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스타트업 A to B] 1. 바이오 스타트업에 들어간 이유,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점 by 바이오 스타트업 6년 차 아재
바이오 스타트업 A to B 연재를 시작하며 박사 졸업 후 바로 바이오 스타트업에 연구개발부에 입사해서 한 직장에서 5년 4개월간 근무하고 있습니다. 면접부터 시작해서 초보 팀장 역할을 맡으며 좌충우돌하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있습니다. 스타트업답게 자기가 맨 처음 선택한 업무뿐만 아니라 여러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도 많이 겪고 있고요. 이러한 이야기로 생생한 연재를 하고자 합니다. |
박사 졸업 요건을 충족하고 졸업까지 6개월간의 시간이 있었다. 학계에 남는 것보다는 기업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으로 결심을 하고 사람인, 브릭, 잡코리아 등 여러 채용 사이트에 올라온 구인 정보를 확인했다. 박사가 취직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직무 적합도일 것이다. 기업에서 석사보다는 높은 연봉을 쓰면서 박사를 뽑는 이유는 박사가 전공한 내용을 쪽쪽 뽑아 쓰고자 해서 일 것이다. 기업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 프로젝트와 박사가 전공했던 연구와 100% 가깝게 일치할수록 뽑힐 확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난치성, 퇴행성 질환 치료를 위한 줄기세포를 제작하고 효능을 검증하는 연구를 박사 학위 동안 진행했었다. 사업으로 보면 세포 치료제가 가장 직무적합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세포 치료제도 분야가 넓다. 특히 구직을 할 당시 세포치료제 모집 쪽에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CAR-T 세포 치료제와 같은 면역세포치료제를 뽑는 기업이 대다수였다.
졸업하면 바로 취업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기에 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기업을 비롯하여 내 전공과 조금이라도 교집합을 형성하는 직무에 해당하는 기업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모두 지원했었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대기업에서 시작하는 게 연봉, 복지, 그리고 이직을 고려할 때 좋다고 말이다. 스타트업에서 시작하면 중견 기업, 그다음 대기업으로 이직하기 힘들다고 말이다.
출처: Gemini 나노바나나로 제작 그렇게 대기업만 바라보다 취업 기간이 1년 이상이 되는 사람도 제약/바이오 취업 준비생도 적지 않게 봤다. 나는 취업하기 힘든 시장에서 대기업만 바라보다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 차라리 그보다 낮은 기업이라도 들어가서 경력을 쌓는 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기업의 급을 생각하지 않고 지원했다.
그리고 설령 입사를 원하지 않은 기업이더라도 추후 들어가고 싶은 기업의 입사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자기소개서 작성 연습, 면접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고 최종 면접까지는 가보고자 했다.
여러 곳에 지원해 봤지만 결국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한 곳은 스타트업들뿐이었다. 한 곳은 면접을 봤지만 떨어졌고 다른 한 곳은 전화상으로 간소하게 면접을 봤고 입사 합격을 했으나 해당 회사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는 완전 초창기의 회사라서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세 번째 스타트업은 서류 합격 소식과 함께 면접 준비 요청 연락을 대표로부터 직접 받았다. 그리고 면접도 기존에 봤던 면접, 그리고 면접 스터디해서 연습했던 종류의 면접과는 다르게 꽤 신선한 면접 준비를 요청받았다. 연구 직무의 일반적인 면접은 내가 그동안 무슨 연구를 했는지에 대한 발표로 진행이 되는데 여기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참 궁금한 것처럼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고 소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첫 번째 면접에서 대표, 이사들과 화상으로 미팅을 진행했다. 수많은 질문이 오고 간 꽤 흥미로운 면접이었다. 그리고 실무진과 추후 대면 면접을 통해 내가 거기 사람들과 잘 어울릴지를 보기 위한 자리가 마련이 되었다. 그런데 직원 모두와 1 대 1 대화를 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나는 그때 참 많이 질문을 많이 했었다. 그만큼 그 회사, 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기에 그러했다.
그렇게 대면 면접까지 마치고 합격 통지를 받았다. 졸업하기 거의 4달 전에 진행되었던 터라 그쪽에서 내가 졸업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회사 대표는 기다려줄 테니 졸업 잘 마치고 보자는 배려를 보여 주었다. 면접부터 최종 합격까지 소통을 대표와 직접 하며 대표의 인간미와 배려심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기회주의자인 필자는 그래도 더 좋은 기업에 가고 싶은 마음에 졸업 전까지 대기업, 중견 기업에 지원해 봤지만 끝끝내 면접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렇게 필자는 최종 합격한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스타트업에 들어가야 하냐? 어떤 스타트업을 들어가야 하지 고민하는 후배 취업 준비생들에게 현재 스타트업 6년 차 선배로써 몇 가지 팁을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는 대표의 인간됨을 봐라. 대표가 직원을 사람답게 보는 인본주의자인지 확인해 보는 게 좋다. 대표가 직원을 아낄수록 직원에게 더 잘해 주려고 한다. 그것이 초기 연봉, 연봉 상승률, 복지로 나타난다. 대표와 직접 대화를 통해 느끼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대표가 없는 면접 자리에서 ‘여기 대표님은 어떤 분인지’를 한번 여쭤볼 수도 있겠다. 아니면 거꾸로 초기 연봉, 연봉 상승률, 복지를 통해서 역으로 대표가 직원을 생각해 주는 사람인지를 판단할 수 있겠다.
두 번째로는 재무 안정성이다. 쉽게 말해 회사에 돈이 있느냐이다. 해당 스타트업이 돈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어느 단계의 투자금을 받았는 지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Seed, 시리즈 A, 시리즈 B, 시리즈 C 순으로 투자금을 더 크다. 이렇게 순차적으로 투자금을 받았다는 말은 그만큼 회사가 실력도 있다는 방증이다.
출처: 더브이씨 더브이씨(thevc.kr)라는 웹사이트에서 회사가 어느 단계의 투자 유치를 받았는지 알 수 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듯이 회사에 돈이 있어야 회사 복지도 좋을뿐더러 눈치 보지 않고 필요한 실험 물품을 주문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회사가 액티브한 지를 봐야 한다. 회사가 연구개발이 활발하고 제품이 출시되고 잘 팔린다면 건건마다 홍보를 하기 마련이다. 내 회사를 잘 알리는 것도 후속 투자를 잘 받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구글, 네이버, 링크드인에서 회사를 검색해 봤을 때 회사 홍보물이 빈번하게 나오고 있는지를 살펴봐라. 회사가 5년 전에 창립할 때 한번 기사가 나오고 아직 기사가 없는 곳은 돈이 없거나 연구개발이 잘 안 되는 뭔가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5년 뒤에 갑자기 서프라이즈 하면서 빅 히트 상품을 내는 경우가 없진 않겠지만 확률적으로 희박하지 않을까?
이렇게 세 가지 방법으로 스타트업을 살펴본다면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스타트업에서 본인의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AI를 제외한 제약바이오로 들어오는 돈이 확연하게 줄어드는 시점이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더더욱 뽑는 인원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퇴사자가 2명이 있다면 2명을 충원하는 게 아니라 1명을 충원할까 말까이다. 이렇게 취업 문턱이 점점 더 좁아지는 시점에 대기업만 갈 거야 라는 일관된 신념으로 취업준비기간만 1~2년 보내지 말고 나에게 맞는 좋은 스타트업을 잘 선별해서 일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그러다 보면 분명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