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Julan Caroli 와 Manton Olier의 공동 1 저자 순서는 왜 바뀌게 되었는가?
앞선 연재
“5. 저자 순서 결정의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가?” 에서 소개하였던 공동 1 저자 첫 번째와 두 번째 저자가 왜 바뀌게 되었는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제 경험에 근거한 개인적 해석입니다. 첫째, Julan Caroli가 실험실을 떠나기 전 지도교수(가명 Dr. Neutro)와 사이가 조금 안 좋았었습니다. 가끔은 불합리한 처우에 불만을 표현하였습니다. 둘째, Dr. Neutro 입장에서는 Manton Olier가 본인의 지시 사항들을 잘 따르고, 연구 과제 계획서 작성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도 군말 없이 잘해주었고, 앞으로 약 2년여간 함께 더 일해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의 보상과 앞으로 함께 일하는 관계에서 얻어야 할 것들을 계산해 보았을 겁니다. 셋째, 실험실의 다른 포닥이나 대학원생들에게도 본보기가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면, “Julan Caroli처럼 사이가 안 좋은 채로 실험실을 떠나면, 1 저자를 보장하지 않겠다. Manton Olier처럼 열심히 일하면 충분한 보상을 해 주겠다.” 와 같은.
실제로 실험실의 또 다른 포닥(가명, Lin Weng)은 논문 투고 후, revision 및 재투고를 끝마치지 못하고 실험실을 떠났고, Manton Olier는 추가 분석과 논문 수정을 통해 revision을 완성해 주었지만, Lin Weng은 공동 1 저자 첫 번째 자리를 논문 최종 승인 시까지 유지하였습니다. 그리고 Manton Olier는 공동 1 저자 세 번째에 추가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Lin Weng은 실험실 떠날 때 Dr. Neutro와 사이가 괜찮았고, 일하는 동안 Dr. Neutro의 연구 과제 계획서에 필요한 data분석도 잘해 주었고, 가끔은 불합리한 대우가 있어도 참았습니다.
Manton Olier는 박사과정 중에, 앞서 실험실 떠나간 포닥들(Julan Caroli and Lin Weng)의 논문 revision 및 최종 승인 완결해 주었기에, 공동 1 저자 첫 번째 논문, 공동 1 저자 세 번째 논문을 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도교수의 배려(?)가 있었기에 그럴 수 있었습니다. Dr. Neutro가 요구하면 다른 논문(wet-lab 연구)들 실험 결과 뒷받침 해줄 수 있는 dry-lab 분석 데이터도 만들어 주고(일반 공동저자로 이름 올림), Dr. Neutro의 과제 계획서에 들어갈 데이터도 군말 없이 만들어준 덕분에, 졸업하여 실험실 떠난 후에도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하였습니다.
Manton Olier는 졸업하고 다른 연구실에서 포닥으로 떠날 당시, 마무리 짓지 못한 논문이 2개가 있었습니다. 그 2개 논문에 대해 Dr. Neutro가 추가로 요구하는 데이터 만들고, revision 시 reviewers 가 요구하는 추가 데이터 만들고, 논문 수정 일을 하면서, 논문 최종 승인받을 때까지 2년여 동안 추가 분석 업무를 했습니다. (Dry work 논문이었기에 remote로 추가 분석 업무를 하였습니다.) 실험실에 남은 사람 중에, Manton Olier가 하던 일을 대신해 줄 대체 자원이 없었던 것도, Dr. Neutro가 Manton Olier에게 의존해야 했던 이유였습니다. Manton Olier가 포닥 일로 바빠서 그 2개 논문 완성하는 일을 못하겠다고 거절한다면, Dr. Neutro가 직접 본인이 다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Dr. Neutro 입장에서도 Manton Olier와 좋은 관계 유지해서 단독 1 저자 주고 논문 2개 완성하는 게 본인에게 이득이었을 겁니다.
혹시 이런 상황에 대해 의견이나 이견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 ❒ 논문이 저널에 확실히 ‘승인’ 되기 전에 실험실을 떠난다면
논문이 저널에 완전히 ‘승인’ 받기 전 실험실을 떠나게 되었다면 본인의 단독 1 저자가 그대로 유지될지, 중간에 어떻게 바뀌게 될지 멀리 서는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지도교수 또는 PI는 가까이 있는 사람을 챙겨주기 쉽지, 이미 떠난 사람은 소원해지기 마련입니다.
소리마당 글에는 논문 투고 후 실험실을 떠났을 때, 논문이 불승인(Reject)을 받고 다른 저널에 투고되면서 공동 1 저자에서 아예 공저자로 밀리는 상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논문 투고부터 최종 게재까지의 일반적인 과정과 걸리는 시간을 설명하였는데, 저널마다 조금 다르지만, 모든 것이 한 번에 통과되고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여도 저널의 최종 게재 승인(accept)를 받는데 까지 최소 4~6개월 이상 소요됩니다. Dry lab 논문을 투고한 첫 저널에서 minor revision 받는다면 6개월 만에 최종 승인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6개월 만에 최종 승인으로 끝나는 경우는 매우 희박합니다. 보통은 한두 번 게재 거절 (Reject) 받고 다음 낮은 저널로 가는 경우가 흔하며, 그렇게 되면 1년 금방 지나가게 됩니다.
- ❒ 논문 제출부터 최종 게재 승인까지의 일반적인 과정 (저널마다 조금씩 다름) [1, 2]

[그림 1] 논문 제출부터 최종 개제 승인까지의 일반적인 과정과 걸리는 시간
Step1. 저널에 원고 제출: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논문, 그림, 부록 등을 업로드한다.
Step2. Editor screening (Desk review): 약 2~3주, 논문의 범위 적합성, 형식, 신뢰성 등을 확인하고 바로 거절(desk rejection) 또는 동료평가(peer review)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Step3. Reviewer 섭외: 약 1~2주, Editor는 여러 reviewers에게 초청을 보내고, 일정 수(2 또는 3명)의 리뷰어가 수락하면 리뷰가 시작된다.
Step4. Peer review진행: 약 3~4주, Reviewer들은 논문의 타당성, 실험 설계, 해석 등을 평가하고 의견을 제출한다. (빠른 저널은 약 2주)
Step5. Editor decision 통보: 리뷰 의견을 종합해 저자에게 minor 또는 major 수정 요구, 또는 불승인(reject) 결정을 전달한다.
Step6. 저자 추가 실험 수행 및 논문 수정: Minor revision이면 약 한 달, major revision이면 약 3달의 기간 이 주어진다. (경우에 따라 6개월~1년) 리뷰어 의견을 반영해 분석을 보완하거나 추가 실험을 수행하고, 수정본과 답변서를 준비한다.
Step7. 수정 논문 재제출: 수정된 원고와 리뷰어 코멘트에 대한 상세 답변을 업로드한다.
Step8. Editor screening: 편집자가 직접 검토하고, 대부분 reviewer 에게 다시 보내 추가 평가를 받는다.
Step9. Peer review 2nd round: 약 2~3주 리뷰어가 수정 사항이 적절히 반영되었는지 확인한다.
Step10. Editor final decision: 약 1~2주 추가 수정 요청, 또는 거절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승인 시 논문은 출판 단계로 넘어가 교정, 편집, 온라인 게시가 진행된다. Reviewers에게서 추가 수정 요구가 오면 이를 저자들에게 전달한다(Step 5부터 다시 시작). Reviewers가 저자들의 추가 실험 및 논문 수정이 자신들의 요구를 불 충족 시켰다고 평가하면, editor는 불승인 (Reject) 결정을 내린다.
- ❒ 많은 실험실이 본인들의 논문 수준보다 좀 더 높은 저널에 투고합니다.
대부분의 실험실에서 논문을 어떤 저널에 첫 투고할 때, 본인들의 객관적 논문 수준에 맞는 impact factor(IF)의 저널을 잘 못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본인들의 논문 수준을 주관적으로 조금 높게 평가하기도 하고, 이왕이면 impact factor(IF) 높은 저널에 한 번은 도전해 보자 이런 마음도 있고, 불승인(rejection) 받더라도 reviewers comment라도 받아보면 좋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논문의 실제 수준보다 IF 높은 저널로 향합니다. 정말 많은 경우, 경험상 10에 7~8은 첫 투고한 저널에서 불승인을 받습니다. Step2에서 불승인(desk rejection)을 받으면 그래도 2주 정도 걸리지만, Step5에서 불승인을 받으면 약 한 두 달이 금방 지나게 되고, Step1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첫 투고한 저널이 IF 15점이었다면, 두 번째 투고는 IF를 조금 낮춰 13점 정도의 저널로 갑니다. 첫 번째 투고한 저널에서 Step2, desk rejection을 받았다면, 두 번째는 약간 낮은 저널에 투고했으니 Step4, peer review 단계까지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 저널의 Step5까지 오는데 보통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걸립니다. 첫 투고한 저널에서 한 달, 두 번째 투고한 저널에서 두 달, 이렇게 벌써 3달이 지나갔습니다.
다행히 두 번째 저널에서 minor revision 받으면 약 두 달에서 세 달의 시간이 주어지고 추가 실험, 분석을 한 후, 재투고 하게 됩니다. 그러나 major revision을 받으면 보통 여섯 달의 시간이 주어지고, 상당히 많은 양의 추가 실험 또는 분석을 해야 합니다. 이 때, 실험실에서는 PI와 1 저자가 고민을 합니다. 1) 저널 editor의 major revision 제안을 받고, 추가 실험/분석으로 보완 후 재투고를 하느냐? 2) 제안을 거절하고(동물 실험 같은 추가 실험 요청이 오면, 실험실 상황에 따라 수행 못할 수도 있음), IF가 조금 더 낮은 10점 정도의 논문으로 가느냐? 3) 제안을 거절하지만, 추가 실험/분석을 해서 논문은 더 강하게 만든 뒤, 다시 IF 15점 정도의 다른 저널에 투고하느냐? 어느 선택을 하던 이 논문은 아직 세상의 빛을 못 보았고, 1 저자는 이 논문을 마무리하기 위해 앞으로 몇 개월을 더 고생해야 합니다.
- ❒ 포닥이나 대학원생들은 논문이 저널에 확실히 ‘승인’ 되기 전에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포닥과 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이 실험실에 머무는 동안 논문 투고는 하였으나, 저널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기 전에 실험실을 떠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걸까요? Wet-lab 포닥의 경우, (만약 본인의 연구가 IF 10~15점 정도의 저널 투고가 목적이라면) 최소 2~3년 연구에 매진하고, 빠르면 3년 차에 논문 작성을 시작하여, 4년 차 즘에 첫 논문을 투고합니다. 투고 후 운 좋으면 minor/major revision 받고 약 6개월 추가 실험에 매달려 재투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안 풀려 한 두 번 불승인을 받고 IF 조금 낮춰서 다른 논문으로 투고하고 그러면 1~2년 금방 지나갑니다. 실험실에 funding이 충분해 포닥을 4~5년 계속 고용할 수 있다면, 조금 더 고생해서 논문 완결하고 최종 승인을 받고 떠나고 싶어 할 겁니다. 그러나, 미국의 많의 대학교들이 포닥 training의 기한을 5년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포닥은 비정규직입니다. 좋은 논문 내거나 NHI K99 or F32 funding 획득할 수 있는 능력 있고, Tenure-track 조교수로 갈 능력 있는 과학자들은 빨리 그렇게 하고, 그렇지 못한 과학자들을 빨리 다른 자리 알아보라는 의미)
또는, 실험실이 funding 사정으로 인해 또는 지도교수의 개인적인 방침, 예를 들면 포닥은 4년 이상 고용 않는다 등의 이유로 포닥들을 떠나보내기도 합니다. 논문이 최종 승인받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데, 많은 경우 그전에 실험실을 떠나게 됩니다. 떠나고 논문 revision이 오면, 지도교수는 실험실의 다른 대학원생 또는 새로 합류한 포닥에게 추가 실험과 논문 수정을 완성하도록 합니다.
Wet-lab 박사 과정 학생들도 5~6년 차에는 늦어도 졸업을 해야 합니다. 박사 과정 학생들은 포닥에 비해 경험이 미숙하니, 첫 1~2년은 실험 배우는데 시간을 쓰고, 대부분 4~5년 정도 연구해야(최소 IF 10 정도 논문을 목표로 했을 때) 결과 그림들 정리하고 논문 작성을 시작하게 됩니다. 논문 투고하고 결과 기다리고, revision 받아 수행하다 보면 어느새 6~7년 차가 되어 가고, 학위 defense 얘기가 나옵니다. 논문 최종 승인받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니 박사 학위 defense 마치고, 실험실에 연구원 또는 포닥으로 남아 일하는 분들 주변에서 많이 봤을 겁니다. 졸업 후 실험실에 남지 않고, 투고한 논문 최종 승인 전에 다른 곳으로 포닥으로 떠나면, 결국은 1 저자 위치는 장담 못하고 떠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지도교수와 사이가 정말 돈독하지 않은 이상, 실험실을 떠난 후, 1 저자 자리를 끝까지 보장받기 쉽지 않습니다.
- ❒ 대학원생 또는 포닥으로 들어가서 처음 맡은 프로젝트는 전임자가 끝맺지 못한 연구
여러분들이 대학원에 박사과정 또는 포닥으로 실험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 지도교수가 맡긴 연구 프로젝트는 10에 9는 분명히 이전 대학원생이나 포닥이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하고 남겨 놓은 연구입니다. 실험실 들어가자마자 정말로 처음부터 없던 가설 새로 세우고, 없는 cell line이나 KO/Transgenic mouse 구매하고 이러면서 아주 맨바닥 실험 설계부터 시작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맡은 경험이 있는 분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이렇게 맨바닥부터 시작하면 연구 끝맺음 하고 논문 투고하는데, 정말 몇 년이 걸릴지 가늠하기 힘듭니다) 오히려, 전임자가 끝맺지 못한 연구, 투고해서 revision 진행 중인 연구를 맡아서 하는 게 새로운 대학원생 또는 포닥에게는 행운입니다. 이미 실험 설계/재료 다 준비되어 있으니, 몇 달만 실험해서 revision 잘 마치고 재투고 하게 되면, 제2저자 또는 공동 1 저자 두 번째 자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 들어온 대학원생 또는 포닥에게는 행운입니다. 여기
소리마당 글에서는 논문 투고 후 실험실을 떠났을 때, Revision이 들어온 상황에서, 새로 들어온 학생이 추가 실험하여 revision완성했을 때, 공동 1 저자 두 번째 자리를 요구하는 상황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지도교수 입장에서는 떠나간 박사 학생 또는 포닥은 이미 떠난 사람이고, 새로 들어온 대학원생 또는 포닥은 앞으로 몇 년간 본인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지도교수 입장에서는 새로 들어온 연구자가 논문 revision 연구를 진행하고 최종 승인에 이바지한다면 공동1저자 자리, 또는 revision 실험이 힘들었다면 단독 1 저자 자리를 주는 게 맞습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논문이 투고되고 Revision 진행하는 상황에서 저자 순서 변경으로 분쟁이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Reference
[1] M.Z. Andersen, S. Fonnes, J. Rosenberg, Time from submission to publication varied widely for biomedical journals: a systematic review, Current Medical Research and Opinion 37(6) (2021) 985-993.
[2] J. Huisman, J. Smits, Duration and quality of the peer review process: the author’s perspective, Scientometrics 113(1) (2017) 633-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