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박사의 해외 포닥 도전기] #2. 포닥 지원부터 인터뷰까지

두 번째 지원 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다음 날 첫 지원에서 답을 주지 않았던 곳에서 바로 메일이 왔다. 메일의 내용은 간단하다. 반갑다. 인터뷰하면 좋겠다. 정말 군더더기 없는 딱 그 정도 내용이었다. 인터뷰 준비를 하나도 하지 않고 있던 내게는 감사하지만 당황스러운 전개였다.
인터뷰는 총 세 단계에 거쳐 진행되었다. 첫 인터뷰는 General discussion을 하자고 했다. General discussion 이란 그동안 연구했던 내용에 대한 얘기는 아니고 그 사람의 언어능력 및 가치관, 성격 등을 파악하는 인터뷰였다. 메일을 받고 3일 후에 바로 진행될 것이고 생애 첫 포닥 인터뷰였기에 주말 내내 밤을 새며 PI가 낸 논문들의 abstract와 내용들을 정리해가며 연구동향과 방향성들을 공부했다. 그리고 예상 질문을 만들어 그것에 관련한 답변들을 다 썼다. “이런 것까지 물어보겠어?” 하는 질문들까지 정리해 놓았다. 한국 시간으로 밤 10시부터 1시간 정도 줌(ZOOM) 미팅을 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General disscussion에서는 내가 무슨 연구를 했었는지 정도를 물어봤고, 그 다음에는 본인 실험실에서 어떤 것을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줬다. 다행히 어느 정도 공부를 해두어서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고, 다른 것보다 우리 연구실에 돈이 많다(?)는 이야기가 귀에 잘 들어왔다. 그리고 나서 내가 그 연구실에 가게 된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은 연구에 대한 Idea를 질문하고 이야기했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내가 당신의 연구실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 같다. 인터뷰까지 3일의 시간 동안 공부했던 내용, PI와 연구실에 대해 알아본 내용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내용들을 PI가 직접적으로 질문하지는 않았지만 대화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부분을 PI가 긍정적으로 보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사용될지는 모르나 미팅 전 PI와 연구실에 대한 철저한 준비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끝난 지도 모르게 General discussion이 끝났다.
첫 미팅에서 내가 마음에 드셨는지 그다음으로 그동안 내가 했던 연구에 대하여 연구실 전체를 대상으로 세미나 발표를 했으면 좋겠다고 PI는 제안했다. General discussion과 다르게, 다행히 연말이 포함된 기간이라 꽤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 다들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연구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그동안 하던 대로 하면 되겠지 생각했다. 학위 내내 말했던 것이었으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대본을 준비하여 최대한 어색하지 않게 이야기했던 것 같고, 영어 질문이 생소하긴 했지만 잘 넘어갔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혹 이런 미팅을 준비하시게 된다면 대본을 작성하고 중간중간 볼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 흐름을 외우고 대본이 없더라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하고 예상 질문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준비는 많이 하는 것이 적게 하는 것보다 낫고 간접적으로라도 내게 도움이 된다.
발표가 끝나고 미팅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끝난 것이 아니었다. 미팅의 연속!! 대부분의 미국 랩에서는 연구실 내 모든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고 그들이 지원자에 대한 feedback을 PI에게 하는 인터뷰 과정이 있다. 우리 랩은 현재 8명의 포닥급 연구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당시 5명의 사람들과 30분 정도 간단하게 interview를 했다. 이때는 좀 더 casual 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같이 연구하면 좋겠다.’와 같은 이야기들을 많이 하게 된다. 물론 이 당시에는 다 모르는 분들이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몰라, 혹시나 하여 그분들의 논문들을 참고하여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정리했다. 다들 연구에 바빠서인지 약속 시간을 잡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만 모든 인터뷰를 잘 마치고 며칠 후 최종적으로 PI에게 같이 일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약 2주간에 걸친 마지막 과정이었다. 3차례의 인터뷰는 대략 한 달의 시간이 걸렸다. 너무 감사한 마음과 동시에, 이제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교수님의 이야기가 사실 귓가에 맴돈다. 결국 성장은 떠남을 통해서 일어나는 법이라고. 대학원에 오면서 늘 이 선택이 옳은가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데 결국 이 선택을 옳게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현재 새로운 연구실에 정착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 선택이 옳았는지에 대한 답변은 지금이 아니라 이 생활이 끝나갈 때쯤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 모든 것이 결혼 준비와 겹쳐 더욱 정신없이 흘러갔고 글만 봐서는 덤덤하게 준비하고 기다린 것 같지만 쫄깃쫄깃한 순간들이 있었고 한 달의 시간 내내 불안한 마음도 한편 가지고 있었다. 그 모든 쫄깃한 순간들을 지나 결정된 미국행 준비를 다음 편에 얘기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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