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는 BRIC과 과학커뮤니케이터가 함께 만들어 가는 기획인터뷰입니다. 이번 주제는 with NAMs(동물대체 시험법)입니다.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진행하는 인터뷰를 통해 최근 화제가 된 동물대체 시험법에 대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만나 깊이 있게 파헤쳐 봅니다. 톡톡인터뷰 with NAMs 편은 총 네편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BRIC 운영진) |
BRIC x 과커 <톡톡인터뷰> #개굴
안녕하세요. 과학커뮤니케이터 개굴입니다. 브릭과 과학커뮤니케이터가 함께 만드는 <톡톡인터뷰> 시즌 2의 주제는 2025년 생명과학 분야를 뜨겁게 달궜던 동물대체 시험법이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편으로 오가노이드(Organoid))와 장기 칩(Organ-on-a-Chip) 분야 전문가, UNIST 미세조직공학 및 나노의학연구실의 박태은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Q. 교수님과 연구를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유니스트 바이오메디컬공학과에서 ‘미세조직공학 및 나노의학 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박태은입니다. 현재 저희 연구실에서는 오가노이드(Organoid)와 장기 칩(Organ-on-a-Chip)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미세조직공학’이라는 분야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텐데요. 쉽게 설명하자면 오가노이드나 장기 칩처럼 ‘미니 장기’를 만드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세포 주변의 미세 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해 세포가 ‘아, 내가 지금 사람 몸 안에 있구나’라고 느낄 정도로 체내와 흡사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고요. 그런 환경에 있는 세포는 조직 내에 있는 것과 거의 유사한 기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미세조직공학이고, 저희는 장기 칩과 오가노이드라는 두 가지 플랫폼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이름에 ‘나노의학’이 붙어 의아해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사실 저는 박사 과정 때 나노의학을 전공했습니다. 당시 나노 의약품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연구를 수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겪었던 한계가 저를 미세조직공학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당시에는 약물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주로 일반적인 세포 배양체나 마우스(쥐)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연구를 거듭할수록 이러한 모델들이 실제 인체 환경과 너무 다르다는 한계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해외 포닥을 나가면서 더 정확한 인체 모사 모델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장기칩 과 오가노이드 분야를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교수로 임용되면서, 예전에 꿈꿨던 나노의학 연구와 새로운 전공인 미세조직공학을 접목하게 되었습니다. 인체를 정밀하게 모사하는 모델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약물을 개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세조직공학 및 나노의학연구실이란 긴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Q. 오가노이드, 오간온어칩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사실 이 용어 자체가 생소한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간단한 설명 부탁합니다.
우리 몸은 아주 작은 줄기세포로부터 시작해서 만들어진 것이잖아요. 이것을 모방한 게 오가노이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오가노이드는 역분화 줄기세포나 성체 조직에 있는 줄기세포가 스스로 구조와 기능을 형성해 만들어지는 미니 장기를 말하는 것이고요. 역분화 줄기세포로부터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것은 발달 과정을 모사한 것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그리고 성체 줄기세포로부터 오가노이드가 형성된다는 것은 우리 체내에서 계속해서 조직 재생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그 과정을 모방해서 만들어진 미니 장기입니다.
생체 조직 칩, 장기 칩은 어떤 개념이냐 하면 훨씬 더 공학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요. 저는 레고 블록을 쌓아서 무언가를 만든다는 개념으로 많이 비유하는데요. 예를 들어 조직을 구성하는 데는 정말 다양한 세포들이 있고, 조직에 존재하는 특이적인 스캐폴드(Scaffold)도 있고, 강도나 혈류 같은 다양한 요소들도 있잖아요. 그런 요소들을 칩에서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하나하나 쌓아서 만든 인공 조직을 생체 조직 칩, 장기 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의 개념은 굉장히 다르면서도, 어떻게 보면 상호보완적인 면이 있어요. 오가노이드는 배양 환경에서 복잡한 미세환경이 정교하게 구현돼 있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오가노이드와 생체 조직 칩을 합쳐서 만든 개념이 오가노이드온어칩입니다. 개념은 다르지만 상호보완적으로 결합해서, 더 나은 인공 장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우리가 간이 아파서 약을 먹더라도 사실 약이 간에만 반응하는 게 아니라 대사를 거치면서 전신을 돌고,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잖아요. 이런 전신 순환과 장기 간 상호작용을 장기 칩에서 어떻게 구현하는지, 또 이런 이슈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네.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입니다. 대사라는 건, 예를 들어 약물을 복용했을 때 약물이 몸속 소화기관을 통과하면서 그 대사체가 혈중을 통해 전신으로 순환하면서 약효를 발휘하는 것이잖아요. 이런 복잡한 환경을 구현하려면 결국 여러 장기를 함께 다뤄야 합니다. 즉, 다양한 장기를 어떻게 연동시킬 것인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장기와 장기간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관찰하고 정량화할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하고 기술적으로도 꽤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에서는 혈류를 통해 여러 가지 요소나 대사체가 계속 돌아다니지만, 그럼에도 각 장기는 각각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기능하거든요. 이걸 인공적으로 모사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소장-간-지방 장기 칩을 연결한다고 하면, 장기별로 요구하는 환경이 서로 다릅니다. 지방 조직에 좋은 배양액이 간에는 오히려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학적인 요소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이 있어요. 첫 번째 방법은 생체 모사 칩을 구축할 때 두 개의 채널을 두는 방식입니다. 한쪽은 장기 채널 한쪽은 혈관 채널이에요. 이 둘을 연결하는 방식은, 우리 몸에서 혈관을 통해 장기들이 연결되는 것처럼 혈관 채널끼리만 서로 연동시키는 겁니다. 그러면 각 장기 채널에서 분비되는 여러 인자가 혈관 채널로 이동하고, 이 혈관 채널을 매개로 장기와 장기가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되죠. 이 방식이 많이 사용되는 첫 번째 방법이고요.
두 번째 방법은 각 장기가 필요로 하는 물질, 예를 들어 특정 Chemical Molecule을 조직 자체나 하이드로젤에서 지속적으로 방출되도록 설계·조절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지방 조직에 필요한 물질이 있다면, 그 물질이 해당 조직 환경 또는 하이드로젤에서 계속 나오도록 조절하는 겁니다. 그러면 배양액 자체는 비교적 단순하더라도, 지방 세포가 자라는 공간에서는 지방 세포에 필요한 것들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간세포가 있는 공간에서는 간세포에 필요한 분자들이 하이드로젤에서 방출되기 때문에, 배양액을 단순하게 구성하면서도 장기간 연동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대표적으로는 이렇게 두 가지 방법이 유용합니다.
Q. 다중 장기 연결이 중요한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다중 장기 연결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몸에서도 장기와 장기가 혈류를 통해 상호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어떤 약물의 반응성을 본다거나 독성을 본다고 했을 때, 단순히 한 장기에서 일어나는 변화만 봐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한 장기에서 영향을 받아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나 여러 물질이 다른 장기로 이동해 2차 손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매우 많거든요. 그래서 이런 장기-장기 간 상호작용을 보기 위해서는 다중 장기 칩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Q. 다중 장기 연결에 대해 혈관 이야기도 하시고 자동 급여 이야기도 하셨잖아요. 그래서 ‘그러면 혈관을 만들어서 붙이면 되는구나’라고 간단해 보이게 말씀하셨는데 사실 그 기술이 진짜 어려운 거잖아요. 그 기술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일단 혈관에 존재하는 세포가 다 같을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다 다르거든요. 지방 조직에 존재하는 혈관 세포가 다르고, 뇌에 존재하는 혈관 세포도 다릅니다. 그래서 일차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건, 각 장기마다 혈관 세포의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서 장기에 맞는 혈관 세포로 인공혈관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예요.
인공적으로 만들 때, 아까 레고 블록을 쌓듯이 조립식으로 만들면 지름이 일정한 혈관 구조를 비교적 잘 만들 수 있고, 이게 재연성을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 혈관은 큰 혈관만 있는 게 아니라 미세한 모세 혈관도 있고 크기가 굉장히 다양하잖아요. 그런 요소까지 재현하려면 훨씬 더 복잡한 공학적 요소들이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A 장기는 a만 먹고 B 장기는 b만 먹는데 ‘그럼 a·b를 섞어서 c를 한 번에 공급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하면 둘 다 퉤 뱉어버리는 게 가장 큰 문제였고요. 그래서 말씀하신 방법은, 아파트로 비유하면 ‘에너지를 다 한 채널로 공급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는 질문에 대해 전기는 전기 배선이 따로 있어야 하고 수도는 수도 배관이 따로 있어야 하듯이, 각 장기에 맞게 공급 체계를 분리해서 설계하겠다는 연구 방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NAMs가 기존 3R(Replacement, Reduce, Refinement) 원칙을 넘어서 이제 정확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1C(Certainty)로 발전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오가노이드, 장기 칩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을까요.
기존에는 아주 단순한 세포 배양으로 약물의 유효성이나 독성을 판단하기도 했고, 또 동물 실험도 있었잖아요. 여기서 맹점은 인체에서 나타나는 반응을 제대로 모사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세포 배양의 경우에는 복잡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고, 동물 실험은 종간 차이가 존재하죠. 그래서 오가노이드, 오간온어칩(장기 칩) 분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들은 기존의 세포 배양보다 훨씬 더 높은 복잡성을 반영하면서도 인간 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체의 반응을 더 잘 모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NAMs에는 인실리코 등 여러 방향이 있지만, 오가노이드와 장기 칩이 주목받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고요.
그리고 두 번째는 정밀의학입니다. 개인화된 약물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할 때도 중요한데요. 인체 세포를 사용하다 보니, 환자에게서 유래한 세포를 받거나, 혹은 환자의 iPCS(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서 각 장기를 구성하는 연구도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오가노이드와 장기 칩은 정밀의학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Q. 장기이식이나 면역 반응의 모사나 예측도 가능할 것 같아요.
네 맞아요. 다만 지금 분야에서는 면역 반응을 제대로 모사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면역 시스템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도 많고, 워낙 복잡해서 그걸 칩 안이나 오가노이드로 구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요. 나중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인공 장기를 이식할 때 거부 반응이 얼마나 일어날지와 같은 부분도 충분히 예측 가능해질 거라고 봅니다.
Q. 인체의 복잡한 미세환경을 재현하는 분야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생체 모사 시스템으로서 장기 칩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수님 팀이 가장 공을 들이는 엔지니어링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엔지니어링 요소가 아주 다양하게 많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건 세포예요. 세포가 시들시들하면 우리가 아무리 장기에 필요한 미세환경을 칩 안에 잘 구현해도, 결국 제대로 기능을 못 하겠죠. 그래서 저희는 세포의 퀄리티를 높이는 방향으로 엔지니어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줄기세포로부터 특정 세포를 만든다고 했을 때, 그 세포의 기능성을 어떻게 하면 가장 좋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고요. 또 세포는 계속 분열하면서 배치(batch) 간 변화(Variation)도 굉장히 커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이 배치 간 변화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엔지니어링 방법을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Q. 단순히 장기 칩을 만드는 데서 더 나아가 이제는 장기 칩을 통해 얻는 데이터의 품질을 높이려는 게 최근 이 연구 분야의 이슈인 것 같아요. 최근 발표하셨던 코팅 기술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소재가 중요한 게, 약물을 넣어도 소재가 다 먹어버리거나(흡수) 다 뱉어버리거나 하면 정확한 반응을 보기 어렵잖아요. 이 약물을 먹어버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끈미끈한 방어막을 입혔다는 연구를 발표하셨어요.
저희가 생체 조직 칩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소재가 PDMS라는 소재입니다. PDMS는 장점이 정말 많아요. 세포가 PDMS 환경 안에 있으면 행복해해요. 잘 자라고 세포가 부착도 잘 되고, 산소 투과도도 높고, 현미경 관찰도 굉장히 좋거든요. 그래서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약물을 투여했을 때, 특히 소수성 약물이나 작은 분자 약물의 경우 이 PDMS가 흡수해 버릴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러면 의도한 농도로 세포를 처리했다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세포가 노출되는 유효 농도가 달라져서 데이터의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었을 때도 대부분 PDMS 칩을 사용했고 여러 거대 제약회사와 같이 연구했었는데 거대 제약회사들이 항상 회의적으로 얘기한 게 ‘약물을 줘도 이거 PDMS가 다 먹어버리는 거 아니냐’ ‘그러면 제대로 된 농도를 처리한게 맞냐’ 같은 부분이었거든요. 그래서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PDMS를 아예 쓰지 않는 겁니다. 기존에 우리가 세포 배양할 때 쓰는 플라스틱 계열 소재로 장기 칩을 만들기도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제가 제시한 방법인데 ‘PDMS는 장점이 많으니 쓰되, 약물 흡수만 막아 보자’라는 접근이었습니다. 연세대 서정목 교수님과 함께 연구했는데 PDMS 채널 표면에 미끈미끈한 방어막 코팅을 입히는 방식입니다. 저희가 사용한 모델에서는 각 채널을 분리해 주는 다공성 막이 있고 세포는 PDMS 표면이 아니라 다공성 막 위에서 자라게 됩니다. 그리고 약물을 흘려보낼 때, 세포가 붙는 부위가 아니라 채널 표면에만 방어막 코팅이 되어 있으니까 약물이 채널에 달라붙지 않고 그대로 흘러가 세포 쪽으로 전달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더 정확한 약물 반응을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좋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어요. 앞으로는 약물 흡수는 막아주면서도 동시에 세포 친화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다른 코팅 소재를 개발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연구 이슈 분야의 이슈에 관해서 이야기해 볼 텐데요. 현재 오가노이드, 오간 칩 같은 분야에서 이슈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 생각에는 오가노이드나 오간온어칩으로 대표되는 동물 대체 플랫폼, 그리고 이를 이용한 시험법은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어느 정도 정착해 가는 흐름은 맞는 것 같아요. 다만 또 한 번 바뀌었잖아요. 이제는 어떻게 하면 Certainty, 즉 예측력이 있고 얼마큼 믿을 수 있느냐로 패러다임이 다시 이동했고, 산업계도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외 거대 제약회사들에서는 오가노이드나 오간 칩 같은 플랫폼을 개발하고, 시험법을 개발하는 연구를 전담 조직 단위로 자체적으로 진행을 하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은 결국 규제 기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시험법을 개발해야 하는 단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표준화인 것 같습니다. 제가 10년 20년 뒤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5년 안의 키워드를 꼽자면 첫 번째가 표준화고요. 이 분야에서 어려운 점은 뭐냐면, 인간의 생리, 즉 필수 Physiology를 모사하려면 시스템이 어느 정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데, 복잡해지면 재현성이 떨어지고 표준화가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재현성도 확보하면서도 임상 결과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을 동시에 만족해야 해서 항상 어려운 것 같아요.
Q. 규제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이것만큼은 해결됐으면 좋겠다.’ ‘현장에 이런 부분이 반영됐으면 좋겠다.’하는 정책이나 법제가 있나요?
지금 FDA가 빠르게 앞서 나가서 실험동물 대체법을 도입하는 것처럼, 식약처도 마찬가지로 그런 움직임을 많이 보이고 있거든요. 큰 노력을 하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희 연구자들이 표준화된, 그리고 실제로 규제에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식약처와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같은 연구자들이 식약처와 직접 소통하면서 연구 방향을 더 개선할 수 있는 공식적인 루트(소통 창구)가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그것 외에도 또 현장에서 느끼는 연구 분야의 어려움, 인프라라든지 아니면 뭐 기술, 규제 등이 있다면요?
저희가 오간온어칩이나 오가노이드 기술을 만들고 나면 이걸 임상 데이터와 접목시켜야 하거든요. 우리나라 병원에는 굉장히 좋은 임상 데이터들이 많지만 그걸 활용하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제대로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고요.
어떻게 보면 이런 실험동물대체 시험법의 꽃은, 이 플랫폼이 임상 결과를 얼마나 예측할 수 있느냐, 그리고 임상과 얼마나 매칭이 되느냐인데, 그런 데이터를 쉽게 얻기 어렵다는 게 큰 어려움인 것 같아요. 특히 정리된 데이터를 얻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편입니다.
두 번째는 제가 학생들을 교육하면서도 느끼는 부분인데 유럽이나 미국의 거대 제약회사들은 시험법과 관련해서 전담 부서가 다 있는 편이에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런 인프라가 아직 잘 갖춰져 있지 않아서, 산업적으로 이 분야가 국내에서도 더 발전하면 저희가 글로벌 산업에서도 선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맞아요. 결국 연구 현장, 규제 기관, 임상 현장, 산업계 이렇게 4개의 파이프라인이 지속적으로 끈끈하게 연결돼 있어야 힘을 합쳐 발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후배 연구자분들께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배 연구자분들 중에는 장기 칩이나 오가노이드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현재 발생학을 공부하는 분일 수도 있고, 기계공학, 생명공학일 수도 있고 너무나도 다양한 배경을 갖고 계실 거예요. 그런데 지금 자신이 배우고 있는 것을 이 분야에 접목해서 뛰어들면, 굉장히 개성 있는 플랫폼, 또 개성 있는 시험법, 그리고 정말 인정받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너무 겁먹지 마시고, 인체에 관심이 있고, 또 지금 꽃피는 분야에서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전공이 무엇이든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셨으면 좋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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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
박태은(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