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휴스턴에서 열린 ASMS 학회장, 포스터 전시장, 그리고 hospitality suites에서 먹은 음료 한잔
학회가 끝난 뒤에는 텍사스 A&M 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친구가 학회장으로 직접 차를 가지고 찾아와 주말 동안 학교와 Austin을 구경시켜 주었다. 휴스턴에서 텍사스 A&M으로 이동하는 길에 차 안에서 바라본 텍사스의 석양은 정말 아름다웠는데 알고 보니 텍사스가 석양 명소라고 하였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Austin을 둘러본 뒤 다시 보스턴으로 돌아왔고, 그렇게 교환연수도 어느덧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었다.

텍사스에서 찍은 사진들...
보스턴으로 돌아오고 나서는 정말 보스턴을 떠날 준비를 하게 되었다. 짐 정리 등을 마치고 나니 이제는 가장 중요한, 사람들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했다. 먼저 연구실 교수님과 포닥 선생님들과의 마지막은 발표와 함께하게 되었다. 1년의 연수 동안 진행했던 연구에 대한 발표와 학회에서 인상 깊게 들었던 내용들에 대한 발표, 이렇게 두 번의 발표를 해야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연구 발표였다. 다른 연구실과 함께하는 그룹 미팅에서 발표를 했는데, 발표가 끝난 뒤 질문을 받는 방식이 아니라 발표 중간중간 질문이 생길 때마다 바로 질문을 받는 구조였다. 질문이 들어올 때마다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그래도 발표를 무사히 마치고 나니 “그래도 1년을 잘 보냈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뿌듯했다.
보스턴에서 가장 친하게 지냈던 J형의 경우 필자의 귀국을 정말 아쉬워했는데, 금요일 퇴근 후 함께 술을 마실 친구(?)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J형과의 마지막 식사는 필자가 보스턴에 있는 동안 그토록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리틀 이태리의 한 식당에서 하게 되었다. 아마도 그 당시 그곳을 지나다닐 때마다 리틀 이태리 식당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 때문에 한 번쯤은 꼭 식사를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식사를 하며 지난 1년 동안 함께했던 추억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귀국 직전에 만나게 된 또 한 명의 사람은 필자의 학부 선배였던 H누나였다. 마침 H누나가 보스턴으로 포닥을 오게 되었고, 필자의 귀국 하루 전이 H누나의 미국 입국일과 겹치면서 급하게 보스턴에서의 만남이 성사되었다. 나름 보스턴에서 1년을 살았다고, 구글 지도를 켜지 않고도 H누나에게 이곳저곳을 구경시켜 줄 수 있었다. 그중 한 곳은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이었는데, 박물관 자체는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마치 정원과 같은 분위기가 굉장히 독특해서 필자가 좋아했던 공간이었다. 또 한 곳은 Harvard Medical School의 본관 건물이었는데, 매번 그 앞을 지날 때마다 “언제 여기서 사진을 찍어보려나”라고 생각만 하다가, 그날 드디어 H누나와 함께 서로 사진을 찍어줄 수 있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 H누나와 시간을 보낸 뒤 저녁에 헤어지고 뉴버리스트리트에서부터 올스턴에 있는 집까지 돌아오던 길이었다.
조금은 아쉽고 보스턴을 조금이라도 더 눈에 담고 싶은 마음에 먼 거리였지만 걸어서 돌아오게 되었는데, 찰스강 너머로 반짝이던 prudential center 건물을 바라보며 지난 1년 동안의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보스턴에서의 첫날이, 마지막 날에는 아쉬움으로 가득한 날이 될 줄은 누가 알았으려나 싶다. 20대, 그리고 대학원생 시절에 익숙한 comfort zone을 떠나 보스턴에서 보낸 1년은 연구자로서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정말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소중한 경험을 만들어주신 보스턴 연구실의 교수님과 포닥 선생님들, 그리고 J형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리틀 이태리에서 J형과 먹은 저녁, Harvard medical school 본관 건물, 그리고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뮤지엄

보스턴을 떠나기 전 날 걸어오며 아쉬운 마음에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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