교수님들의 강점 또는 특징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
Q3) 박사 및 포닥 지도교수의 연구 방향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 지원자가 본인만의 연구 분야를 개척하여 연구비 수주가 가능한지 묻는 질문
마지막으로 도서 두 권을 추천해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쓴 책이면 좋겠지만… 저도 큰 도움을 받은 책입니다. 대학원이나 임용 관련해서 책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저자 중 최윤섭 작가님이 전산생물학 전공이고 <과학자가 되는 방법>은 남궁석 작가님이 구조생물학 전공이셔서 잘 와닿았습니다. 포닥 분들뿐만 아니라 대학원생 분들에게도 적극 추천합니다.
그동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운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김광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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