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생물학이 어디서 왔는지를 처음으로 이해하게 된 건 고(故) 유상동 교수님*의 유전학 수업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교수님께서는 첫 시간에 강의실 칠판 앞에 서서 아무 말씀 없이 큰 원 두 개를 그리셨다. 왼쪽 원 위에는 Biochemistry (생화학), 오른쪽 원 위에는 Genetics (유전학). 두 원은 가운데가 겹쳐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그 겹치는 자리를 잠시 바라보시다가 말씀을 시작하셨다.
"여러분들이 전공 필수 과목이 많다는 점에 불만이 있다는 걸 압니다. 분자생물학의 시대에 왜 오래된 학문을 배워야 하는지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잠깐의 침묵이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두 원이 겹치는 자리를 다시 한번 손으로 가리키셨다.
"분자생물학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닙니다. 여러 물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니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입니다. 그 중요한 갈래 중 하나가 멘델리즘으로 대표되는 유전학이겠지요."
그날 교수님의 말씀은 분자생물학 전공자로 AI 바이오 시대를 맞이하며 박사과정 끝을 달려가는 지금도 자주 떠오른다. 멘델 이래의 유전학자들은 형질이 어떤 규칙으로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가를 추적했지만, 그들에게 '유전자'란 형질을 결정하고 대물림하는 추상적인 단위였지 손에 잡히는 물질이 아니었다. 반면 생화학자들은 생명을 이루는 물질 그리고 그들이 매개하는 화학반응을 다루면서 생명의 '재료'가 무엇인지는 알았지만, 그 재료의 설계도가 어디서 와서 어떻게 대물림되는지까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유전학은 전달되는 정보를 알았고 생화학은 그 정보를 담을 만한 물질들을 알았는데, 정작 둘을 잇는 질문, "유전자가 다루는 그 정보는, 생화학이 다루는 분자 중 무엇에 담겨 있는가?"라는 질문은 어느 한 학문도 홀로 답할 수 없었다.

유전물질이 대체 무엇인가: 물리학과 화학의 도구가 유전학으로
역사에 “분자생물학(Molecular biology)”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38년 록펠러재단(Rockefeller Foundation)의 자연과학부를 이끌던 워런 위버(Warren Weaver)라는 수학자의 글이라고 확인된다 1,2. 당시 그는 재단의 지원 방향을 물리학에서 생물학 쪽으로 돌려놓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가 내건 명분은 물리학과 화학이 무기물을 다루며 갈고닦은 정밀한 기법을 살아 있는 물질의 근본 문제에 그대로 적용해 보자는 것이었다 1. 물리학자가 무기물을 공략하려고 고안했던 미시 세계를 다루는 도구들을 생물학이 빌려 쓰기 시작하면서, 이제 생명 현상을 세포라는 단위가 아니라 유전자와 그보다 더 작은 구성 요소의 상호작용으로, 나아가서는 분자의 구조와 힘이라는 언어로까지 이해해 보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3. 그래서 위버는 이를 “분자생물학”이라고 따로 구분해서 서술했다 3.
당시 물리학과 화학에서 사용하던 도구들은 빠른 속도로 생물학의 판도를 바꾸고 있었다. 가장 먼저 유효타를 날린 건 “X선”의 활용이었는데, 미시세계의 보이지 않는 것들을 강력한 에너지로 파괴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방법으로 X선이 “돌연변이”를 생성한다는 것을 최초로 입증한 사람이 바로 허먼 뮐러(Hermann Muller)였다 4. 뮐러는 초파리 유전학자였는데, 파장이 짧은 복사선이라면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있으리라 추측했다. 무려 유전자가 어떤 물질인지도 모르던 시절에 말이다! 그는 X선을 쬔 초파리와 쬐지 않은 초파리를 수천 마리씩 나란히 길러, 자손의 생존율과 다음 세대의 생식 결과가 어떻게 어긋나는지를 세었다. 형체를 모르니 유전자나 돌연변이 자체를 잴 수는 없었다. 대신 그 물질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그걸 망가트린다면 하던 일이 얼마나 망가지는지를 잰 것이다. 그리고 세대를 넘어 전달되고 멘델의 법칙대로 움직이면 그것을 돌연변이로 기록했다. 그 결과 X선을 쬔 쪽은 쬐지 않은 쪽에 견주어 돌연변이율이 150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4. 1927년의 이 발표가 아마 유전학에서 분자생물학이 태동하던 첫 발걸음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뮐러의 방법론을 이어받은 것이 그 유명한 "비들과 테이텀의 붉은빵곰팡이" 실험이다. 1941년 유전학자 조지 비들(George Beadle)과 생화학자 에드워드 테이텀(Edward Tatum)은 붉은빵곰팡이(Neurospora crassa)에 X선을 쬐었다 5. 당시 생화학 연구는 이미 알려진 형질에서 그 화학적 바탕을 더듬어 들어가는 형태의 접근이 주를 이뤘는데, 이들은 이를 뒤집어 보고자 했다. 절차는 이랬다. 먼저 X선으로 곰팡이를 무작위로 망가뜨린 다음, 필요한 영양분이 두루 든 배지에서 먼저 키우고 아무것도 보태지 않은 최소 배지로 옮긴다. 거기서 자라지 못한다면 그 곰팡이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무언가를 스스로 만들지 못하게 된 것이고, 그렇다면 그 무언가를 하나씩 배지에 넣어 보는 것만으로 어느 반응이 끊겼는지 알아낼 수 있다. 이천 계통쯤을 훑어 이들은 서로 다른 세 가지 대사를 처리하지 못하는 계통을 분리해 내는 데 성공했다 5. 이를 통해 “유전자”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그 유전자는 하나의 화학반응을 맡고 있다는 “1유전자 1효소(one gene–one enzyme)”라는 초기 분자생물학 이론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유전자가 대체 무슨 물질로 이뤄져 있는지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 것은 어려웠다. 이 난제를 돌파한 것도 물리학에서 유입된 도구를 통해서였는데, 이번에는 방사성 동위원소였다. 이 도구의 뿌리는 1911년 영국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어니스트 러더퍼드(Ernest Rutherford)가 조지 드 헤베시(George de Hevesy)라는 젊은 화학자에게 라듐 찌꺼기 더미에서 라듐 D를 분리해 보라는 과제를 준 것이 그 시작이었다 7. 헤베시는 2년을 매달리고도 실패했는데, 라듐 D가 납의 동위원소였던 탓에 화학적으로는 납과 갈라놓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헤베시는 놀라운 생각을 해냈다. 화학적으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은 곧 화학적으로 똑같이 행동한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방사능을 표지 삼아 납이 어디로 가는지를 선택적으로 추적할 수 있을 것이란 가설이었다. 이 생각을 바탕으로 헤베시는 시행착오 끝에 살아 있는 것을 죽이지도 부수지도 않은 채 물질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냈다 6.
이후 이 방법은 1934년 졸리오퀴리(Joliot-Curie) 부부가 인공 방사능을 개발하면서 크게 확장되어, 자연에 있는 몇 안 되는 원소가 아니라 원하는 원소에 표지를 달아 추적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하였다 7. 이를 이용해 1952년 앨프리드 허시(Alfred Hershey)와 마사 체이스(Martha Chase)는 박테리아의 바이러스인 파지의 단백질 껍질과 DNA에 각각 다른 방사성 동위원소로 표지를 붙인 다음, 세균에 감염시켜 세균으로 침투하는 유전물질이 무엇인지를 추적했다 8. 그 결과 주류의 예상과는 달리 세균 안으로 들어가 다음 세대를 만드는 것은 단백질이 아니라 DNA라는 것을 입증하였다. 그리고 이듬해인 1953년, 우리가 1편에서 만났던 로잘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의 X선 회절 사진을 결정적 단서로 삼아 왓슨과 크릭이 DNA 이중나선 구조를 제시하면서 9, 유전학이 던진 질문과 생화학이 다루던 분자와 물리학의 도구가 마침내 한 점에서 만나게 되었다. 분자생물학은 이렇듯 물리학과 화학의 방법론이 유전학으로 도입되어 비로소 “DNA가 바로 유전물질“임을 선언할 수 있게 되면서 탄생하게 되었다.
어떻게 이 거대한 정보를 읽어낼 것인가?: 정보과학의 도구가 분자생물학으로
유전 물질이 DNA라는 것까지 알게 되자 그다음에 놓인 질문은 과연 DNA는 생명체를 어떻게 암호화하고 있는가였다.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는 이를 이해하기 위해 DNA와 단백질 사이의 다양한 생화학적인 원리가 실험을 바탕으로 수립되었고, 유전자 클로닝과 같은 분자생물학의 기초 기술들이 개발되었다. 그런데 유전자 하나를 찾아내는 일은 여전히 막막했다. 1980년대에 어떤 병의 원인 유전자를 찾는 길은 사실상 하나뿐이었는데, 그 유전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모르는 채로 염색체 위의 대략적인 위치만을 단서 삼아 근처를 잘라 클로닝 하고, 거기서 다시 옆으로 조금 나아가 또 잘라 보는 식이었다. 찢어진 지도 조각을 들고 어두운 복도를 손으로 벽을 짚어 가며 나아가는 것과 같아서, 염색체 위를 한 걸음씩 걷는다는 의미로 염색체 걷기(chromosome walking)라고 불렸다 10. 1989년 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Collins)와 랩치 추이(Lap-Chee Tsui)의 공동 연구팀이 낭포성 섬유증(cystic fibrosis)의 원인 유전자를 이렇게 찾아냈는데 10, 그 논문 초록의 한 문장이 그 시대 전체를 요약하고 있었다. "기능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는, 염색체 지도상의 위치가 유전자를 찾는 안내자다." 이렇게 훑어 나간 영역이 50만 염기쌍이 넘었고, 그 안에서 건져 올린 유전자 하나는 당시 추산으로 25만 염기쌍에 걸쳐 있었다 10. 유전자 하나를 손에 넣는 데 그만한 품이 들었던 것이다.
한편 1980년대에는 쓰리마일섬과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일련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방사선 피폭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었었고, 미국 에너지부를 중심으로 유전정보를 총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요구가 거세졌었다 12. 결국 1990년 미국 에너지부와 국립보건원은 유전자를 하나씩 찾아 들어가는 이 과정을 근본적으로 단축하려면 모두가 함께 쓸 기준이 필요하다고 보고, 인간의 참조 유전체(reference genome)를 다 같이 완성해 가는 휴먼지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를 출범시켰다 12. 15년에 30억 달러를 쓰는 계획이었으니, 생물학이 그때까지 해 본 적 없는 규모였다. 지금 돌아보면 당연한 수순처럼 보이지만 당시로서는 무모한 목표였을 것이다. 1977년 프레더릭 생어(Frederick Sanger)가 사슬 종결 방식을 내놓은 뒤로 DNA를 읽는 일 자체는 가능하게 되었지만 13, 그 '읽는다'는 말은 은유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여서, 젤 위에 사다리처럼 펼쳐진 조각들을 연구자가 눈으로 훑으며 A와 C와 G와 T를 손으로 받아 적는 작업이었다.
다행히 이 병목은 네 염기에 서로 다른 색의 형광 색소를 붙여 놓고 그 색을 사람의 눈 대신 레이저와 검출기가 읽도록 한 방식으로 일부 해결되었다 14. 하지만 한 번에 200-800개 염기정도를 읽어내는 한계를 극복하기는 어려웠고, 그에 비해 인간의 유전체는 30억 염기란 규모로 말도 안 되게 거대했다. 공공 컨소시엄이 택한 답은 전체 지도를 먼저 그려 두는 것이었다. 유전체를 큰 조각으로 잘라 세균 인공염색체에 넣은 다음, 그 조각들이 염색체 위 어디에 어떤 순서로 놓이는지를 실험으로 하나하나 확정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지도 위에서 조각을 다시 잘게 부수어 읽어 나가는 방식이다 11. 이 방법은 매 순간 자기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정확하고 섬세했지만, 어마어마하게 느렸다. 6개국 20개 연구진이 조각을 나눠 맡아 함께 읽었음에도, 1990년에 출범한 사업이 9년 동안 읽어 낸 것은 유전체의 15%뿐이었다 11.
이 무렵 정반대의 발상이 나오게 되었다. 지도를 아예 버리고 유전체를 통째로 무작위로 부순 다음, 그렇게 나온 수천만 개의 조각을 전부 읽고서, 각 조각이 원래 어디에 있었는지는 역으로 계산해 맞추게 하자는 것이었다. 이른바 전장유전체 샷건 염기서열분석법(whole-genome shotgun sequencing). 발상 자체는 1980년대 후반에 이미 나왔지만 15, 압도적인 정보량에 실현 가능성이 없는 방법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컴퓨터과학은 마침 그 계산을 감당할 채비를 갖추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1995년 크레이그 벤터(J. Craig Venter)의 연구진은 세균 하나의 유전체를 이 방식으로 통째로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16. 다만 그 유전체들은 백만 염기쌍 안팎이었으니, 훨씬 작은 규모기는 하였다. 이에 영향을 받아 1997년 유전학자 제임스 웨버(James Weber)와 컴퓨터과학자 진 마이어스(Eugene Myers)는 인간 유전체에도 이 방법을 시도하자고, 지도도 클론도 다 버리고 컴퓨터를 믿어 보자고 제안했다 15. 이들이 제시한 규모는 유전체를 열 배로 덮도록 최소 300억 개의 염기를 읽어 공용 데이터베이스에 쌓아 두고 그것을 이어 붙이는 일은 정보학 그룹들이 나누어 맡는다는 것이었다 15.
이 주장은 곧바로 논쟁을 촉발하여, 같은 학술지의 바로 다음 페이지에 워싱턴 대학의 필 그린(Phil Green)이 "전장유전체 샷건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글을 실기도 하였다 17. 그의 반론은 감정이 아니라 절차에 관한 것이었는데, 기존의 방식은 작업을 여러 연구실에 나눠 줄 수 있고, 반복 서열처럼 골치 아픈 구간을 따로 떼어 다룰 수 있으며, 데이터 품질에 대한 판정이 곧바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공공 컨소시엄은 결국 이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크레이그 벤터는 마이어스를 스카우트하여 1998년 5월 독립적으로 셀레라 지노믹스(Celera Genomics)라는 회사를 세우고 공공 컨소시엄의 1/10 규모인 3억 달러 미만으로 3년 안에 인간 유전체를 다 읽겠다고 선언했다. 인간 유전체 사업으로만 보면 8년이나 늦게 출발한 후발주자였지만, 마이어스가 설계한 전략은 실제로 판을 뒤집었다. 결국 벤터 연구진과 공공 컨소시엄은 경쟁과 갈등을 거듭한 끝에 2001년 2월 하루 간격으로 각자의 초안을 내놓았고 11,18, 2003년의 완료 선언은 애초 목표였던 2005년보다 2년 반이나 앞선 것이었다. 분자생물학이 유전정보를 문자 그대로 읽어 내는 시퀀싱 시대가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분자생물학이 만났던 질문들과 만나게 될 질문들
유상동 교수님께서 칠판에 그리신 두 개의 원으로 이제 다시 돌아와 보자. 유전학과 생화학의 경계에서 태어난 분자생물학은 자라나는 내내 비슷한 일을 반복해 온 것 같다. 난제 앞에서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일 때마다 한 분야의 언어만으로는 닿을 수 없는 자리에 도달했고, 그때마다 경계 너머의 동료에게 손을 내밀었다. 물리학과 화학의 도구를 빌려 유전물질의 실체와 구조를 보았고, 광학과 정보과학의 손을 빌려 유전체를 해독해 냈다. 하지만 30억 글자의 뜻은 25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다 해석해내지 못했다. 한때는 DNA에 쓰인 정보만 읽어 내면 온갖 질병을 정복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지난 25년 동안 분자생물학은 생명이 쌓아 둔 정보의 층위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깊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 그리고 그 깊이를 하나씩 확인할 때마다 또 다른 학문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3편부터는 그 손을 하나씩 따라가 보려 한다. 태생부터 경계에 선 이 학문의 현대사를 짚으며, 다음 경계가 어디일지도 함께 생각해 보고 싶다.
* 고(故) 유상동(Sang-Dong Yoo) 교수님께서는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에서 식물의 생장·발달과 스트레스 신호전달을 연구하셨다. 이 글을 여는 유전학 수업은 필자가 학부 때 수강한 것으로, 필자의 진로에 있어서 큰 빚을 지고 있는 점에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BRIC 인물정보 : https://www.ibric.org/bric/hanbitsa/researcher.do?mode=view&srAuthorId=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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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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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재에서는 현대 생명과학 연구가 더 이상 하나의 전공 안에서만 완결되기 어려워진 현실 속에서, 분자생물학을 바탕으로 정보과학, 물리학, 재료과학, 나노과학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되는 역사를 중심으로 융합 연구의 실제와 필요성을 다루고자 합니다. 융합 연구는 여러 분야를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질문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시작됩니다. 이 연재에서는 분야의 경계에서 탄생한 새로운 질문과 이를 풀어온 역사를 통해 융합 연구의 매력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