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는 BRIC과 과학커뮤니케이터가 함께 만들어 가는 기획인터뷰입니다.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진행하는 인터뷰를 통해 최신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연구경험과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생생한 연구자의 삶과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톡톡인터뷰는 최근 소개된 한빛사 연구자들 중 제1저자분들을 만나보는 인터뷰로 월 1편씩 총 10편의 영상인터뷰를 소개하게 됩니다. (BRIC 운영진)
BRIC x 과커 <톡톡인터뷰> #과즐러
Q. BRIC과 과학커뮤니케이터가 만났습니다. 뇌과학자이자 과학커뮤니케이터인 과즐러가 톡톡인터뷰로 다시 돌아왔는데요. 오늘은 KASIT 신은주 박사님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입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KAIST 생명과학과에서 신경과학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의 박사후연구원 신은주라고 합니다. 포유류의 뇌에서 정보처리를 하는 시간의 길이가 여러 영역 간에, 그리고 혹은 종 간에 어떻게 달라지고 어떻게 비슷한지에 대한 것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Q. 뇌 신경과학 분야,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신경과학 분야 대학원을 오게 된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많은 생명체와 물질들이 상호 작용하고 있고 그걸 물리와 같은 학문을 통해 이해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그중 뇌도 수많은 신경 세포와 물질들이 상호 작용을 하는 재밌는 작은 세계라고 생각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이 분야를 선택했습니다.
(물리 쪽은 공부를 따로 하셨나요?)
사실 제 학부 전공이 물리입니다. 대학원 진학할 때 신경과학 분야로 오게 되면서 여기에 물리를 접목하고자 하는 큰 꿈을 품기도 했었습니다.
Q. 이번에 박사님이 낸 논문에 Figure가 여러 가지 있는데 딱 한 Figure만 선택해서 이 논문의 내용을 설명해 준다면?
출처 : Eun ju Shin et al., Hierarchical gradients of multiple timescales in the mammalian forebrain, Proc. Natl. Acad. Sci. USA, Dec 17 2024, Doi: 10.1073/pnas.2415695121
우선 여러 뇌 영역에서 정보처리 시간의 길이가 어떻게 되는지를 봤습니다. 어떤 정보냐, 이건 선택과 보상으로 실험했고요. 동물들이 왼쪽과 오른쪽이라는 선택을 하고 거기에 따라서 보상을 받거나 안 받게 되었는데 그럴 경우 선택과 정보의 보상 처리, 그 시간의 길이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했고요. 실험 결과 감각 정보를 담당하는 시각 피질 영역 같은 곳보다 고등 인지를 담당하는 전두엽 피질 영역에서 시간의 길이가 더 길어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원숭이와 쥐에서 모두 그런 패턴이 나타나는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그러니까 종 간의 차이가 없이 균일하게 나타난 것을 기반으로 하면 인간에게도 이렇게 나타날 수 있겠다고 이해할 수도 있겠네요.)
실제로 fMRI를 이용한 다른 연구에서도 이런 경향을 보인 바 있습니다.
Q. 동물 실험은 어떻게 진행했나요?
동물 중에서도 원숭이와 쥐는 구체적으로는 조금 다른데요. 공통적인 부분은 결국엔 동물에겐 두 가지의 선택지가 있고, 선택했을 때 그것이 만약 우리가 설정한 옳은 선택이었을 때 보상이 주어지는데요. 쥐의 경우에는 시각적인 자극을 양쪽 동시에 하나는 더 진하고 하나는 더 연하게 된 그림이 보입니다. 쥐가 더 진한 쪽을 선택하면 보상으로 물을 받았습니다. 그럼 이 쥐가 자기가 선택한 것과 물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보상에 대한 정보가 뇌에서 계속 처리되는 거죠.
저희 연구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 현상을 관찰한 것으로 생각하고요. 추후엔 이런 일이 왜 일어나고 어떻게 일어나는지 메커니즘, 원리를 이해하는 연구가 중요하고 재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분자 레벨에서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Q. 연구하면서 있었던 00 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는 이 연구를 하면서 신기했던 경험이 많았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다른 프로젝트로 했던 생쥐 실험이었는데 빛을 쏘면 신경세포 활성화가 변하는, 광유전학을 이용한 실험이었습니다. 그때 실제로 쥐의 행동이 변하는 걸 보고 진짜 신기하다고 생각했고 논문으로만 보고 상상만 하다가 제 손으로 직접 쥐의 행동을 변화시키니까 그 순간만큼은 절대적인 존재가 된 것 같기도 했어요. 당시에 제가 초점을 맞춘 것은 운동 피질 영역이었는데 운동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피질 영역 중의 하나를 빛으로 한쪽 반구에만 쏘았는데 예를 들어 왼쪽 뇌 운동 피질 영역에 빛을 쏘면 오른쪽으로 계속 선택하는 행동 변화가 나타나 신기해했던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Q. 빛을 쏘면 그 부위가 뜨거워지잖아요. 쥐의 뇌에 빛을 쏘았을 때 괜찮았나요?
빛에 의한 열로 뇌가 손상을 입을 수도 있고 그걸로 인해 행동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빛을 최소화하도록 실험 설계가 중요합니다. 보려고 하는 것과 영역, 특징, 조건에 따라서 가장 효율적으로 빛을 최소화해서 주는 게 중요하고 또 열 때문에 행동 변화가 일어난 게 아니라 정말 이 신경세포의 활성화를 조절해서 그런 것이라는 것을 보기 위해 통제 실험을 부가적으로 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Q. 밸러스게임 입니다.
1) 나는 다시 태어나도 똑같은 연구를 할 것이다 vs 다른 연구를 할 것이다
2) CNS 논문 한 편 vs 남자 친구?
3) 나는 국내에서 연구할 것이다 vs 해외에서 연구할 것이다?
(신은주 님의 선택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Q.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저만의 룰이 있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술 한잔을 하고, 1년에 한 번은 꼭 해외여행 갈 것. 하다 보니 의무적으로 하게 된 것도 있었는데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저도 모르게 수렁에 빠진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래서 더 규칙적으로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대학원생 때 해외여행 가기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아무래도 저희 교수님께서 자비로우셔서 휴가에 대해서는 크게 터치를 안 하셨고요. 저희가 할 일만 잘하면 터치를 안 하셔서 미리 일을 좀 해놓고 2박 3일 혹은 3박 4일 정도 바짝 쉬고 오고 했습니다.
Q. 연구자로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어떤 분께 과거, 현재, 미래 시점 중 어떤 시점에 편지를 보내고 싶으신가요?
저는 가족분들로 해서 짧게 현재 시점으로 보내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Q. 향후에 존스홉킨스대학 가신다고 했는데, 거기 가서 어떤 연구를 좀 더 하실 것인지?
처음 소개할 때 말씀드렸듯이 뇌라는 것이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 그 원리를 좀 알고 싶고 나아가서 질병까지 치료할 수 있게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게 큰 목표인데요. 결국엔 사람의 뇌가 대상이 될 것 같고요. 대학원생 때는 생쥐의 뇌를 이해하고 실험했었고 이제 포닥 때는 원숭이, 사람에게 좀 더 가까운 영장류 뇌를 연구하면서 이해도를 더 넓히고자 합니다.