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난 해외 포닥, 한국인은 나뿐이라고?] (6) 출국까지 D-3개월, VISA 신청
DS-2019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면 주위 포닥 경험자들이 DS-2019가 없으면 입국을 못하니 꼭 잘 챙기라고 신신당부했다. 실제로 배송 중 분실되거나 출국 전 서류 분실로 인해 출국이 지연된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메일로 파일이 오다니? DS-2019가 첨부된 메일 설명에는 2023년 4월부터 Rule이 바뀌어서 이메일로 DS-2019를 송부할 수 있다며, DS-2019를 보낸다고 적혀있었다. 나야 기다리는 시간도 줄고 좋았다.
요즘엔 DS-2019를 이메일로 받는다. DS-2019는 보안화된 이메일에 첨부되어 있었다. 여권만큼 중요하다고 하는 그 서류가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것인지 궁금해서 받자마자 곧바로 파일을 열어보았다. DS-2019에는 J-1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학/기관의 정보와 지원자의 정보, 그리고 인사 담당자의 서명이 있는 서류였다. 그리고 우측 상단에는 SEVIS 넘버라 불리는 것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것이 있어야만 비자 발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받은 DS-2019는 출력하여 VISA 인터뷰 시에 가지고 가야 한다. 그래서 나 또한 즉시 해당 서류를 출력했다. 원본을 오랫동안 가지고 다녀야 할 테니 잘(?) 출력하여 클리어 파일 속지에 보관하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리 여러 번 출력을 시도해도 이상하게 서류의 옆 부분은 잘리고 밑 부분은 여백으로 많이 남은 채로 프린트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미국은 국제표준 사무용지인 A4를 쓰지 않는다. Letter 사이즈를 사용하는데, 이걸 몰랐던 나는 Letter 규격으로 작성된 DS-2019를 A4용지에 프린트한 것이었고, 규격 차이로 인해 결국 나의 소중한 DS-2019는 꽤 허접한 모양새가 되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DS-2019를 받자 한시름 놓았다. 이제 비자만 받으면 출국에는 문제가 없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비자 인터뷰는 조금 천천히 하려고 했다. 그런데 또 준비 잘 되어가냐는 교수님 메일을 받고야 말았다.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비자 인터뷰를 준비했다.
비자 인터뷰란 무엇인가. 최근에는 ESTA를 통해 비자 면제로 미국 여행을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었지만, 비자 면제 프로그램은 의외로 비교적 최근인 2008년 11월 중에 시행된 제도이다. 2008년 이전 미국에 출장 목적으로 여행 목적으로 방문하고자 했던 모든 한국인은 광화문에 있는 미 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를 받아야 했다고 한다. 지방에 사는 분들은 일부러 KTX를 타고 와서 인터뷰를 받아야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미국에 처음 방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어쨌거나 인터뷰해야 했고 미국인과의 인터뷰라니... 너무너무 떨렸다.
인터뷰 신청 절차는 꽤나 복잡했다. 그리고 비쌌다. 그래서 주위 분들은 어떻게 인터뷰를 신청했는지 알아봤다.
가족이 있던 연구실 선배는 본인 것뿐만 아니라 J-2인 가족들의 인터뷰도 한날한시에 잡아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에이전시를 통해서 인터뷰 예약을 진행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곳이 비땡나라, 비땡세상 이런 곳들인데, 웃긴 이야기지만, 의외로 ‘세상’보다 ‘나라’가 더 좋았다는 후기를 들려주었다.
코로나 시즌에 출국했던 선배는 ‘세상’에서 몇 달째 인터뷰를 못 잡는 바람에 결국 DS-2019에 기재된 Starting data도 지나버렸고 출국은 물론이거니와 DS-2019까지 수정해서 다시 받아야 했다고 했다. 하지만 ‘나라’로 바꾸고 나서는 바로 인터뷰가 잡혔기 때문에 ‘나라’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갔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가족이 있던 다른 동료도 ‘나라’에서 인터뷰를 잡고 출국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도 ‘나라’에 들어가 봤다. 그런데 수수료가 너무 비쌌다. J-1 기준 비자 발급 비용은 185불이나 한다. 그런데 더해 수수료로 20만 원 가까이 내야 했다. 생각해 보니 딸린 J-2 없이 혼자 출국하는 나는 굳이 에이전시까지 낄 필요가 없어 보였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여러 정보를 수집한 뒤에 혼자 인터뷰를 잡아보기로 했다. 인터넷에 있는 글들은 2~3년 전 것들이 대부분이라 그사이 사소하게 달라진 부분이 있었지만 이전 글을 참고하더라도 충분히 혼자서 할만했다. 하지만 입력할 내용이 상당히 많았고, 중간중간 로그아웃되는 문제가 있어서 1명 이상의 것을 해야 한다면 돈 더 주고 에이전시를 끼고 하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접수하는데 1시간 이상이 걸렸다.
절차는 ①SEVIS fee 납부($220), ②J-1 VISA 발급비 납부($185), ③VISA interview 신청 순서로 진행된다.
SEVIS는 Student and Exchange Visitor Information System의 약자로 미국 정부의 외국인 학생/방문자 정보 관리 시스템 유지 비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그래서 F-1/J-1 VISA 소지자는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J-1 VISA 발급비 또한 적지 않았는데 2023년에 한 차례 인상된 금액이라고 했다.
두 비용을 합쳐 405불이 필요했다. 당시 환율이 1360원대 정도로 높은 편이었으니(물론 지금은 더 높지만..) 한국 돈에서 환전 후 납부해야 해서 더더욱 부담스러웠다.
참고로 신용카드를 통해 납부하게 된다면, 매입 환율이 토스뱅크 등에서 사용되는 실시간 환율보다 조금 더 높게 잡힌다. 여기에 더해 보통의 신용카드는 환전 수수료도 따로 매긴다. 따라서 트래블카드를 보유하고 계신 분들은 신용카드 대신 해당 카드를 이용하여 결제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하면 조금이나마 수수료 절약에 도움이 된다.
주위에서 SEVIS fee와 J-1 VISA 발급비에 돈이 많이 드니까 여윳돈을 좀 모아둬야 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꽤 들었다. 혼자였음에도 약 56만 원가량 되는 금액을 지출했다. 다행히 J-2의 경우 SEVIS fee는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다만 VISA 발급비는 여전히 납부해야 한다. 가족 단위로 떠나는 분들의 경우 에이전시 수수료까지 더하면 100만 원가량의 돈을 비자 발급 비용에 사용해야 하니 부담스러운 금액이 분명하다.
J-1 비자 발급까지 마치면, VISA 인터뷰를 신청할 수 있다. 코로나 시국에는 인터뷰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고 하나, 다행히 내가 신청할 즈음에는 꽤 널널했던 편이었던 것 같다. 이른 아침이긴 했지만 3~4일 뒤의 시간대에도 예약할 수 있는 Interview 시간대가 남아있었다.
나는 당시 서울에 살고 있기도 했고, 학교와 대사관이 가까웠기 때문에 줄을 서지 않기 위해 이른 아침 시간으로 인터뷰를 예약했다. 참고로 발급된 비자는 여권에 붙여지기 때문에 여권을 대사관에 제출하고 나중에 돌려받게 된다. 이때 직접 대사관에 방문하여 돌려받을 것인지, 등기로 받을 것인지 등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귀찮았던 나는 등기로 받는 옵션을 선택했다. 비용은 2만 원이었다. 우체국 등기도 얼마 안 하는데... 여권 돌려받는데 왜 2만 원이나 내야 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직접 가지 않아도 됐기에 만족했다.
준비물은 여권을 포함한 SEVIS fee 납부 서류, 인터뷰 예약확인서 등이었는데 보통 이러한 곳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프린트를 해가야 했다. 그리고 대사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짐 검사를 받아야 했다. 가끔 지방에서 올라오신 분들이 캐리어를 가지고 오는 경우가 있다고 했는데, 그럴 경우 짐을 맡아주지 않기 때문에 역 근처 짐 보관함에 다녀와야 한다고 했다.
당시 연구실에서 밤을 새웠던 터라 집에 들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씻지도 못하고 인터뷰를 보러 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예약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음에도 줄이 건물 바깥으로 길게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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