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연재를 만나보세요.
[힐끔 보는 MSDS] Paraformaldehyde와 formaldehyde
Bio통신원(찜찜이 (필명))
찜찜씨는 얼마 전 마우스 조직을 고정하는 데 사용하는 대용량 4% 파라포름알데히드를 만들었어요. 이 용액은 오래 두고 사용하지 않고 자주 만들어 줘야 된다고도 배웠어요. 오늘은 퍼퓨전과 함께 이 고정액으로 마우스의 조직을 고정하는 실험을 배웠는데, 두 시간 정도의 실험 시간 내내 환기를 시키고 마스크를 썼는데도 눈과 머리가 아팠어요. 아무래도 보안경도 써야 했던 걸까요? 실험 후 자리에 앉은 찜찜씨는 파라포름알데히드의 위험성을 찾아보고 갖가지 상상을 하며 또 걱정을 합니다. 이 실험은 앞으로 거의 매주 해야 하는 실험이라 찜찜함이 더욱 가득해진 찜찜씨. 우리 찜찜씨. 괜찮은 거겠죠?
출처: CAMACHEM 출처: Sigma-Aldrich 출처: 위키피디아
파라포름알데히드(Paraformaldehyde)는 백색의 결정성 고체로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의 중합체입니다. 이 파라포름알데히드는 생명과학 실험에서는 주로 세포나 조직의 현미경 이미지를 얻고자 할 때 고정액으로 사용하며, 일상에서는 접착제의 원료, 열경화성 수지의 원료, 소독제나 살균제, 훈증제, 방부제 등으로 널리 사용됩니다.
그런데 사실 고정액 역할을 하는 이 파라포름알데히드는 그 자체로는 단백질 고정 능력이 없습니다. 파라포름알데히드가 물에 녹아 열과 염기를 만나 분해돼 만들어진 포름알데히드가 단백질 고정 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러니 앞서 찜찜씨가 파라포름알데히드 가루를 물에 넣어 가열하고 NaOH를 넣어 만든 파라포름알데히드 용액은 사실은 포름알데히드 용액인 것이죠.
왜 포름알데히드를 놔두고 굳이 파라포름알데히드로 포름알데히드를 만드는지는 글의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고 이야기가 길어지니 못 본 척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Formation of formaldehyde polymers, and depolymerization of paraformaldehyde>
출처: https://publish.uwo.ca/~jkiernan/formglut.htm
아무튼, 그렇다면 찜찜씨는 이제 파라포름알데히드뿐만 아니라 포름알데히드의 위험성도 숙지하고 실험해야 하는 것이 맞을 텐데요.
포름알데히드는 원래 상온에서 기체 상태이기 때문에 찜찜씨가 마우스 조직을 고정하기 위해 이 고정액을 사용할 때 자연스레 포름알데히드 기체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찜찜씨의 현재 작업 환경은 조금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래 포름알데히드 농도에 따른 신체 반응 표를 같이 확인해 보겠습니다.
<포름알데히드 농도에 따른 환경 기준과 신체 반응>
출처:에너지단열경제 뉴스 이미지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사용할 때 눈과 머리가 아프다고 했으니 이미 찜찜씨는 장시간 방치 시 두통이 발생하는 0.25ppm 이상의 농도에 노출된 듯합니다. 일단 찜찜씨는 당장 보호 장구를 더 갖추고 환기에 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겠네요.
그렇다면 파라포름알데히드와 포름알데히드는 MSDS에 어떤 위험성이 나와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파라포름알데히드 MSDS
출처:Merkmillipore MSDS
파라포름알데히드는 피부와 눈에 자극적이고 눈에 심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호흡기 자극이 있고 유전적 결함을 일으킬 것으로 의심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에게서는 여전히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동물에서는 발암물질로 확인됐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MSDS에 따르면 개인 보호 장구는 밀착형 보안경과 최소 두께 0.11mm의 니트릴 고무장갑을 권장합니다. (MSDS에 따라 조금씩 기준이 다릅니다.)
포름알데히드 MSDS
출처: Thermofisher MSDS, https://www.alfa.com/en/msds/?language=KO&subformat=KOSD&sku=J60401
포름알데히드도 파라포름알데히드와 같이 유해성이 상당합니다. 피부 자극이 있고 눈에 심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흡입만으로도 유전적인 결함을 일으킬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파라포름알데히드와 마찬가지로 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포름알데히드 역시 밀착형 고글과 장갑, 실험복 등 개인 보호 장구를 잘 갖춰야 합니다. 호흡기 보호를 위한 마스크도 우리나라 환경 노출 기준을 넘는 농도에 노출될 경우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작업자의 포름알데히드 노출 기준은 TWA(Time Weighted Average) 0.3ppm으로 이 물질을 가지고 연속 8시간 정도 일할 때 작업자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고 최대로 노출될 수 있는 평균 농도가 0.3ppm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MSDS와 달리 고용노동부에서는 조금 높은 0.5ppm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해성이 큰 파라포름알데히드와 포름알데히드는 작업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하는 물질로, 실험에 큰 불편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가능하면 후드 아래에서 보호 장비를 잘 갖추어 작업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참고]
Kiernan, John A. "Formaldehyde, formalin, paraformaldehyde and glutaraldehyde: what they are and what they do." Microscopy today 1.5 (2000): 8-12.
https://icis.me.go.kr/chmClsCl/chmClsClView.do?hlhsn_sn=159
https://www.merckmillipore.com/Web-ID-Site/id_ID/-/SGD/ShowDocument-File?ProductSKU=MDA_CHEM-103999&DocumentType=MSD&DocumentId=103999_SDS_KR_KO.PDF&DocumentUID=5581445&Language=KO&Country=KR&Origin=PDP
https://www.alfa.com/en/msds/?language=KO&subformat=KOSD&sku=J60401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랩에서 접하는 물질들의 MSDS나 관련 안전 정보를 이야기하듯 써보려 합니다. 저는 실험을 오래 했을 뿐 안전이나 화학물질 전문가는 아니기에, 언제든 저보다 더 정확히 알고 계신 분들의 내용에 대한 정정을 환영합니다. 그 외 주제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으신 분들이 제 글을 통해 서로 그 내용을 공유하실 수 있는 공간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제 글을 통해 이제 막 실험을 시작하시는 분들이나 이미 너무 익숙하게 실험하고 계신 분들 모두, 잠시나마 해당 주제가 환기돼서 더욱 안전하고 즐겁게 이야기 술술 풀리는 실험하시기를 바랍니다.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