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연구할 때의 장단점] 제4화: 워싱턴 D.C. 에 가다 - 1 (University of Maryland 연구실 및 AstraZeneca 연구소 방문기)
2026년이 시작되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J
보스턴에 가기 1-2달 전 즈음... 교수님께서 이왕 미국에 가는 거 지원해 보라고 추천해 주셨던 사업이 있었다. 간략히, 대학원생 및 포닥 등을 대상으로 미국에서 열리는 UKC (US-Korea Conference)라는 학회,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커리어 워크샵, 및 학회가 열리는 장소 근처에 있는 연구 시설을 탐방할 수 있는 경비를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출국 전 일정이 워낙 바빠 큰 기대 없이 지원서를 제출했는데, 보스턴으로 출발하기 몇 주 전에 면접을 보게 되었고, 출국을 사흘 정도 앞두고 최종 결과가 발표되었다. 다행히도 선발되었고, 나를 포함해 여러 학교에서 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 다섯 명이 함께 선정되었다. 해당 연도의 UKC는 보스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워싱턴 DC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프로그램 기간이 약 일주일로 비교적 길었고, 평일 일정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학회 참석 전에 교수님께 미리 말씀을 드렸다. 교수님께서는 흔쾌히 학회 참석을 허락해 주셨다.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공항에 오게 되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조금 묘하기도 했다. 워싱턴 DC는 비행기로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고, 이동은 생각보다 수월했다. 공항에 도착하자 이번 프로그램 동안 멘토 역할을 맡아 주실 포닥 박사님과 교수님, 총 두 분이 나를 포함한 다섯 명의 대학원생을 기다리고 계셨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나누며 인사를 한 뒤, 곧바로 숙소로 이동했다. 도착한 첫날은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이어서 워싱턴 DC의 몇몇 관광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림 1). 방문했던 장소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링컨 메모리얼이었는데… 생각보다 더 거대한 링컨 조각상의 크기에 놀라기도 하였고, 영화에서만 보던 곳에 실제로 서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였다 (또한, 그곳에 있던 몇몇 미국인들에게서 강한 애국심(?) 이 느껴졌다.).
그림 1. 워싱턴 DC의 풍경
학위 과정 동안 참석했던 이전의 학회들과는 달리, UKC는 미국 내 다양한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한국인 연구자들을 위한 학회였다. 그만큼 이번 프로그램의 참가자들 역시 전공이 서로 다른 대학원생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분야와는 상관없이 모두 같은 “대학원생”이라는 공통된 신분 덕분에 할 이야기가 많았고, 자연스럽게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또한 멘토 역할을 맡아 주신 포닥 박사님과도 나이 차이가 크지 않아, 첫날부터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림 2).
그림 2. 첫 날 워싱턴 DC에서 멘토님 및 타 참가자들과 같이 먹은 저녁
프로그램은 연구 시설 탐방을 시작으로, 이후 학회 참석과 커리어 워크숍으로 이어지는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프로그램 둘째 날의 첫 일정으로는 University of Maryland에 위치한 한 연구실을 방문하게 되었다. 해당 연구실은 천체물리학을 연구하는 물리학과 소속 연구실이었는데,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볼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의 연구실을 직접 방문해 연구 소개를 듣게 되었다. 분야가 분야인 만큼 NASA와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연구 스케일이 워낙 거시적이다 보니, ‘이런 연구를 도대체 어떻게 수행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투어를 진행해 주신 연구실의 지도 교수님께서 한국인이셨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미국에서 교수로서 이러한 커리어를 쌓아오셨다는 사실에 자연스럽게 존경심이 들었다. 연구실 투어를 마치고, 학교 홍보 대사(?)로 보이는 학부생들에게 캠퍼스 투어를 받게 되어 곳곳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 , 캠퍼스 투어 중 높은 언덕 즈음에서 보았던 캠퍼스의 풍경이 정말 너무 아름다웠는데 (그림 3), 다른 참가자들과 이런 곳에서 연구하면 연구가 더 잘 될까 아니면 놀고 싶은 마음에 더 안될까 이러한 다소 엉뚱한 주제로 한동안 대화를 하기도 하였다.
그림 3. University of Maryland의 마스코트인 거북이, 도서관, 및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
다음 날 방문한 연구 시설은 메릴랜드에 위치한 AstraZeneca 연구소였다. 해당 연구소를 갈 수 있게 된 계기 역시, 해당 AstraZeneca에서 근무하고 계신 한국인 박사님이 수고해 주신 덕분이었다. 방문했던 시기가 코로나가 유행했던 시기였던 만큼, 미국 제약사인 AstraZeneca의 인지도는 한국인인 우리에게도 상당히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해당 시기에 이 제약사의 연구시설을 탐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행운으로 여겨졌다. 연구소 입장 전 간략히 방문자 등록을 한 후, 입장할 수 있었는데, 바로 나온 그다음 공간에서 복도 벽면에 연구소에서 publish 한 것으로 보이는 논문들이 액자에 걸려있는 걸 볼 수 있었는데, 몇몇 논문은 상당히 높은 impact factor의 의학저널에 게재된 것을 볼 수 있었다. 이후, 견학의 순서는 해당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두 분의 박사님들으로부터 간략한 연구 세미나를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세미나 이후에는 외부 공개가 허락된 공간에 한하여 연구 시설을 탐방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실 내부의 특정 공간에서는 셀카를 찍는 것 정도가 허락되어 참가자들끼리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연구소의 큰 규모만큼 구비된 수많은 연구 기자재였는데, 특히 통로 양옆으로 수없이 이어져 있던 딥프리저와 수많은 고가의 분석 장비들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견학을 마치고 밖을 나와서 보니 뭔가 골프장에 있을 법한 느낌의 분수와 잔디 (그림 4)가 보였는데, 연구하다가 힘들면 한 바퀴 돌고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림 4. AstraZeneca 연구소의 풍경
견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학회 전 날 밤이 되었다. 학회 전 날 밤 행사로 sponsor dinner라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림 5). 각 원형 테이블 별로 인원이 배치되어있었는데, 우리에게도 한 테이블이 배정되어 저녁을 먹으며 행사를 함께할 수 있었다. 해당 행사에는 국내의 여러 대학교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고, 몇몇 제약회사에서 오신 분들도 볼 수 있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프로그램의 멘토였던 교수님께서는 미국에서는 네트워킹을 잘해야 한다며, 자유롭게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행사에 오신 분들 중 관심 있는 분야 또는 회사의 분들에게 다가가서 얘기하고 오라고 장려해 주셨다. 용기를 북돋아주신 덕분에, 필자는 국내 모 제약사에서 오신 임원분이 계신 테이블에 가서 자기소개를 한 후 조심스럽게 잠시 얘기할 수 있냐고 여쭤보았고 흔쾌히 자리를 옮겨 1:1로 대화할 수 있게 해 주셨다. 15분 정도 얘기를 할 수 있었는데, industry의 관점에서 이러한 연구 분야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진로에 대한 고민, 회사에서 진행되는 연구 등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서 많이 여쭤보고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림 5. UKC sponsor dinner
대화를 마치고 테이블로 돌아와서 문득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앞으로 있을 미국 생활에서, 특히 네트워킹을 위해 명함 정도는 만들어 가서 이렇게 만나게 될 분들에게 드리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해당 생각을 멘토분들에게 말하니 미국에서는 LinkedIn을 요즘에 많이 쓴다!라는 말을 전해 들어 이 날 만들게 되었고 이후 학회 일정 동안 만났던 분들과 connection을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본격적인 학회 및 워크샵 시작 전 계획되었던 프로그램은 마무리되었고 그다음 날 학회가 시작되었다.
5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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