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난 해외 포닥, 한국인은 나뿐이라고?] (13) 출국 2달 전 미국 방문기-5탄
마지막 날엔 샌디에이고 공항에서 LA 공항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야 했다. 떠나기 전 바다사자로 유명한 관광지라는데 라호이야코브에 가보기로 했다. 별로 관심은 없었지만, 언제 또 와보겠나 싶어서 우버를 불러 20~30분이나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우버에서 내린 뒤 자갈치 시장도 울고 갈 멸치비린내에 놀라버렸다. 코로나도비치랑 거리가 멀지 않은데 여기선 왜 이런 냄새가 나는 건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래저래 바다사자 구경도 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떠나기 전 미국식 브런치를 먹기도 했다.
비린내의 주범? 값비싼 식사였지만 먹는 둥 마는 둥 거의 남겼다. 너무 달고, 근데 양은 많고… 한식이 그리웠다. 한국처럼 직원을 부르는 벨이 따로 없어서 직원을 부르기 힘들었다. 여기선 직접 서버를 부르는 것이 매너가 아니라는 것을 어디서 주워 들어서, 마냥 기다렸다. 그러다 겨우겨우 눈이 마주친 담당 서버에게 Bill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니 직원이 무선 계산기를 가지고 왔다. 즉석에서 카드를 터치하여 컨텍리스로 결제 후 팁도 그 기계로 결제했다(계산해 주던 직원이 고개를 살짝 돌린다면 그때가 tip 결제의 시간이다).
보통 음식점 가면 서버가 bill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그 위에 계산할 카드를 올려두면 서버가 그걸 가지고 가서 1차로 계산 후 영수증과 볼펜을 준다. 그 영수증은 2장으로 한 장은 매장용, 다른 한 장은 고객용인데, 매장용 영수증 밑에는 볼펜으로 직접 tip을 계산해서 쓸 수 있도록 되어있다. 보통 대부분의 고객은 계산기를 쓰거나, 암산으로 대충 끝자리를 맞춰서 tip을 주는 듯한데, 이를 도우려고 영수증 하단에는 팁이 15% 일 때 total 몇 달러인지, 18% 일 때는 얼마인지 guide가 기재되어 있다.
일부 음식점은 bill을 가져다 달라고 하면 bill과 무선 카드 리더기를 가지고 오는데, 그 카드 리더기에 금액을 입력 후 카드를 tap 하면 결제가 진행되고, tip을 선택하게 되어있다. 보통 가게마다 15%, 또는 18%부터 tip이 시작되는데 고급 식당의 경우 20%부터 시작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번 브런치 식당의 경우엔 기계에서 tip이 18%부터 선택할 수 있었다. 직접 원하는 tip을 적을 수도 있지만 guide로 제시된 tip이 18%인 경우 웬만해선 그것에 따라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생각해 보면 이때만 해도 팁이 15%부터 시작인 곳들도 꽤 있었던 것 같은데, 글을 쓰고 있는 2025년 기준으로 15%인 곳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계산 직후 직원이 혹시 음식을 포장해 갈 box가 필요한지 물었다. 음식이 많이 남았었지만 괜찮다고 했다. 미국은 tip을 줘서 그런지 서버가 대체로 굉장히 친절하다. 부르지 않아도 중간중간 테이블마다 everything good? 이라며 물어오거나, 비어있는 물 잔을 채워준다. 다행히 학회 기간 내내 특정 차별이나 불쾌한 경험은 없었다. (내가 못 알아차린 것일 수도 있지만 😊, anyway) 이래저래 한번 경험하고 나니 식사 문제 안 빼면 미국에서 살 만하겠네 싶어서 안심했다.
대망의 마지막 귀국길, 출장 기간에 Uber로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선물 살 돈이 간당간당했다. 그래서 귀국일에는 우버가 아닌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나름 도심이라 버스가 잘 되어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국 도심에서 공항까지 버스를 타고 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리저리 캐리어를 끌고 20분 정도 거리 구경하며 버스정류장까지 걸었다. 가는 길에 바지를 과하게 내려 입은 흑인도, 펜타닐 때문에 몸이 굳어서 이상한 모습으로 서 있는 마약중독자도 봤다. 디스 이즈 아메리카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별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공항에 3시간 전에 도착했다. 짐을 부치고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앉아서 boarding을 기다렸다. LA 공항의 면세점이 그렇게 잘 되어있다던데, 가서 구경할 생각에 신이 났다.
LA로 가는 비행기가 지연됐다. 😂
대체로 on time에 출발한다는 Delta였지만 그들은 지연에 따른 별다른 설명도 없이 마냥 우리를 기다리게 했다.
승무원에게 항의하는 미국사람들 여유가 있었기에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기다렸지만, 한 시간 이상 지연되자 아 이러다 한국 못 가겠는데…? 하며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나마 일정이 다 끝난 후였기에 일단 기다리기로 했다. 땅덩이가 넓은 미국에서는 국내선 비행이 활발해서 그런가, 방금 공항에 도착한 비행기에서 승객이 내리면 약간의 청소만 한 후 곧바로 타고 다른 도시로 떠나는 듯했다. 내가 탈 비행기 탑승구에서 승객들이 쏟아져 나온 지 1시간쯤 지났을까 탑승을 시작한다는 안내와 함께 겨우겨우 기체에 탑승할 수 있었다.
내 옆에는 6~7살짜리 아이와 함께 탄 젊은 부부가 있었는데, 아이가 심심하지 않도록 갖가지 장난감을 준비해 두었다. 아이가 있는 경우 유선 이어폰 대신 유선 헤드폰을 제공하는데, 나도 가지고 싶어서 부러워하며 쳐다봤지만, 내릴 때 보니 무료는 아니고 반납해야 하는 듯했다.
미국에 갈 때는 묘하게 긴장하여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는데,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나름 푹 잤다. 자다가 먹고 자다가 먹고 그렇게 12시간가량의 비행이 끝났다. 한국에는 새벽 5시쯤에 도착했는데 짐을 찾자마자 곧바로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그 새벽 시간에도 지하철을 타고 다닐 수 있다니…! 새삼 한국의 대중교통이 얼마나 편리한지 알 수 있었다.
나름 컨디션이 괜찮은 듯해서 곧바로 학교로 출근하려고 했지만, 긴장이 풀린 탓인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뻗어버렸다. 실컷 자고 난 뒤 늦은 밤에 일어나 연구실로 향했다. 마무리해야 할 일 천지였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은, 미국에 있는 지금도 그렇지만, 난 연구실이 편하고 좋다. (단, 딴 사람은 없어야 함)
휴! 어쨌든 나 이렇게 미국에서 살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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