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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화학연구원 대학원 진학과 취업] 첫 취업 도전 : 자신감은 성공의 어머니 (EP.03)
Bio통신원(네이쓴)
대학원 4학기가 시작하여 졸업을 앞둔 친구들이 하나둘씩 기업채용 소식을 전하기 시작하면서 취업준비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대학원에서 대부분 박사진학 혹은 유학 준비를 하는 선배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것 또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자기소개서라고는 대학원 입학원서에 썼던 것이 전부였는데 이걸 이력서에 처음 쓰려고 하니 정말 막막했다.
그래도 다행히 이력서 첨삭을 도와주는 강의를 찾아 등록했다.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토요일에 빠르게 퇴근해 강의를 들었는데, 이때 들은 강사님이 하신 말씀이 참 기억이 남는다.
이력서 내용 일부. 소제목에 내용을 요약하려고 노력했다.
수틀리면 빠꾸. 다음 학기에도 채용 있어~ 걱정 마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취업 준비생이었던 나는 준비를 하면서 자신감을 다시 되찾았다. 강의 3,4주 차에서는 인적성검사와 면접에 관련한 수업과 취업준비과정 그리고 다양한 회사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강의와 더불어 영어스피킹 점수도 확보해서 이력서에 쓸 이력들을 최대한 채워나갔다. 너무 급하게 준비한 탓에 이번 취업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지만 안 해보고 후회할 것은 생각도 말자. 무조건 직진하기로 했다. 크게 제약회사, 화장품회사, 화학회사 분야로 나눠 수십 개의 회사에 지원했는데, 1순위로 의약화학 연구원 직무였다. 안타깝게도 화장품회사는 세부전공이 달라서인지 모두 불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의약화학 직무와 화학회사에서는 대부분 서류합격 통보를 받았다.
면접을 보면서 여러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받은 질문이 여러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논문 2 저자로 등록되어 있는데 얼마나 기여하셨나요?
- 이 연구를 시작한 지 반년 정도 됐을 때 제가 합류했습니다. 전체적인 실험과정은 짜여진 상태였고, 수율과 순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최적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늘 하던 방식대로 연구를 사수와 같이 진행했지만, 핵심적인 단계에서 수율이 안 좋은 구간이 있었고, 이 때문에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그중, 두 가지 단계에 대해 제가 직접 기여한 부분이 있는데, 한 개는 제가 직접 발견한 논문을 저희 구조에 응용해 실제 수율을 70%까지 끌어올린 게 있었고, 나머지 한 개는 논문에 직접 실리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3단계 과정을 1가지 단계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문헌을 찾아, 교신저자와 직접 협업하였으나 실패했던 사례가 있습니다(이후 그림을 그리면서 연구과정과 실험 메커니즘을 설명드리니 기술담당 면접관께서 굉장히 흥미로운 눈빛으로 실험 관련해 여러 질문을 해주셨다).
두 번째, 왜 화학과에서 약학과로 진학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사실 화학과에 진학해 공부하려고 학부 지도교수님과 상담을 했는데, 저처럼 유기화학을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 가기에 선택지가 좁을 거라고 하시면서 약대 진학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조언해 주신 대로 여러 약대 교수님들과 상담해 보니 제가 추구하는 연구의 방향이 오히려 약대가 더 맞았고, 유기화학 공부를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약화학이라는 공부는 대학원 때 처음 해봤는데 유기화학을 열심히 공부해 놓은 게 큰 도움이 되어 오히려 유기화학과 의약화학의 조합이 더 큰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캐나다 워킹홀리데이에 대해 말해주세요.
- 많은 사람들이 신청하지만 저에게는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입니다.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상, 하반기에 각 2,000명을 선발했고, 선착순으로 접수에 들기 위해서는 신청서류가 우체국 등기시간으로 오전 9시 00분 00초 접수도장이 찍혀야 1차 선발대상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9시 00분 00초에 3000명이 신청하면 01초에 신청한 나머지는 신청서류를 제출하더라도 모두 탈락이 되는 시스템입니다. 정말 간절했기 때문에 새벽 5시에 돗자리를 들고 우체국 앞에서 줄을 섰고 다행히 최종합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생활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바로 일을 구하지 못해 의기소침해져 있었을 때, 셰어하우스 형님께서 ‘나도 영어 못해. 근데 난 음식주문은 기가 막히게 하는데 알려줄까? 그냥 프랜차이즈 버거집 혹은 샌드위치 집에서 앞사람이 주문하는 거 그대로 듣고 따라 해서 말해서 먹어. 그렇게 먹다 내가 먹고 싶은 게 생기면 알아서 영어로 술술 나오더라고.’라는 말을 듣고 저도 똑같이 따라 하기 시작했고, 말하는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다행히도 가장 큰 관광지 중심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수많은 동료들과 함께 즐거운 생활을 하고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서류에서 불합격한 회사는 많았지만 신기하게도 면접을 본 회사들은 모두 최종면접까지 도달할 수 있었고, 제약회사 중 한 군데에 입사하기로 결정했다. 남들은 몇 주 전부터 취업준비를 하는데, 나는 넋 놓고 있다가 원서마감 2주 전부터 부랴부랴 시작했지만, 정말 좋은 강의와 자신감 덕분에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입사예정인 회사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구를 중심으로 신약개발을 하고 있는 회사라 내가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입사했다. 학교에서 배웠던 이론을 실전에서 사용할 일이 있다니 너무 감격이었다. 거기에는 의약화학 연구원들이 수십 명이 있었고, 내 또래의 선후배들이 많아서 재직하는 몇 년 동안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너무 감사하게도 신약개발 초기단계부터 전임상 후보물질 도출까지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진행하던 과제를 마무리한 후 새로운 목표를 향해 첫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판교에서의 첫 회사생활. 봄이 참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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