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랑입니다! 벌써 연말이네요! 남은 2025년 잘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금요일에 연구실에서 퇴근을 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림 1)… 어떤 논문을 발표할까 참 많을 고민을 하였다. 연구실에서 하는 연구 분야와 비슷한 탑저널의 논문을 발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렇다면 생소한 microbiology 또는 immunology가 주된 연구의 주제인 논문을 읽고 발표해야 했다.), 과연 주어진 시간 내에 해당 논문을 충분히 이해하고 잘 발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잘 이해하고 잘 발표할 수 있는 분야의 논문을 선택하되, 연구실 박사님들과 교수님이 관심을 가질만한 질량 분석 (mass spectrometry) 위주의 analytical chemistry 분야의 논문 (연구실에서는 질량 분석기를 주된 분석 기기로 사용하고 있었다.)을 발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렇게 방향을 결정하니 마음이 좀 편해졌다. 집에 도착한 후, 저녁을 먹고 적당히 휴식을 취한 후, 발표할 논문을 찾은 다음, 잠자리에 들었다.
그림 1. 어떤 논문을 발표할지 고민하며 집으로 걸어오며 찍었던 보스턴 길거리의 풍경.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노트북을 챙기고 논문을 읽기 위해 카페로 향했다. 집에서 논문을 읽고 발표자료를 만들고 싶었지만, 서블렛으로 잠시 살고 있던 집이 아쉽게도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집이라, 보스턴의 무더운 7월 날씨를 버티면서 집에서 작업할 수가 없었다 (렌트가 $1,000가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나름 서블렛으로 살고 있던 집이 뉴버리 스트릿 근처의 보스턴의 중심가였기 때문에, 카페 가기가 수월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논문을 읽으며 대강 발표의 구성을 잡고, 발표 자료의 introduction 정도를 제작한 후 카페를 나왔다 (그림 2). 발표 자료의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다 보니, 이걸 발표했을 때, 어떤 feedback을 받을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이후 일요일에는 발표자료 제작을 마무리하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발표인 랩미팅 발표를 위해 발표 자료 (이전에 교수님과 인터뷰를 위해 만들었던 연구 내용 발표 자료)를 살펴보다, 인터뷰 이후에 진행했던 실험의 결과를 추가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겨 몇 개를 추가한 후, 영어 발표를 준비하고 주말을 마무리하였다.
그림 2. 카페에서 논문을 읽으면서 아련하게 바라보았던 보스턴의 풍경과 집에 가는 길에 본 보스턴의 풍경 (이 날 따라 날씨가 또 유난히 좋았다.)
돌아오는 주에는 랩미팅 발표를 먼저 진행했고, 며칠 뒤에 저널 클럽 발표가 있었다. 먼저 랩미팅 발표의 경우, 이전에 한 차례 발표했던 자료였기 때문에 발표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연구실에서는 새로운 연구 분야의 내용 이어서인지 모두가 흥미롭게 들어주었다. 특히 이전에 줌 미팅 인터뷰에 교수님과 함께 참석하셨던 박사님께서, 그 사이에 추가로 실험을 진행해 결과를 보여준 점에 대해 수고했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발표를 마치고 나서, 교환 대학원생으로 보낼 1년 동안 진행할 프로젝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연구 분야를 접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면, 제한된 기간 내에서도 보다 빠르게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널 클럽 발표는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점심을 주문한 뒤 식사를 하면서 발표를 진행했다 (저널 클럽마다 교수님께서 점심을 사 주셨다). 저널 클럽 발표 역시 걱정했던 것만큼 어렵지는 않았다. 논문에서 소개된 분석 테크닉을 실제 연구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자, 해당 부분도 흥미롭게 들어주시며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걱정했던 것에 비해 두 번의 발표를 모두 수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고, 덕분에 기분 좋게 한 주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두 번의 발표를 마무리하고 교환 대학원생으로서 첫 달은 주로,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주요한 project들에 대한 소개를 듣고 박사님들이 하는 실험을 도와드리고, 분석 기기 작동법 등을 배우며 보내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배웠던 실험의 경우 인상 깊었던 실험은 면역학 분야의 동물 실험이었는데, 간단히 mouse의 lamina propria에서 세포를 isolation 한 후, 분석하는 과정 실험이었다. Lamina propria라는 부위도 처음 들어보고, 분석을 위한 전처리 과정, 그리고 면역학 분야의 분석 기기 모두 새로웠는데… 특히 전처리 과정에서 세포를 걸러내는 과정이 매우 복잡했다 (그 과정에서 실수해서 마우스 한 마리에서 채취한 걸 통째로 날려먹기도 했는데…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 박사님께 여전히 감사드린다…). 그 외에도, 이전에 사용해보지 못한 MALDI-TOF 사용법을 배우기도 하였고, 한국 랩에서는 사용해보지 못한 다른 브랜드의 질량분석기 사용법도 배울 수 있었다. 더불어, 이 랩의 경우 연구의 목적이 특정 metabolite의 immunological function을 보고자 하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본적인 면역학 분야의 지식이 필요했다. 그래서 퇴근하고 면역학 강의를 듣기도 하고 관련 개념들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물론 보스턴을 살면서 언제 또 오겠냐는 생각으로 주말에는 틈틈이 보스턴의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그림 3).
그림 3. (왼쪽부터) Boston public garden, Boston public garden에서 만난 거대한 다람쥐, Beacon hill, 연구실이 있던 병원 근처의 어느 건물.
교환 대학원생으로서, 특히 대학원생으로만 구성된 연구실에서 학위 과정을 밟았던 박사과정생의 입장에서 보스턴의 연구실에서 첫 한 달을 보내며 느낀 점은 연구의 전반적인 진행 속도가 빠르고, 시행착오가 적으며,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박사님들로 구성된 연구실이어서, 분야 간 연결과 협업 또한 빠르게 이루어지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와 더불어 여러 전공 분야를 아우르며 디스커션을 이끌어 주시는 지도 교수님의 모습 역시 인상 깊었다. 어떻게 보면 감탄만 하다 한 달이 지나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변화가 느껴졌다. 시차에 점차 적응해 가고,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했던 미국 생활에도 서서히 익숙해지는 내 모습이 보였다. 특히 집 근처의 트레이더조와 한인 마트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식생활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 그렇게 일상에 적응해 가는 가운데, 다음 달에 예정된 큰 이벤트를 기다리며 또 하나의 설렘을 가지고 지내게 되었다.
4화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